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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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서 與 구출할 총선 리더십은 누가? 인요한·한동훈·원희룡 거론

장제원 불출마에 김기현 대표 사퇴… 혁신위 종료 후 국민의힘 변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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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3-12-15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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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제원 의원은 자신의 거취 이야기가 다소 뜸해지자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자기 의사에 따라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고 본다. 대놓고 희생을 강요한 사람들도 있는데, 희생과 헌신은 자발적으로 이뤄질 때 국민이 공감한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발표에 대해 한 국민의힘 의원이 12월 13일 보인 반응이다. 당초 총선 불출마를 염두에 뒀던 장 의원이 혁신위원회와 갈등 이후 상황이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가 불출마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당이 잘되기 위해 당신이 죽어라’ 식으로 헌신이 이뤄지면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당 처한 상황, 당대표인 내 몫”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부터). [뉴스1]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부터). [뉴스1]

    2022년 8월 2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이 의원총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동아DB]

    2022년 8월 2일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이 의원총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동아DB]

    친윤석열(친윤)계 실세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발표를 기점으로 국민의힘에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발표 이튿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마저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가 2선으로 물러나면서 국민의힘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12월 13일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대표인 내 몫”이라며 “더는 내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3·8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장 의원과 김 대표는 김장연대를 구축하며 전당대회를 압승으로 이끌었다. 김 대표가 물러나면서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총선을 치를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후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자 ‘인요한 혁신위원회’(혁신위)를 출범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중진·친윤계 의원의 험지 출마·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주류 희생’을 주문했지만 당내 반발에 직면해 동력을 상실하면서다. 인 위원장은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며 난국을 돌파하려 했지만 당 지도부는 이 역시 거부했다.



    당 지도부와 불화로 12월 24일까지 활동할 예정이던 혁신위는 11일 최고위에 혁신안을 종합 보고한 뒤 활동을 조기 종료했다. 혁신안에는 중진·지도부·친윤계 의원의 험지 출마 및 불출마에 관한 내용이 담겼으나 최고위에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은 “혁신위의 헌신적 노력에도 당 지도부가 그에 걸맞은 호응을 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지적이 매우 뼈아프게 다가온다”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지도부 중 누가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 답을 내놨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흐름을 바꾼 것은 친윤계 실세로 꼽히는 장 의원의 총선 불출마 발표였다. 그는 혁신위 종료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 잠시 멈추려 한다”며 총선 불출마를 시사했고,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당초 장 의원이 11월 11일 지지자 모임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을 연장하면서 서울에 가지 않겠다”며 각을 세웠던 만큼 이 같은 행보에 놀란 시각이 적잖았다. 당내에서도 장 의원의 깜짝 발표에 놀랐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한 친윤계 의원은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장 의원이 불출마를 생각보다 빨리 발표했다”며 “본인이 결단을 내리고 빠르게 진행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대위 구성 바람직 결론”

    일부 초선의원을 중심으로 “김기현 대표를 지키자”는 목소리가 커졌던 만큼 당내 반발에도 현 체제가 유지되리라는 전망도 적잖았다. 하태경 의원이 12월 10일 “김 대표는 10월 10일 강서구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한다”며 김 대표를 비판했고, 서병수 의원 역시 이날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간다면 국민의힘이 필패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강민국·전봉민·최춘식·태영호 의원이 “X맨” “자살특공대” 등 날 선 표현을 써가며 이들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져 당내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과거 전당대회 당시 초선의원 48명이 이른바 연판장을 돌려 나경원 전 의원을 물러나게 만들었는데 비슷한 양상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김 대표 사퇴로 국민의힘은 비대위체제로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은 12월 14일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해 중진연석회의를 열고 향후 당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비대위 구성과 위원장 인선 기준 등에 관한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윤 권한대행은 이날 “현실적으로 조기 전당대회를 열 상황이 안 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비대위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계 관심은 비대위원장이 누가 될지에 집중되고 있다. 윤 권한대행은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공선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을 물색해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비대위체제를 준비하자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역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민주당은 비이재명(비명)계 5선인 이상민 의원이 12월 3일 탈당하는 등 당내 불만이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야권 역시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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