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에 합류한 청년 중도정당 대표들, 가운데는 브랜드뉴파티의 조성은 대표, 왼쪽은 젊은 보수 천하람 대표, 오른쪽은 같이오름 김재섭 대표. [동아DB]
우선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부터 턱없이 청년 비중이 작았다. 전체 총선 예비후보자 중 청년 비율이 5%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 각 정당의 완화된 청년 기준인 40대를 포함해도 그 비율은 15%에 미치지 못한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 정당이 앞세웠던 청년 우대는 얼마나 지켜졌을가. 총선 관련 통계를 통해 청년 정치의 열악한 현실을 확인해 봤다.
2030 총선 예비후보 비율 4.4%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예비후보자 현황에 따르면 3월 9일 기준. 전체 예비후보자 2488명 중 20대는 21명, 30대 89명이다. 전체 예비후보자 중 20~30대 비율은 4.4%. 지난 20대 국회 첫 해에 당선자 중 20~30대 비율이 1%. 300명 중 3명이었다. 통계만 보면 과거에 비해 조금은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미래통합당, 정의당 세 곳만 살펴보면 비율은 달라진다. 미래통합당의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지역구 예비후보자를 내지 않아 예비후보 집계에서 제외했다. 3당의 예비후보는 총 1195명. 이 중 40세 미만의 후보자는 총 36명으로 전체 3%에 불과했다.3당 중 가장 예비후보가 많은 곳은 미래통합당. 총 656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뒤를 잇는 것이 여당인 민주당. 46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다음은 정의당으로 72명의 후보가 국회의원 선거 예선전에 나섰다. 민주당의 20~30대 예비후보는 총 11명으로 전체 예비후보 중 2030대의 비율은 2%. 미래통합당의 해당 연령대 예비후보는 17명, 후보자 중 비율은 2.5%. 정의당은 9명으로 젊은 후보자의 수는 가장 적었지만 비율은 36%로 가장 높았다.
몇 안 되는 청년예비 후보지만, 정당마다 특별히 많이 모여 있는 지역이 있었다. 민주당은 경기 지역에서 청년 후보자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지역에 나선 민주당 예비후보가 총 124명이니, 3% 가량이 청년이다. 미래통합당은 경기 지역에 도전하겠다는 후보가 147명. 그 중 청년 후보는 3명에 불과했다. 한편 정의당은 16명의 예비 후보 중 3명이 2030세대였다.
미래통합당과 정의당이 가장 많은 수의 청년 예비 후보를 배출한 지역은 서울이었다. 미래통합당의 서울 지역 예비후보는 총 130명, 이 중 8명(6%)이 20~30대였다. 정의당은 13명 중 청년 후보가 5명(38%) 이었다. 민주당에서는 서울에서만 3명의 청년 후보가 나왔다. 서울 지역 예비후보자가 총 87명이니 비율은 3.4%다.
각 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영호남 지역에서는 오히려 청년 후보가 적은 편이었다. 민주당은 광주, 전라 지역에 67명의 예비후보가 있었지만, 이 중 30대 후보는 광주에서 나온 한 명(1.4%) 뿐이었다. 미래통합당도 부산, 울산, 대구, 경상 지역에서 총 251명의 예비 후보를 냈지만 30대 후보는 총 5명(1.9%)이었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총 77명의 예비후보 중 20~30대가 아예 없었다. 대구도 54명 중 1명의 후보만 30대였다.
올해 1월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조성은 브랜드 뉴파티 대표는 “당에서 지원을 해 준다고 해도, 주요 선거구에 도전하기는 어렵다.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나마 기반이 있는 수도권이나 기타 험지를 찾아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청년도 더러 있다”고 밝혔다.
각 당의 우세 지역이 아니더라도 청년 후보자의 수는 지난 선거에 비교해 봐도 현저히 적다. 지난 20대 총선 지역구 후보자는 총 934명, 이 중 2030 세대는 70명으로 전체의 약 7%. 19대 총선에서는 902명의 후보 중 약 3%(33명)의 후보가 이 연령대였다. 이 중 국회에 입성한 사람은 4명 뿐 이었다.
험지에 청년 배치한 통합당
지난 대선 유일하게 지역구에서 30대의 나이로 당선됐던 김해영 의원. [동아DB]
미래통합당은 가산점이 더 낮았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청년 후보 경선 가산점은 10~20%였다. 대신 고령의 정치신인의 가산점도 7%로 비교적 낮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언감생심 도전장을 내기도 어렵다. 민주당이 2월 28일 공개한 지역구 공천 신청자 486명 가운데 30대 청년은 10명(2%). 첫 공모에는 8명에 불과했지만, 추가 공모로 그 수가 약간 늘었다. 미래통합당은 공천 신청자가 비교적 많았다. 813명 중 49명으로 전체의 5% 정도였다.
예비후보자 중에서도 청년 후보자의 수는 적지만, 이후 공천 과정에서 인원 변동이 생기면 이 숫자는 더 적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선 과정에서 청년이 통과할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
실제로 3월 초까지 더불어민주당 공천 경선에서 통과한 젊은 후보는 대구 동구에 출마를 시사한 장철민(38) 후보 한 명 뿐이었다. 이후 민주당은 3월 5일 동대문구을과 서울 강남구병, 경기 안산 단원을 세 곳을 청년 우선 공천 지역구로 발표했다. 여기에 소방관 출신의 영입인재 오영환 후보의 공천이 확정된 의정부갑 지역구를 포함하면 3월11일 현재까지 지역구 청년 후보의 자리로 확정된 지역수는 총 5 곳이다.
미래통합당은 총 8명의 2030 후보가 나선다. 이 중 신보라, 김수민 등 현역 의원과 배현진, 이준석 후보 등 잘 알려진 정치권 인사를 제외하면 새로운 인물은 서울 광진갑에 출마하는 김병민 후보, 도봉갑의 김재섭 후보, 경기 김포갑 박진호, 전남 순천의 천하람 후보 등 4명이다. 이들이 나선 지역구는 역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성적이 더 좋았던 곳이다. 즉 통합당에게는 험지나 다름없는 곳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