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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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저가 행진 네이버, 배달 시장 진출로 새 ‘먹을거리’ 확보?

“해외 진출 시도 성공하면 주가 모멘텀” 예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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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2-09-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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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사옥. [뉴스1]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 사옥. [뉴스1]

    “네이버가 자사의 기존 ‘스마트스토어’에 가입한 소상공인에게 일종의 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배달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e커머스 산업 전문가)

    “(배달 사업 진출과 관련해)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네이버 관계자)

    ‘국민주(株)’ 네이버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국내 개미투자자들은 네이버 주식을 ‘줍줍’하고 있다. 지난해 말 78만5881명이던 네이버 소액주주는 올해 상반기 97만3445명으로 23.8% 증가했다. 1~6월 외국인이 1470억 원 상당의 네이버 주식을 순매도하는 동안 개미투자자들은 405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를 두고 주가 하락에 대한 공세적 ‘물타기’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네이버 주가는 9월 21일 전날 대비 2.29% 내린 21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1만2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전거래일보다 1.99% 하락한 카카오(6만4000원 장 마감) 등과 함께 성장주 하락세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잇단 금리인상과 긴축 우려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 당장 실적 견조하지만…

    서울 시내 도로에서 배달기사가 오토바이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동아DB]

    서울 시내 도로에서 배달기사가 오토바이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동아DB]

    주가와 별개로 네이버 실적은 견조한 편이다. 2분기 매출 2조458억 원, 영업이익 33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0.2%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서치플랫폼에서 9055억 원을 기록했고 커머스(4395억 원), 핀테크(2957억 원), 콘텐츠(3002억 원), 클라우드 및 기타(1049억 원)가 뒤를 이었다. 네이버의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서치플랫폼에 이은 매출 규모 2위 커머스 부문은 ‘네이버쇼핑’ 거래액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9.7% 성장했다. 다만 쿠팡, 네이버, SSG닷컴의 ‘삼국지’ 형국인 e커머스 시장의 경쟁 심화와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사태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네이버가 새로운 중장기 먹을거리를 탐색하고 나선 것일까. 일각에선 네이버가 조만간 배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가칭 ‘N배달’로 소상공인과 배달대행업체의 주문을 매개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다만 네이버 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9월 21일 ‘주간동아’와 통화에서 “배달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가”라는 질문에 “배달 사업 진출 여부를 포함해 확정된 바가 아무것도 없다”고 답했다.

    일부 전문가는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카드라고 평가했다. e커머스 시장에 밝은 한 전문가는 “네이버의 배달 시장 진출은 기존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소상공인 점포의 배달을 돕는 일종의 ‘퀵서비스’ 형태일 개연성이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내다봤다.

    “네이버라는 브랜드의 파워는 매우 강력하다. 일단 배달 시장에 진출하면 기존 업체 못지않은 경쟁력을 단기간에 갖출 가능성이 크다. 플랫폼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땐 단일 시장이 아닌 ‘토털 솔루션’ 사업을 노린다. 네이버도 만약 배달 시장에 뛰어든다면 3~4년가량 사업을 운영해보고 네이버플레이스, 네이버페이 등 기존 서비스와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도 풀필먼트와 딜리버리 분야의 혁신 없이는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신규 사업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면서 “네이버가 물류 산업에서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배달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충분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만약 배달 시장에 진입한다면 기존 업체처럼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는 방식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으로서 외부 업체 자원을 매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해외 e커머스 시장 기회 만들 수도”

    현재 국내 배달 서비스 시장은 배달의민족(배민), 요기요, 쿠팡이츠의 3강 구도다. 2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57.7%인 배민을 필두로 요기요(24.7%), 쿠팡이츠(17.5%)가 뒤를 잇는다. 여기에 신한은행이 최근 금융업계 최초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땡겨요’를 앞세워 참전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크게 성장한 배달 서비스업계는 최근 엔데믹 국면에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2조3886억 원이던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매출은 7월 2조2642억 원으로 줄었다.

    네이버가 후발 주자로 뛰어든다면 배달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한 IT(정보기술)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네이버가 새로운 사업에 진출한 양상을 보면 기존 업체와 제휴 방식으로 초기 비용 부담을 줄이는 특성이 있다”며 “배달 서비스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개연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 지출 부담이 큰 직접적인 물류 인프라 구축은 피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시장이 침체기인 지금이 신규 사업에 나설 적기라는 분석도 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위기를 넘겨 최근 퀵커머스 시장이 침체됐지만 네이버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 배달 시장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오히려 시장 상황이 비교적 불황일 때 냉정하고 객관적 관점에서 사업 준비가 가능한 면이 있다. 그러다 경기가 턴(turn)하면 수익성을 제고할 여지도 있다. 네이버가 배달 사업에 진출하면 한동안 시장에서 버티며 일정 점유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가 기존에 강점을 보인 웹툰, 메타버스 사업 말고도 e커머스로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런 시도가 성공할 경우 주가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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