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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ITICS

조현오 지목은 차기 경찰청장을 위한 것?

항명파동, 성과주의 비판에도 진급 강행 … 연말 G20 대비 경비통 청장 임명설도 주효

  •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조현오 지목은 차기 경찰청장을 위한 것?

조현오 지목은 차기 경찰청장을 위한 것?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가 8월 9일 경찰청 입구에서 기자들에게 소감을 말하고 있다.

경찰 역사상 초유의 항명파동도 조현오(55)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경찰청장(내정자) 진급을 막지 못했다. 일명 ‘조현오식 성과주의’에 대한 논란이 경찰 내외에서 일고, 경찰대 1기의 선봉장이자 범TK 출신인 윤재옥(49) 경기지방경찰청장의 발탁인사도 점쳐졌지만 청와대는 결국 조 청장에게 방점을 찍었다. 이번에 하마평에 오르내린 사람은 조 청장과 윤 청장을 포함해 모강인(54) 경찰청 차장, 김정식(55) 경찰대학장 등 치안정감 4명.

‘대통령의 사람’ 이강덕 부산지방청장

하지만 경찰 내부에선 강희락(58) 전 경찰청장이 의무임기(2년) 만기를 7개월 앞두고 8월 5일 조기 사퇴를 할 때부터 조 청장 진급설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청와대가 대과가 없는 강 청장을 조기 졸업시켰을 때는 당연히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고, 그 핵심은 이번 청장 인사가 특정인을 차기 청장으로 모시기 위한 ‘원포인트 인사’라는 것이다. 거기에다 조 청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가깝거나 멀지도 않은 PK지역 출신에다 경찰청 경비국장을 거쳐 경기청장 시절 평택 쌍용차 사태를 ‘훌륭하게’ 해결한 경비통이라 연말 G20 정상회의를 앞둔 청와대로선 다른 대안이 없었다는 것. 더욱이 이 대통령과 고려대 동창이라는 것은 또 하나의 매력이었다.

조현오 지목은 차기 경찰청장을 위한 것?

경찰 안팎에서 차기 경찰청장으로 꼽히는 이강덕 부산지방경찰청장.

차기 청장으로 거론되는 ‘특정인’은 윤 청장의 경찰대 1기 동기이자 이 대통령과 같은 고향(포항 영일) 출신인 이강덕(49) 부산지방경찰청장(치안감). 이 청장은 2006년 경무관을 단 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 법무행정분과위 전문위원과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치안비서관을 거치며 3년 만인 2009년 3월 치안감으로 승진했다. 이 청장이 ‘대통령의 사람’이란 사실은 경찰청 내부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찰의 고위간부는 청와대가 이번 인사에서 조 청장을 지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윤 청장이 이번에 진급했다면(경찰청장) 이강덕 청장의 다음 치안정감 진급 인사가 어려워지죠. 경찰대 동기라 직접 지휘라인에 있는 서울청장이나 경기청장, 경찰청 차장을 주기도 뭣하고. 결국 경찰대학장으로 가야 하는데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곳은 경찰청장 진급 예정자가 가는 자리는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윤 청장이 고향은 경남 합천이지만 고교를 대구에서 나온 것도 부담이 됐을 겁니다. 국세청장으로 경북고 출신인 이헌동 차장이 진급한 것도 윤 청장에겐 악재였죠. (윤 청장이 경찰청장을 할 경우) 범TK 출신 경찰청장 후임에 경찰대 동기로 영포라인인 이 청장을 또 올리는 것도 모양새가 안 나옵니다. 이래저래 조 청장이 적임자였죠.”



조 청장의 원포인트 진급설과 이 청장의 차기 경찰청장설의 뼈대는 이렇다. 강 전 경찰청장이 원래 2년 임기를 다 채웠다면 퇴임 시점은 2011년 3월. 그 후임으로 바로 이 청장을 임명하면 구설에 휘말리게 된다. 이 청장이 치안정감으로 진급해도 벼락 승진이라는 비난이 나올 판에 두 단계를 뛰어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을 시킬 순 없는 상황. 한편 조 청장이 내년 3월에 경찰청장이 되면, 이 청장을 경찰청장으로 만들기 위해 조 청장을 임기 중 낙마시켜야 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강 전 청장을 조기 사퇴시킨 후 조 청장이 임기 2년을 채우면 2012년 8월이고, 그때쯤 이 청장이 경찰청장이 되는 게 자연스럽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이 청장의 경찰청장 의무임기 만료시점은 2014년 8월. 설사 임기를 못 채우더라도 이 대통령과 집권 말기와 퇴임 초기는 같이 보낼 수 있다.

집권 말기에 자연스럽게 경찰청장 인사

사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집권 말기에 있을지도 모르는 레임덕을 예방하고 퇴직 이후를 책임지게 하기 위해 이 청장을 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올 1월 초부터 나왔다. 치안정감 진급을 두고 당시 청와대 치안비서관이었던 이 청장의 서울청장 기용이 예상됐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청장을 진급시키지 않고 부산청장으로 내려보냈다.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대통령의 사람을 마지막 보루로 세우겠다는 계획이 이미 그때 세워졌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번 인사는 이래저래 조 청장의 어부지리인 셈. 하지만 조 청장의 경찰청장 진급을 둘러싸고 경찰대 출신 하급 간부를 중심으로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지역 한 경정의 말이다.

“G20은 조 청장이 없어도 충분히 치를 수 있다. 경비 업무는 시스템으로 하는 것이지 지휘관의 역량과는 무관하다. 경찰 조직을 이해하지 못하고 리더십도 부족한 사람이 경찰청장이 되면서 내부의 불만만 키웠다.”



주간동아 2010.08.16 750호 (p18~19)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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