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단지. [동아DB]
4월 28일 서울시 측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현 단계에서 해당 아파트 단지 재건축 계획의 핵심은 용적률 상향과 고층 개발이다. 시범아파트는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을 통해 용적률을 400%(현재 172%)까지 올릴 계획이다. 재건축 계획이 실현되면 시범아파트는 지상 최고 60층(현재 13층) 높이 2400채 규모 대단지로 변모한다. 서울시는 용적률을 완화하는 대신 한강변 인근 공원 및 문화시설을 조성할 부지를 공공기여 형태로 확보할 계획이다. 재건축 최종안은 하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첫 판상형 고층아파트
1971년 1584채 규모로 완공된 시범아파트는 여의도에 처음 들어선 아파트였다. 시범아파트 건설은 1968년 윤중제(輪中堤) 건설로 본격화된 여의도 한강변 개발의 핵심 사업이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을 지낸 고(故) 손정목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가 저서 ‘서울 도시계획이야기’에서 회고한 바에 따르면 시범아파트는 건축 당시 중앙 공급식 냉난방 및 가스시설, 고속 엘리베이터 등을 갖춘 최신식 단지였다. 서울대, 홍익대 교수 등 당대 도시건축공학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설계에 참여해 준공 전부터 ‘맨션아파트’ ‘고급아파트’ 등으로 불렸다. 당시 1970년 마포구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 참사 후 얼마 안 된 시점이라 구조안전성 강화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시범’이라는 이름은 향후 서울에 지어질 아파트 단지의 시범이 되겠다는 포부를 담은 것이다. 국내 최초 판상형 고층 아파트로서 여의도 간판 단지로 자리매김했다.그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여러 차례 부침을 겪었다. 2017년 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고 신탁 방식 재건축이 추진됐으나 이듬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보류 결정으로 사업이 멈췄다.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2018년 ‘뉴 여의도 프로젝트’ 구상을 발표해 아파트 단지별 재건축이 아닌 인근 지역 ‘통 개발’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취임한 오세훈 시장이 민간 도시재정비사업에 대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신통기획을 추진하면서 여의도 재건축에도 다시 탄력이 붙었다.
시범아파트 등 여의도 재건축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어떨까.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의도 시범아파트 매입·투자에 대한 문의 전화가 부쩍 늘었다”면서 “다만 해당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고 사실상 ‘현찰 박치기’로 구입해야 해 실제 거래는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동은 강남구 압구정동,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등과 함께 지난해 4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일정 면적 이상 규모의 주택, 토지, 상가를 거래하려면 관할 구청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한편 서울 등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내 15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0%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36평형 가격은 최근(지난해 6월 29일) 실거래가 기준 24억7000만 원이다. 대출길이 사실상 막힌 가운데 25억 원 가까운 현금이 있어야 매수가 가능한 것이다.
“한강변 스카이라인 조성의 중요 축”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약도. [사진 제공 · 서울시]
“서울시가 3월 발표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살펴보면 과거 오세훈 시장이 추진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처럼 여의도, 압구정, 성수, 이촌 등 한강변 주요 지역 개발이 핵심으로 보인다. 시범아파트는 63스퀘어(옛 63빌딩) 인근에 있고 여의도에서도 한강에 특히 인접해 있다. 재건축된다면 앞으로 한강변 스카이라인 조성 등 서울 도시 공간 재구성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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