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피플

“발기부전은 배우자와 상의하세요”

멕시코 성의학자 클라우디아 람파조

  • 구미화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발기부전은 배우자와 상의하세요”

“발기부전은 배우자와 상의하세요”
다국적 제약회사 릴리가 지난해 12월 세계 13개국 34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성생활 패턴 조사’에 따르면, 발기부전을 경험한 한국 남성 중 의사와 상담한 경우는 8%에 불과했다. 이는 조사 대상국 중 최하위로, 전체 평균(23%)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한국 남성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성기능 문제가 생겼을 때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고 답한 점이다.

반면 멕시코 남성은 발기부전 증상이 나타나면 38%가 의학 상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멕시코(주 2.03회)는 포르투갈(주 2.05회)에 이어 성생활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꼽혔다. 한국인의 평균 성관계 횟수는 주 1.04회로 조사 대상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3월 28일 강연차 한국을 방문한 멕시코의 유명 성의학자 클라우디아 람파조(Claudia Rampazzo·45) 박사는 멕시코 사람의 왕성한 성생활과 발기부전에 대한 멕시코 남성의 적극적인 대처법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멕시코에서는 남녀가 성생활을 주제로 대화를 많이 나눠요. 발기부전 같은 성기능 장애와 관련해 의사에게 도움을 구하는 일도 아주 일반적이죠. 학교에서 성교육을 활발히 하고,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에서 부부의 성생활을 주제로 다루는 등 성생활을 건강한 삶을 위한 한 요소로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성상담에 대한 열린 분위기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비뇨기과뿐 아니라 내과, 산부인과, 정신과 등 전공을 불문하고 의사가 성기능 장애와 관련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환자가 성생활에서 겪는 문제점을 털어놓기 편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 람파조 박사는 “소화기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어제 화장실에 몇 번 다녀왔느냐고 묻는 것이 이상할 게 없듯, 성생활에 대해 의사와 의논하는 것은 건강을 점검하는 수단일 뿐 절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욱이 “발기부전의 80%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또는 성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는 성선기능저하증 등 다른 질환에서 기인하고, 20%만 정신적 혹은 심리적 요인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발기부전을 확인되지 않은 방법으로 해결하려 드는 것은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또한 “배우자가 발기부전인 여성의 62%가 성욕감퇴와 성교 시 통증, 질경련을 경험하는 만큼 발기부전에 대해 부부가 대화하고, 함께 치료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15세 때 부모를 따라 멕시코에 정착한 람파조 박사는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에서 의학을 전공했다. 산부인과 의사가 되고 싶었으나, 성생활에 불만이 있어도 말하기를 꺼리는 여성들을 보고 본격적으로 성에 대해 파고들었다. 그는 “성생활을 즐겁게 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하기는 한국 여성이나 멕시코 여성이나 마찬가지”라며 “다행히 멕시코는 지난 10년 사이 ‘성상담을 받으러 간다’고 이웃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릴리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남성 상당수가 상대방이 성관계를 회피한다고 느낀 적이 있으며, 한국 여성의 37%가 성관계를 회피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세계 여성 평균인 22%보다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람파조 박사는 “성관계를 원하는 이유에 남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부부가 낮에 어떤 이유로든 다퉜다면 남자는 성관계를 통해 부부관계를 좋게 만들려 하는 반면, 여자는 부부관계가 좋지 않으면 성관계도 원치 않는다는 것. 람파조 박사는 “괜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부부간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만족스러운 성생활이 건강에 이롭다는 건 많은 연구가 입증했어요. 심장질환과 우울증 위험을 줄이는 것은 물론, 성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더 오래 살죠. 또한 성관계를 갖는 동안 남녀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호르몬(옥시토신)이 분비되기 때문에 부부 사이도 더 좋아져요. 성생활은 은밀해야 한다는 편견을 버리고 건강을 지키는 즐거운 활동이라고 생각한다면 대화가 훨씬 수월해질 거예요.”



주간동아 831호 (p79~79)

구미화 객원기자 selfish999@naver.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
1285

제 1285호

2021.04.16

“6월 이후 유동성 빠지면 알트코인 쪽박 위험”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