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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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관심사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아는 Z세대

[김상하의 이게 뭐Z?]

  •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입력2022-09-2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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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는 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Z세대는 무작정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기 관심사에 맞춰 생활한다. [GETTYIMAGES]

    Z세대는 무작정 유행을 따르기보다 자기 관심사에 맞춰 생활한다. [GETTYIMAGES]

    Z세대를 보면 정말 신기한 부분이 유행을 넘어 각자 관심사에 따라 좋아하는 것과 알고 있는 지식이 완벽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여기서 지식은 공부를 통해 얻는 내용이 아니라 정보를 말한다.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을 예로 들면 모르는 사람이 많고 이름은 알아도 멤버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실 이는 Z세대의 특징을 이해한다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즉 100만 유튜버라고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유튜버의 경우 생각보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의 유튜버가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 정말 많다. 회의하다 누군가 유명한 유튜버를 물어보면 진짜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데 구독자가 100만 명이 넘는 경우도 많다. 필자도 Z세대지만 유명 아이돌그룹 멤버가 몇 명인지 잘 몰라서 놀림을 받을 때가 꽤 있다. 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유행보다 본인이 좋아하는 관심사다.

    #Z세대 중요 키워드 ‘환경’

    바다에서 주워 온 쓰레기를 다양한 해양 생물 모양 과자로 교환해주는 비치클린 캠페인 ‘씨낵(SEANACK)’. [사진 제공 · 제일기획]

    바다에서 주워 온 쓰레기를 다양한 해양 생물 모양 과자로 교환해주는 비치클린 캠페인 ‘씨낵(SEANACK)’. [사진 제공 · 제일기획]

    환경은 정말 Z세대에게 중요한 키워드다. 이미 250만 인구가 환경을 위해 비건을 선택했다. 그들에게 텀블러와 장바구니는 필수 아이템이고, 패션의 하나가 됐다. 관심사가 유행보다 더 중요하다 보니 기업도 마케팅을 할 때 환경 키워드를 넣어 팝업 스토어를 열거나 플로깅을 하는 등 폭넓게 진행한다.

    지난해 대한제분 ‘곰표’는 플로깅 행사로 Z세대의 주목을 받았다. 산 입구에서 곰표 포대를 받아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정상까지 올라가면 굿즈를 주는 행사였다. 여름에도 눈에 띄는 행사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쓰레기가 돈이 되는 ‘씨낵(SEANACK)’이라는 행사였다. 씨낵은 제일기획이 기획하고 한국관광공사와 롯데백화점이 함께한 행사다. 간단하게 말해 바다에 있는 쓰레기를 주워 오면 쓰레기 무게를 잰 후 그 무게만큼 해양 생물 모양의 과자로 바꿔주는 캠페인이다. 세상 간단한 캠페인이지만 환경에 대한 인식과 Z세대가 좋아하는 게임적 요소를 더해 인기를 끌 수밖에 없었다.

    #토스에 취업하고 싶은 이유

    토스의 ‘키워봐요 적금’. [사진 제공 · 토스]

    토스의 ‘키워봐요 적금’. [사진 제공 · 토스]

    Z세대는 주식, 코인, 적금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돈을 모은다. 솔직히 두 가지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돈을 투자하고 모으는 것이 목적인 이들과 먹고 쓰는 것에 돈을 결코 아까워하지 않는 이들이다. 코인, 주식이 기사에서 많이 보이는 것만큼 반대로 오마카세, 내추럴 와인 등 비싼 소비도 Z세대 사이에서 끊임없이 주목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소비나 주식을 할 때도 은행 서비스를 쓰게 되는데, 이 때문에 은행들도 어떻게 하면 Z세대 고객을 끌어들일지 고민을 많이 한다. 은행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토스다. 일단 캐릭터를 가지고 마케팅을 한다. 토스는 자신들이 직접 제작한 캐릭터로 ‘키워봐요 적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적금에 가입하면 알이 지급되고 알이 이틀 후 부화하면서 적금과 함께 점점 커진다. 알은 랜덤으로 제공되며 유령, 거북이, 문어, 망아지 등 4가지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알을 바꾸고 싶다면 친구를 초대하면 된다.

    토스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지만 이번에 필자를 깜짝 놀라게 한 건 채용 챌린지였다. 채용 과정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 채용을 위한 페이지를 열었는데, 무조건 아무나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고 싶은 사람에게 우선 챌린지 참가 신청을 받고 추후 과제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참가 신청만 해도 2D 아이콘 100개를 선물로 주고 사업적 용도로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을 보고 Z세대가 왜 토스를 선호하는지 알 수 있었다.

    #좋아하면 무조건 회전문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샘컴퍼니]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한 장면. [사진 제공 · 샘컴퍼니]

    최근 영화 ‘탑건’을 보면서 “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보기 좋은 영화가 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주변을 보니 ‘탑건’을 1번 본 사람과 5번 본 사람으로 나뉘었다. Z세대는 좋아하는 것을 계속하는 특징이 있다. 요즘 다시 시작된 콘서트만 봐도 한국 공연을 한 번 보고 만족하는 게 아니라 미국, 태국 등 아이돌 투어에 맞춰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회전문을 돈다’는 표현은 한 번으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그 공연을 다시 본다는 뜻이다. 특히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익숙한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의 공연을 한 번 보고 또 다른 배우의 공연을 보고, 또 내가 좋아하는 배우를 보는 식으로 계속 다시 보는 것이다. 회전문을 돌다 보면 부모나 주변 어른들로부터 본 것 또 본다며 잔소리도 듣게 되지만, 좋아하는 것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고 또 세상에 같은 공연은 결코 없다는 게 Z세대의 생각이다. 어느 날은 배우가 어떤 애드리브를 할지, 또 다른 의상을 입고 나올지 모르니 1개라도 놓칠 수 없다. 이러한 특징이 강한 Z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특히 더 집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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