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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성질환 치료 첫걸음 기초체력과 면역력 키우기

신비고한의원 박재상 원장의 ‘한방 약죽’ 요법

  • 최영철 ftdog@donga.com

암·만성질환 치료 첫걸음 기초체력과 면역력 키우기

암·만성질환 치료 첫걸음 기초체력과 면역력 키우기
많은 사람이 암을 불치병으로 생각한다. 실제 한 의료기관의 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 암을 불치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암 환자 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약 13만명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한다. 하지만 암은 더 이상 절망의 선고가 아니다. 조기검진으로 발견하면 완치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또 5년 이상 생존하는 암 환자 비율이 52.2%에 이를 정도로 한국의 암 치료술은 세계적 수준이다.

그런데 문제는 암 환자들이 치료에 임하면서 자신의 체력과 능력의 한계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중병 질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42.195km의 마라톤을 뛴다고 하자.

이 경우 완주는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에는 상식적인 사고를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터. 하지만 마라톤보다 더 고된 암치료 과정을 겪으면서, 한편으론 항생제 부작용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자신의 영양 상태와 면역력, 그리고 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암이나 신부전증 등 중병으로 투병하는 환자들은 병마와 싸우기 위한 체력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체력이 약하면 항암제나 항생제 등의 부작용을 이겨내지 못한다.



구토와 복통, 소화불량, 간 기능 저하 현상 등이 일어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종국에는 더 이상의 치료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밥을 먹을 수 있는 정도가 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고 항암치료도 두렵지 않다. 한방에선 예로부터 기초체력과 면역력을 보충할 수 있는 보조 치료법이 쓰였는데 보간산(補肝散) 약죽요법이 그것이다.

암 등 중병 환자에게 식사 대신 처방

약죽이란 일반 쌀이나 곡물을 끓인 죽에 소화 흡수력과 면역력을 증강시켜주는 약재를 첨가한 것을 말한다. 춘추전국시대 ‘의학방제서’에 처음 소개됐으며 ‘동의보감’ ‘본초강목’에 생강죽, 구기자죽, 해백죽, 삼인죽, 녹각죽 등의 약죽이 언급된 바 있다. 이런 약죽은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또는 만성 중환자의 몸조리 처방에 주로 활용돼왔다.

한편 보간산을 넣은 약죽은 조선 숙종 때 김씨 성을 가진 어의(御醫)가 궁중 처방으로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처럼 오랜 기간 중병을 앓고 있는 이들은 항암제, 항생제 등의 부작용을 이겨내지 못해 체력이나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지기 쉽다. 이럴 경우 더 치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자체 동물실험 결과, 간·면역 기능 상승

암·만성질환 치료 첫걸음 기초체력과 면역력 키우기

신비고한의원 박재상 원장이 복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있다.

신비고한의원 박재상 원장은 “약물치료의 부작용이 심한 항암치료 환자나 만성적인 간장 질환자는 체력 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이때 유효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조 치료법이 약죽요법”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약죽요법은 잣죽, 깨죽, 전복죽, 찹쌀죽 등의 민간요법(학술적 논문이 일부 발표된 적 있다)이 알려졌으나 이를 한의학 차원에서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병원은 거의 없었다. 박재상 원장은 한의사였던 선친에게서 약죽 처방 요법을 전수받아 현재 항암치료 환자와 난치성 중환자의 치료에 보조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주로 체력과 소화력이 약해져 잘 먹지 못하는 중환자들에게 식사를 대신할 수 있도록 처방하는데 소화 기능 및 체력이 증진되는 등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되고 있다.

약죽을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믹서에 밥 한 공기와 물 두 대접, 보간산 1포를 넣고 20초 정도 간 다음 10분간 끓인다. 체력이 많이 약할 때는 영양을 고려해 소량의 삶은 쇠고기나 달걀흰자를 넣어도 좋다.

이렇게 만든 약죽을 하루 2~3회 식사 대신 복용하면 된다. 다만 죽에는 무의 싹, 마늘, 생강, 고추, 김치, 후추 같은 매운맛을 내는 것과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조갯살, 낙지 등 소화가 잘되지 않는 것 그리고 게살, 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식재료는 넣지 말아야 한다.

약죽은 개인의 병증이나 체질에 따라 약재를 가감해 처방할 수 있으며 기호에 맞게 채소, 콩, 참깨, 감자, 고구마 등의 식재료를 같이 넣어서 복용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간에는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체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보간산이라는 약재가 주원료로 사용된다. 보간산은 율무, 맥아, 감인, 맥문동, 계피 등 10여 가지의 약재로 만들어지는데 모두 장기간 복용해도 몸에 무리가 없는 원료다.

실제로 보간산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해 한의원 자체적으로 6주간 동물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1% 보간산을 복용한 쥐는 간 기능과 면역 기능의 지표가 되는 적혈구가 60% 상승(대조군 52%)했고 글로불린은 17%(대조군 12.4%), 알부민 수치는 61.7%(대조군 48%)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상에서 암 환자에게 4주간 약죽을 투여하자 항암치료 때 나타나는 소화불량과 구토 증상이 80% 넘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만성질환 치료 첫걸음 기초체력과 면역력 키우기

신비고한의원이 ‘한방 약죽’에 넣는 약재.

이에 따라 신비고한의원은 보간산을 임상에서 간암, 간경화, 간염, 지방간 등의 간장 질환 치료에도 활용한다. GOT/GPT 등의 간 수치는 간에 염증이 생기거나 다른 이유로 간세포가 파괴되면 증가하는데, 보간산을 1~2주만 복용해도 GOT/GPT 수치가 감소된다는 게 이 한의원의 주장이다.

한편 보간산을 복용하면 피부 질환 치료와 체지방 분해라는 또 다른 효과도 볼 수 있다. 해독 기능과 면역기초물질 생산 기능, 지방분해 기능 등 간 기능이 강화되면서 피부재생 및 다이어트 효과도 생긴다는 것.

“약죽 처방은 만성질환으로 면역력이 떨어져 치료약의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환자와 약을 잘 복용하지 못하는 영·유아 환자 등 중환자에게 보조 치료제로 쓰면 치료 효과를 높여주고 나아가 근본적인 체력 회복에도 도움을 줍니다.”

박 원장은 “약죽이 항암치료 중인 환자나 간장 질환자, 난치성 피부 질환자, 만성 신부전증 환자, 고혈압·당뇨 환자뿐 아니라 고도비만 환자나 약을 잘 복용하지 못하는 영·유아 환자 등에게 매우 효과적인 보조 치료법”이라고 설명한다.



주간동아 2009.05.26 687호 (p82~83)

최영철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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