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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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 생활치료센터, 증상 점검하는 ‘환자관리 앱’ 도입한다

고려대의료원과 삼성의료원 생활치료센터 이미 사용 … 방호복 입고 환자 돌보는 의료진 부담 줄어 호평, ‘원격’ 점검 과신에 대한 우려도 나와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20-03-11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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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학생기숙사에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이 시설은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쓰인다. [뉴시스]

    8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학생기숙사에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이 시설은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쓰인다. [뉴시스]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전국 생활치료센터에 환자관리 어플리케이션(앱)을 전면 도입한다. 이창준 중대본 환자관리반장은 “현재 일부 생활치료센터가 민간에서 개발한 환자관리 앱을 사용해 의료진 부담을 크게 줄였다”며 “공공 의료 부문에서도 유사한 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력 부족으로 전화로 체크하기도

    3월10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12개 생활치료센터에는 2071명의 경증 환자가 입소해 있다. 환자들은 각자 배정된 방에서 생활하면서 체온, 호흡기 증상 등을 매일 두 차례 체크하고, 의료진이 각 방을 돌면서 이를 확인한다. 열 명 남짓한 의료진이 레벨D 방호복을 착용하고 많게는 300실을 하루 두 차례 방문하고 있어 이것이 생활치료센터 운영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인력이나 시간이 부족해 일부 생활치료센터는 전화로 체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북대구1(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과 경북대구2(경주 농협교육원) 생활치료센터는 환자의 자가 모니터링 결과를 자동 취합해 집계하는 프로그램을 도입, 의료진의 부담을 상당히 줄였다.

    고려대의료원이 경북 경주 경북대구2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에게 제공한 원격의료 앱 ‘InPHRCare’ 화면(왼쪽)과 앱이 취합한 환자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의료진용 대쉬보드 화면.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이 경북 경주 경북대구2 생활치료센터 입소자에게 제공한 원격의료 앱 ‘InPHRCare’ 화면(왼쪽)과 앱이 취합한 환자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의료진용 대쉬보드 화면.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경북대구1 생활치료센터를 이끌고 있는 정철 삼성의료원 교수(예방의학과 전문의)는 “삼성의료원 전산팀이 사내 인트라넷를 활용해 코로나19 문진 프로그램을 만들어줬다”며 “환자들이 문자메시지로 받은 링크를 클릭해 발열, 기침 등 5개 문진 항목을 체크하면 이것이 자동으로 집계된다”고 밝혔다. 

    경북대구2 생활치료센터 의료 지원을 맡은 고려대의료원은 소프트넷과 공동개발한 PHR(Personal Health Record) 플랫폼 ‘InPHR’과 블루투스 혈압계를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환자가 자신의 체온과 증상을 앱에 입력하고, 블루투스 혈압계로 혈압을 재면 맥박과 혈압 수치까지 의료진에 자동으로 전송된다. 손장욱 고려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주 경북대구2 생활치료센터로 가서 이틀 만에 InPHR과 연동된 의료진용 대쉬보드를 개발했다”며 “PC 모니터 대쉬보드에서 전체 환자의 체온, 맥박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고 이상 증세가 있을 경우 알림이 뜨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저질환 체크 기능까지 고민 중”

    보건복지부의 중국발 입국자 대상 ‘자가관리 앱’(왼쪽)과 행정안전부의 자가격리자 대상 ‘자가격리 앱’에 탑재된 자가 모니터링 코너.

    보건복지부의 중국발 입국자 대상 ‘자가관리 앱’(왼쪽)과 행정안전부의 자가격리자 대상 ‘자가격리 앱’에 탑재된 자가 모니터링 코너.

    의료IT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미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자가진단 앱’(보건복지부·중국발 입국자 대상)과 ‘자가격리 앱’(행정안전부·코로나19 확진자 중 자가격리자 대상)을 활용한다면 생활치료센터 환자관리 앱을 보다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들 앱에는 사용자 스스로가 열, 기침, 인후통(목 아픔), 호흡곤란(숨 가쁨) 등을 체크해 해당 정부 부처에 전송하는 기능이 탑재돼 있기 때문. 한 의료IT업계 관계자는 “의료진용 모니터링 프로그램까지 함께 마련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환자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창준 반장은 “생활치료센터 입소자는 코로나19 관련 증세가 심화되지 않게 관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혈압 등을 체크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며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환자관리 앱을 전국 생활치료센터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관리를 전부 원격 기술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충남대구1 생활치료센터(우정공무원교육원) 의료진을 총괄하고 있는 김호중 순천향대 부천병원 교수(응급의학과)는 “의료진 감염 가능성, 방호복 부족 등 현실적 여건 탓에 원격 관리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의료진이 좁은 방에 격리된 환자를 찾아가고 전화하는 일을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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