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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가 자녀의 고교 졸업에 맞춰 성인이 되는 기념 선물로 주식 계좌를 만들어주곤 한다. 여기에 더해 선물하기 좋은 것이 바로 자녀 이름으로 된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다. 단돈 9만5000원으로 자녀 노후에 ‘연금 가입 기간 10년’을 더할 마법 같은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연금의 ‘임의가입’과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영리하게 결합한 결과다.
이제 국민연금은 생애 첫 전략 자산
원래 소득 없는 전업주부나 학생은 국민연금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임의가입 제도를 활용해 가입할 수 있다. 임의가입은 국내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60세 미만 국민으로, 사업장가입자나 지역가입자가 될 수 없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바로 이 임의가입 제도를 이용하면 만 18세 자녀도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임의가입자는 소득이 없기 때문에 납부 금액을 자신이 정할 수 있다. 2026년 현재 임의가입 최소 금액은 9만5000원이지만 연금개혁으로 2033년까지 매년 0.5%씩 증가해 2033년에는 13만 원이 된다. 국민연금 수령액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 요소는 ‘가입 기간’이다. 가입 기간이 최소 10년은 넘어야 국민연금(노령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또한 납부한 금액이 같더라도 가입 기간이 10년인 사람과 20년인 사람은 수령액 차이가 비약적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청년 대부분이 대학 진학이나 취업 준비로 20대 전체를 연금 사각지대에서 보낸다는 점이다. 시스템상으로 이 시기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 ‘백지’ 상태가 돼 나중에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소급해서 채울 수 없는 시간이 된다.
하지만 만 18세가 되자마자 딱 한 번이라도 보험료를 내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순간 자녀는 전산상 ‘적용 제외’에서 ‘납부 예외’ 상태인 정식 가입자로 격상된다. 일단 가입자 명부에 도장이 찍히면 이후 보험료를 내지 못하는 기간은 나중에 여유가 생겼을 때 소급해서 낼 수 있는 ‘저장된 시간’이 된다. 이것이 바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최초 가입일의 마법’이다.
핵심은 추납 제도에 있다. 추납이란 과거에 보험료를 낸 이력이 있는 사람이 실직이나 학업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기간에 대해 나중에 한꺼번에 보험료를 내고 가입 기간을 인정받는 제도다. 현재는 부모가 최저 보험료 9만5000원 납부를 도와주면 이 마법이 시작될 수 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자녀의 생일이 지나 만 18세가 됐다면 국민연금공단(1355)에 전화를 걸거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내 곁에 국민연금’을 통해 임의가입을 신청하면 된다. 딱 한 달 치 보험료만 내고 나서 바로 납부를 중단해도 상관없다. 이미 ‘가입 이력’이라는 강력한 면허증을 취득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납부 이력을 확보하면 자녀가 첫 직장에 취업하기 전까지 약 10년(119개월)은 언제든 돈을 내고 살 수 있는 권리가 된다. 훗날 자녀가 경제력을 갖췄을 때 “과거 학생 시절 기간을 되살리겠다”고 결정하면 그만큼 가입 기간이 늘어나 연금 수령액이 대폭 상승할 수 있다.
투자 세계에서 가장 귀한 재료는 시간
그동안 이 전략은 ‘아는 사람들만’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제 모든 청년층이 실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정부는 2027년 이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지만 실제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정책 혜택을 온전히 누리려면 부모가 먼저 제도 구조를 이해하고 자녀에게 그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과거에는 이러한 추납 제도가 기간 제한 없이 운영되면서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른바 ‘강남 재테크’로 불리며 수십 년 치를 한꺼번에 내는 사례가 속출하자 정부는 법을 개정해 추납 가능 기간을 최대 119개월(약 10년)로 제한했다. 흥미롭게도 이 119개월은 만 18세부터 군대와 대학을 거쳐 취업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거의 일치한다. 즉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도의 혜택을 자녀에게 안겨주기에 지금이 가장 완벽한 타이밍인 것이다.
이 과정은 훌륭한 경제 교육의 기회이기도 하다. 자녀에게 추납은 의무가 아닌 권리라는 점, 그리고 ‘시간’이라는 자산이 어떻게 노후 현금흐름으로 환산되는지를 설명해주자. 부모가 대신 내주는 9만5000원은 단순한 용돈이 아니라, 자녀 인생에서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긴 시간을 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투자 세계에서 가장 귀한 재료는 정보도, 자본도 아닌 ‘시간’이다. 아무리 자산가라고 해도 지나간 10년 세월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 이번 주말 자녀와 식탁에 마주 앉아 국민연금 가입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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