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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로 본 법률상식

공무원 아니더라도 뇌물죄 적용

위촉 전문위원의 뒷돈

  • 박영규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공무원 아니더라도 뇌물죄 적용

공무원 아니더라도 뇌물죄 적용
한국환경공단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교수가 뒷돈을 받으면 공무원에게 적용하는 뇌물수수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지방 한 사립대 A(55)교수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원심(2심, 서울고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2012도15254).

검사가 제기한 공소사실 요지는 A교수가 2010년 5월경 한국환경공단 설계자문위원회 내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전문 분야 건축 및 조경)으로 위촉된 뒤 2011년 2월 8일 ‘일반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 사업’ 공사 심의위원으로 선정돼 설계도서를 심사하면서 입찰 참가업체 가운데 B컨소시엄에 1위 점수를 부여하고, 같은 해 3월 16일 위 업체 직원으로부터 그에 대한 사례 취지로 현금 10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검사는 A교수가 건설기술관리법(법) 제45조 제2호에 따라 공무원으로 의제되는 설계자문위원회 위원에 해당한다 해서 A교수를 뇌물수수죄로 기소했다.

이에 대해 원심은 한국환경공단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은 따로 설계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지 않는 이상 설계자문위원회 위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데, A교수는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을 뿐 설계자문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법 규정에 의해 공무원으로 의제된다고 할 수 없어 뇌물수수죄 주체가 될 수 없다며 1심의 유죄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00만 원)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즉, 쟁점은 한국환경공단 설계자문위원회 하부기관인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그 직무를 수행한 A교수가 법 제45조 제2호에 따라 ‘설계자문위원회 위원’에 해당돼 공무원으로 의제됨에 따라 뇌물죄를 적용받는지 여부였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발주청(한국환경공단)의 설계심의분과위원회는 설계자문위원회의 하부기관으로서 설계자문위원회가 담당하는 업무 중 일정 사항을 수행하고, 이를 위해 설계자문위원회 위원 중에서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을 임명 또는 위촉하도록 한 점 등에 비춰보면,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은 법령에서 정한 바에 따라 설계자문위원회 위원의 직무를 수행한다”고 보고 “발주청의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임명 또는 위촉된 사람이 설계심의분과위원회 또는 그 위원의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금품을 수수한 경우에는 법 제45조 제2호에서 정한 설계자문위원회 위원으로서 그 직무와 관련해 부당한 금품을 수수한 것에 해당해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 판결은 법 제45조 제2호가 형법상 뇌물죄 규정을 적용할 때는 발주청 설계자문위원회 위원 가운데 공무원이 아닌 위원을 공무원으로 본다고 규정한 취지가 설계자문위원회 심의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감안한 것이다. 따라서 공무원이 아닌 자라 하더라도 발주청의 설계자문위원회 또는 설계심의분과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뒷돈을 받으면 배임수재가 아니라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뇌물죄로 처벌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간동아 2013.12.02 915호 (p75~75)

박영규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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