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88

2013.05.20

‘네트워킹’ 키워야 별을 단다

여성 임원 되는 길

  • 이현승 커리어케어 이사

    입력2013-05-20 14:46: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이 당선하는 등 사회 곳곳에서 여성 인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고 하지만 여전히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그러나 높고 견고해 절대 넘을 수 없을 듯 보이는 벽을 넘고 당당하게 임원 자리에 오른 여성도 분명히 있다. 이들이 당당히 ‘여성 임원’ 자리에 오른 비결을 알아보자.

    여성 직원과 남성 직원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네트워킹이다. 회사 내에는 대부분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있다. 이 네트워크에서 회사의 핵심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에 이를 파고들지 못하면 핵심 정보에서 소외된다. 남성은 본능적으로 사내에 어떤 네트워크가 존재하는지 찾아내고, 이 안에 들어가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여성은 이 네트워크를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다.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면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뒤따를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네트워크 구성원은 알게 모르게 서로를 당겨주고 끌어준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간과한 여성 직원은 당연히 주변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남성은 회사 밖에서도 적극적으로 네트워킹을 만들어나간다. 퇴근 후 동문회나 동종 업계 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주말에는 골프나 등산 등을 함께 함으로써 끈끈한 연결 고리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네트워킹은 신규 사업 추진처럼 회사 외부 자원과 역량을 끌어와야 할 때 그 힘을 발휘한다. 남성은 사회 각계 인재들과 끊임없이 교류해왔기 때문에 인적 자원은 물론 회사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업무성과와 직결되며 남성 임원의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굴지 대기업의 여성 상무인 A씨는 이러한 사내외 네트워크에 적극 참여하고, 남성 선배를 멘토로 삼아 남성 중심으로 움직이는 흐름에 적응하는 법을 배웠다. A씨는 여성 후배들에게 남성 멘토를 꼭 둘 것을 권한다. 그러나 대한민국 현실을 감안할 때 여성이 적극적으로 대내외 네트워킹을 만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이때 남편과 가족 도움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특히 결혼과 출산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남편, 가족과 함께 가사 및 육아를 어떻게 분담할지 충분히 논의하고 준비해야 한다. 현재 아이를 키우면서 어려움을 느끼는 여성이라면 힘들다고 신세한탄하기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 명확하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의 저자 레슬리 베네츠는 “육아는 길어야 10년”이라고 했다. 이르게는 20대 중반부터, 늦게는 40대 초반까지 여성이 육아로 고민할 시기는 공교롭게도 경력 개발에 가장 공을 들여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현재 직장에서 육아를 병행하기 어렵다면 퇴사보다 이직을 먼저 고려할 것을 권한다. 한창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야 할 때 경력이 단절되면 다시 시작하기가 매우 어렵다. 현재 자신이 느끼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지금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아이에게 좀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돈이 필요한 건지, 육아가 가능한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가 필요한 건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충족해줄 수 있는 곳으로 이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직장생활을 하며, 또 헤드헌터로 활동하며 알게 된 분명한 사실은 사내에서 ‘꽃’으로 대우받는 여성 직장인은 30대 이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업무성과로, 능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편과 가족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야근을 해야 한다면 안전한 귀가를 위해 회사에 모범택시를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나서야 한다. 수동적 자세로는 자신이 원하는 자리에 오를 수 없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