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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단독 입수 LH공사·서울대 연구팀 연구 보고서-벽지만 바꿔도 아토피 뚝! 02

“벽지와 바닥재 바꿨을 뿐인데 아이 피부가 웃어요”

임상시험 참가 두 가정 아토피와의 전쟁

  • 엄상현 채널A 크로스미디어팀 기자 gangpen@donga.com

“벽지와 바닥재 바꿨을 뿐인데 아이 피부가 웃어요”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의 아토피 피부염(이하 아토피) 개선 효과는 분명했다. 누구보다 확신하는 게 임상시험 참가자들이다. 시공 전 임상 중등도 평가(EASI) 점수가 3 이상인 피시험자 9명 중 6명이 3 미만으로 떨어졌고, 나머지 3명도 호전됐다.

어디에나 예외는 있는 법. 피시험자 2명은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로 교체한 이후 EASI 점수 3 미만에서 오히려 3 이상으로 악화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증상은 완화됐다고 말한다. EASI 점수는 올라갔지만 가려움증 등 평소 불편을 주던 증상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 아토피는 영·유아기에 주로 나타난다. 피시험자 대부분 10세 이하 어린이다. 이들의 고통은 고스란히 부모 몫이다. 실제 이들 가족이 느낀 변화는 어떨까. 그 경험담을 직접 들어봤다.

“지난겨울이 내 인생에서 최고였다”

김영미(38)·경기 화성시 반송동 D타운하우스


김영미 씨(사진)는 지난해 여름만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아토피에 시달리던 딸의 모습을 다시 떠올리는 것 자체가 끔찍하다.



“귀밑으로 진물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무릎 뒤까지 번졌어요. 아이가 밤새 긁다가 옷을 갈아 입혀달라고 했어요. 오줌 싼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진물이 너무 심해 옷이 다 젖었더라고요. 정말….”

김씨의 딸은 올해 6세가 되면서 유치원에 들어갔다. 예전 같은 모습이었다면 엄두도 못 냈을 일이다. 피부는 거칠거칠하고 화상 입은 것처럼 벌겠다. 뭔가가 오톨도톨하게 튀어나와 긁으면 진물이 흘렀다. 피부가 너무 두꺼워져 크림이나 연고를 발라도 잘 스며들지 않았다. 하루 종일 긁는 게 일이었다.

“낮잠이든 밤잠이든 잠들기 전 1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긁고, 목욕하다가 30분, 크림 바르다가 30분이나 1시간 정도 긁어야 했어요. 다 합쳐보면 하루 중 긁는 시간이 절반 정도는 됐을 거예요.”

김씨가 지금 사는 아파트에 입주한 것은 2008년 5월. 새 아파트여서 입주 한 달 전부터 ‘베이크트 아웃’을 하고 환기에도 무척 신경 썼다. 딸이 생후 10개월 무렵에 목 주변에 살짝 아토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번은 달걀을 먹고 가슴까지 붉은 반점이 돋았다가 약을 먹고 바른 후 사라진 적도 있다.

“벽지와 바닥재 바꿨을 뿐인데 아이 피부가 웃어요”
자칫 딸의 아토피가 심해질 것을 우려한 김씨는 새집으로 이사하면서 가구도 새로 사지 않았다. 하지만 벽지나 바닥재는 그다지 신경 쓰지 못했다. 여느 주부와 마찬가지로 비싼 것이 좋으리라 생각하고 실크벽지가 발라진 걸 마냥 좋아했다. 처음 선택한 벽지 문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새로 바꾼 벽지도 역시 실크벽지였다.

그래서일까. 문을 닫고 잠시 외출했다 돌아오면 새집 냄새가 진동했다. 열심히 환기를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딸의 아토피가 심해질까 봐 2, 3일간 여행을 하거나 지방에 다녀온 뒤에는 30~40분 환기를 했다. 이때 딸은 밖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5개월 동안 그 나름대로 노력했으니 이 정도면 됐지 싶었다. 그해 10월 추석 명절을 고향에서 보내고 돌아온 이후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다. 창문을 닫고 지내다 보니 환기하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딸의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집 근처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바르고 먹었는데도 하루 이틀은 조금 나아지는 듯싶다가 다시 상태가 악화됐다.

김씨는 이때부터 딸의 아토피 ‘탈출’을 위해 안 해본 게 없다. 유명하다는 양방과 한방 병원을 오가며 갖가지 치료 방법을 다 써봤다. 아토피에 좋다는 각종 식품은 물론, 주방세제와 조리기구도 유해물질이 없는 제품으로 바꾸고, 몸도 맥반석 항아리에 정화한 물로 씻겨줬다. 매달 딸을 위해 100만~200만 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딸의 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온몸에서 진물이 줄줄 흘렀다. 1개월 정도는 매일 저녁 옷을 갈아입혀야 했고, 3~4개월은 가재수건을 항상 옆에 준비해놓고 닦아줘야 했다.

“벽지와 바닥재 바꿨을 뿐인데 아이 피부가 웃어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기 전 김영미 씨의 딸은 극심한 아토피 증세로 곤욕을 치렀다.

