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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 악평에 ‘속’상한 갤럭시탭

“쓸 만한 것 없고 복잡” 미국 소비자 불만…소프트웨어 구글 의존도 벗어나야

  • 김현수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kimhs@donga.com

앱 악평에 ‘속’상한 갤럭시탭

앱 악평에 ‘속’상한 갤럭시탭
6월 초 미국시장에 선보인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이 소프트웨어 부족이란 암초를 만났다. 애플 아이패드2보다 얇고 가볍고 디스플레이도 좋지만, 그 안에서 쓸 만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없다는 얘기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갤럭시탭 10.1이 아이패드2의 대안이 될 만하다”면서도 “전용 앱이 너무 적고, 배터리 수명이 짧다. 아이패드2와 가격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단점이 더 분명하게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한술 더 떠 “하드웨어는 아이패드2만큼 훌륭하지만, 그 안에 담은 소프트웨어는 형편없다”고 비판했다.

갤럭시탭 10.1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애플이 싫은 ‘안드로이드 팬’은 아이패드2와 견줄 만한 태블릿PC가 등장하길 손꼽아 기다렸다. 출시 당일 200여 명이 점포 밖에 줄을 섰을 정도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 ‘씨넷’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가운데 유일하게 아이패드에 맞설 만하다”고 호평했다.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에서 7인치짜리 갤럭시탭을 처음 내놨을 때도, 올해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갤럭시탭 10.1을 선보였을 때도 외신의 취재 열기는 대단했다.

2% 부족한 10.1에 진한 아쉬움

삼성도 이번만큼은 아이패드를 잡겠다는 결의가 남달랐다. 첫 작품인 7인치 갤럭시탭은 휴대성을 내세웠지만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소비자가 9.7인치인 아이패드를 태블릿PC의 표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10월 “7인치 태블릿PC는 도착 즉시 사망(DOA)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크기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잡스의 말대로 삼성전자는 10.1인치짜리 탭을 신제품으로 내세웠다. 삼성으로서는 자존심 상할 만 한 일이지만 ‘패스트 폴로워(fast follower)’답게 재빨리 시장의 뜻을 받아들였다.



가격은 아이패드2에 맞추면서 무게와 두께는 아이패드2를 따라잡았다. 지금 판매하는 갤럭시탭 10.1의 무게와 두께는 올해 초 MWC에서 공개했을 때와 다르다. 두께는 10.9mm에서 8.6mm로, 무게는 599g에서 595g으로 줄었다. 3월 아이패드2의 스펙을 공개한 뒤 곧바로 디자인을 바꾼 것. 미국 경제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스티브 잡스가 삼성을 ‘카피캣(모방꾼)’이라며 비판하고, 삼성 임원의 발언을 잘못 인용하기까지 했지만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반박하지 않았다”며 “조용히 아이패드2보다 얇은 갤럭시탭을 만들어 제품으로 애플에 지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2% 부족한 갤럭시탭 10.1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소비자 사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쓰기 복잡하고, 쓸 만한 앱이 너무 없다’는 것이 비판의 요지다. 미국 폭스뉴스는 6월 20일(현지시간) “갤럭시탭 10.1은 손에 쥐었을 때 느낌이 근사하고 가볍고 빠르며 카메라 기능도 좋다”면서도 “그런데 요즘 누가 그런 걸 신경 쓰느냐. 아이패드 킬러가 아니다”라고 평했다. 이 방송은 제품을 손에 쥐었을 때 느낌만 따진다면 리서치인모션(RIM)이 만든 블랙베리 플레이북이 수백만 대 팔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7인치 모델인 플레이북은 지난 상반기 50만 대를 출하했지만 실제 판매량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방송은 이어 “갤럭시탭 10.1은 16대 10 비율로 구현한 와이드한 디스플레이 덕분에 영화 등을 감상하기에 훌륭하다. 하지만, 아이폰4가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갖췄기 때문에 이 제품을 샀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태블릿PC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라는 얘기다.

‘겉’은 삼성이 만들었지만 갤럭시탭의 ‘속’을 메운 것은 구글이다. 스마트폰에선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점유율 1위지만 태블릿PC에서는 영 맥을 못 춘다. 잘 팔리는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PC가 없으니 개발자가 굳이 전용 앱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 구글의 태블릿PC용 OS인 ‘허니콤’ 전용 앱보다 아이패드2에 열중하는 것. 전용 앱이 없으니 안드로이드 계열 태블릿PC가 더 안 팔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반면 애플 아이패드는 선순환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해 6월 처음 나온 뒤 2600만 대 팔았다. 전 세계 개발자가 앞다퉈 아이패드용 앱을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앱스토어의 45만여 개 앱 가운데 9만여 개가 아이패드 전용이다. 안드로이드마켓의 20만여 개 앱 중 태블릿PC 전용 앱은 수천 개에 불과하다.

아이패드와 맞서기에는 시간이 필요

앱 악평에 ‘속’상한 갤럭시탭

6월 8일 삼성전자가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탭 10.1의 판매를 시작하자, 200여 명의 고객이 줄을 길게 서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시장조사기관이나 증권가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태블릿PC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태블릿PC를 사려는 사람은 주로 ‘콘텐츠를 소비하려고’ 지갑을 연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아예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태블릿PC를 ‘미디어 소비에 중점을 둔 미디어 태블릿’으로 정의했다. 가트너는 “애플은 올해 미디어 태블릿 OS 시장에서 69% 점유율을 차지하고, 2015년에도 전체 미디어 태블릿 시장의 47%를 가져갈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 캐롤라이나 밀라네시 부사장은 “많은 기업이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한다. 이들은 앱과 서비스, 그리고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보다 하드웨어를 우선시한다”며 “태블릿PC는 스마트폰보다 앱과 서비스, 그리고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기업이 이를 빨리 깨달을수록, 애플과 경쟁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의 미디어 태블릿 시장 점유율이 2011년 20%에서 2015년에는 3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애플이 절반을 가져가면 나머지 20~39%를 두고 삼성, LG, 모토로라, 화웨이 등이 나눠 가져야 한다. 삼성은 앞서가는 애플과 싸우는 동시에 다른 구글 진영 경쟁자와도 ‘차별화’해야 하는 셈이다.

올해 갤럭시탭 판매 목표량은 750만 대. 삼성 관계자는 “미국에서 하루 3000대를 팔 정도로 갤럭시탭 10.1이 상승세를 탔다”며 “자체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만들기 때문에 금세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아이폰보다 앱이 적다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1년여 만에 대등해진 것처럼, 구글의 태블릿PC 생태계도 빠른 속도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이를 달성하더라도 시장조사기관이 예측하는 아이패드 판매량인 약 3500만 대에는 못 미친다.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이어주며 고객을 자사 상품군에서만 머물게 하는 전략도 세우고 있다. 삼성도 갤럭시 시리즈를 이어주며 소비자를 붙들려 하지만 여기에는 태블릿PC의 성공이 필수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속과 겉을 모두 잘 만드는 애플을 따라잡으려면 삼성도 구글 의존도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 수밖에 없다”며 “생태계는 혼자 잘한다고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아니어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11.07.04 794호 (p58~59)

김현수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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