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10월 31일 공개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이니시움’. [현대자동차 제공]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으로 전기를 만들기 때문에 전기차를 타도 유해 물질을 많이 줄이기는 어렵다. 반면 수소차는 수소를 추출할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정도만 유해 물질로 나온다. 수소 충전소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한 문제만 해결된다면 수소차가 더 많이 쓰일 것이라고 본다.”(26세 관람객 신모 씨)
‘이니시움’, 5분 충전해 650㎞ 달린다
11월 6일 경기 고양 현대 모터스튜디오에 마련된 ‘수소 헤리티지’ 전시장. [박해윤 기자]
10월 31일 현대차는 내년에 출시될 수소전기차 시제품 격인 콘셉트카 ‘이니시움(INITIUM)’을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현대차가 27년 동안 연구해온 수소전기차 기술의 집약체다. 2018년 출시된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NEXO)’보다 주행 능력과 부가 기능이 향상됐다.
이니시움은 1회 충전하면 최대 650㎞까지 달릴 수 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600㎞였던 넥쏘보다 약 50㎞ 더 달린다. 이를 위해 수소 탱크 저장 밀도를 높여 더 많은 수소 저장량을 확보했다. 또 저항이 적은 타이어를 탑재했다. 보통 수소차를 완충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5분 이내다.
동력 성능도 향상됐다. 넥쏘에 탑재된 연료전지시스템에서 공기 및 수소 공급 장치의 성능을 높이고 열관리시스템을 효율화해 출력 기능을 키웠다. 덕분에 이니시움의 모터 최고출력은 넥쏘(113㎾)보다 37㎾ 높은 150㎾에 달하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8초 이내로 줄었다. 넥쏘의 제로백은 9.2초다.
이니시움에는 차의 전력을 외부 전자기기로 보낼 수 있는 V2L 사양도 적용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완충된 이니시움 1대가 생성하는 전기는 서울 일반 가정이 한 달간 사용하는 전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양”이라며 “특히 실외 단자는 220V 가정용 콘센트를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수소차 인프라 확충은 과제
수소차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QM3를 타고 있다는 신 씨는 “수소차가 많이 보급되면 새로운 문제가 발견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수소차가 전기차만큼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달 공개된 콘셉트카 이니시움을 보니 수소차 충전소만 충분히 설치된다면 수소차를 살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 박모 씨도 “수소차가 이미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보면 수소차의 안전성은 이미 확보된 것 같다”면서 “수소차 충전 시설이 아직 부족해 수소차를 사지 않고 있지만, 탄소중립 필요성에 공감하기에 국내에 충전 인프라만 잘 갖춰진다면 수소차를 구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소차 충전소 부족 문제 등으로 수소차는 아직 전기차만큼 보급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2022년 2만704대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 1만6413대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5621대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보다 34.1% 감소했다.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넥쏘 판매량은 2408대로 역시 저조하다.
저조한 수소차 판매 실적에도 현대차는 수소차 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10월 31일 이니시움 공개 행사에서 “수소는 미래 세대를 위한 깨끗한 에너지일 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고 공평한 에너지”라며 “현대차는 온 역량과 마음을 다해 올곧은 신념으로 누구나 쓸 수 있고 모든 것에, 어디에나 수소가 쓰이는 세상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경진 기자
zz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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