다행히 여름이 지나면서 아토피 증상은 조금 나아졌다. 그래도 가려움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이번 임상시험에 참가해 집 안 전체 벽지를 친환경 제품으로 바꾼 김씨와 딸은 상당한 변화를 느꼈다. 특히 김씨는 외출했다 돌아왔을 때 코끝을 자극하던 냄새가 사라진 것이 마음에 들었다.

“입주한 지 4년이 흘렀는데도 실크벽지로 바른 방에서 특히 새집 냄새 같은 게 많이 났거든요. 친환경 벽지로 바른 후 일부러 문을 닫아놨다가 들어가 봤는데, 그 냄새가 싹 사라졌더라고요.”

이 때문일까. 김씨는 지난겨울 매우 행복했다. 그동안 딸의 아토피는 겨울에 더 심했는데, 지난겨울에는 완전히 사라졌던 것. 딸은 물론 김씨도 오랜만에 단잠을 잤다. 김씨는 “벽지가 아토피를 고칠 수는 없겠지만,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딸의 아토피는 아직 완치 상태는 아니다. 지난 3월 봄철 꽃가루 때문인지, 다시 몸 일부에서 아토피가 나타났다.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좋아졌다. 김씨의 이야기다.

“예전에는 피가 나도록 손톱으로 박박 긁었는데, 요즘은 살살, 잠시 긁는 정도예요. 피부도 많이 부드러워졌죠.”

“친환경 자재로 바꾼 후 신기하게 가려움증 사라져”

김은정(39)·서울 강남구 삼성동 A빌라


“벽지와 바닥재 바꿨을 뿐인데 아이 피부가 웃어요”
“정말 신기했어요. 하루도 빠짐없이 딸이 잠들기 전이면 옆에서 긁어줘야 했거든요. 그런데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로 싹 바꾼 지 한두 주쯤 지났을까, 신기하게도 딸이 긁어달라는 소리도 없이 잠이 들었어요. 그 덕분에 저도 편하게 잘 잤죠.”

김은정 씨(사진 오른쪽)는 1997년 입주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빌라에서 올해로 14년째 산다. 그해 태어난 큰아들은 아토피가 그리 심하지 않았다. 허벅지 쪽에 살짝 두드러기가 일다가 사라졌다. 문제는 2003년 태어난 딸이다. 태어난 직후부터 볼이 빨개지는 등 아토피가 심했다. 3~4세 무렵에는 밤잠을 자기 힘들 정도로 악화됐다.

김씨 역시 이런 딸을 위해 비싼 한약을 먹이고, 한약재를 넣어 달인 물로 목욕을 시키는 등 아토피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방법은 다 썼다. 하지만 아토피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딸에게는 잊지 못할 아픈 기억이 있다. 엄마 옆에 앉아 있던 딸이 힘들었던 과거 이야기 한 토막을 꺼내놓는다.

“여름에 바닷가에 갔는데 발목이 따끔거려서 물에 들어가지 못했어요. 남들은 다 들어갔는데…. 발목과 팔목에서 진물이 날 정도로 아토피가 심했거든요.”

이후 딸의 아토피는 조금 나아지다가 다시 악화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들어간 직후인 지난해 3~4월 증세가 급격히 심해졌다. 방과 후 아이들을 돌봐주는 ‘돌봄교실’에 보냈는데, 이 교실이 인테리어를 한 직후 역시 아토피가 심해졌던 것.

손목과 팔 전체, 그리고 무릎 뒤쪽에서 진물이 흘러 약국에서 파는 피부재생 밴드를 팔 전체와 무릎 뒤쪽에 붙인 채 학교에 다녀야 했다.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유치원에 처음 갔을 때도 심해졌고,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도 그랬고, 교실 인테리어의 영향을 받은 것 같기도 하고요.”

딸의 체질 개선을 위한 김씨의 노력은 이어졌다. 한약은 기본. 아토피에 좋다는 알칼리 환원수와 영양제는 물론, 장이 좋으면 아토피 증세도 개선된다는 말에 유산균도 먹였다. 피부가 세제에 민감하다 해서 딸의 옷만 추려서 좋은 세제로 빨았다. 체질 개선을 위해 먹을거리도 바꿨다.

아토피가 가장 심했던 여름이 지나고 기온이 선선해지자 증세도 조금 호전되는 듯했다.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로 바꾼 게 바로 그즈음이다.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 덕분인지 김씨와 딸은 정말 편하게 겨울을 났다. 그런데 날씨가 더워지면서 다시 아토피가 조금씩 나타났다.

아토피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김씨의 딸은 요즘 밀가루 음식이나 과자를 먹으면 아토피 증상이 금세 나타난다. 그러나 김씨는 다시 생겨난 딸의 아토피가 다른 이유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친환경 벽지와 바닥재로 바꾼 후 엄마와 딸이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는 점이다.



주간동아 2011.05.23 788호 (p18~20)

엄상현 채널A 크로스미디어팀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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