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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게릴라의 개성만점 배낭여행|(51) 마다가스카르

바오밥나무가 반기는 아프리카의 보석

  • 글·사진=조용문 crossworld@hotmail.com

바오밥나무가 반기는 아프리카의 보석

바오밥나무가 반기는 아프리카의 보석
아내와 나는 결혼 10주년을 전후해 의미 있는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평생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고민하다 선택한 여행지는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Madagascar)였다. 하필 마다가스카르를 선택한 이유는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기본적인 국가 정보 외에 이 나라에 대한 여행정보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겐 도리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를 간다는 뿌듯함(?)이 결혼 11년차를 시작하는 우리 부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다.

마다가스카르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우리는 태국 방콕을 거쳐 9시간 동안 인도양을 날아갔다. 긴 인도양 종단 비행을 한 뒤에야 마다가스카르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 동남쪽, 자메이카에서 400km 거리에 있는 이 나라는 남한 면적의 6배에 이르는 큰 섬나라다. 마다가스카르는 그린란드, 뉴기니, 보르네오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기도 하다. 여우원숭이와 ‘어린 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의 나라, 또한 불행하게도(?) 우리 부부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프랑스어와 말라가시어를 사용하는 마다가스카르에 드디어 첫발을 내디뎠다.

공항을 나와 택시를 타고 시내를 달리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현지인의 외모와 풍경은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마다가스카르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흑인국가인 줄로만 알았는데 인도네시아나 동남아시아계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고, 생활 모습도 아프리카보다는 동남아 사람들과 흡사해 보였다. 택시기사의 설명인즉, 마다가스카르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리나인은 인도네시아인의 후예라고 한다. 2000여 년 전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계절풍을 따라 뗏목을 타고 6400km나 떨어진 이곳으로 이주해와서 다수의 토착 종족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순박한 사람들, 다양한 동식물 매력 만점

바오밥나무가 반기는 아프리카의 보석

여우원숭이와 카멜레온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이살루 국립공원(사진 위)과 아나라께ㄹ리 시장에서 바라본 타나 시내의 전경.

마다가스카르의 수도인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 줄여서 ‘타나’라고도 부른다)에는 40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이 도시는 유럽풍 건물과 성당들로 가득해 마치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아프리카 최대 노천시장인 아나라께ㄹ리 시장을 거닐며 우리는 이 사람들이 지금까지 다녀본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순박하고 친절하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상인들은 환한 미소로, 때로는 수줍은 얼굴로 낯선 이방인들에게 “나마나(Namana)” “살라마(Salama)!” 하고 인사를 건넸다. 나마나는 친구, 살라마는 안녕이란 뜻이다. 또 평균소득 300달러가 채 안 되는 가난한 나라임에도 시장에서 구걸하는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작은 장사라도 해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마다가스카르의 치안상태는 아프리카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다고 한다. 천사의 미소를 가진 사람들과 아름다운 자연, ‘땅만 파면 보석이 나온다’는 말이 있을 만큼 루비, 사파이어, 다이아몬드 등 자원이 풍부한 이 섬이야말로 진정 천사들의 땅이요, 아프리카의 보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넓은 섬나라에 열차라고는 거의 없었다. 수도를 거쳐가는 열차편은 아예 없었고, 두 개의 작은 도시를 연결하는 협궤라인 하나가 고작이었다. 그렇다면 당연히 버스편은 있겠지 생각했는데 시내버스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다가스카르의 대중교통은 비행기와 택시, 봉고차 같은 15인승 미니밴이 전부다. 말이 15인승이지 20~25명은 기본으로 태우는 듯싶다. 그것도 모자라 지붕에 온갖 짐을 싣고 달리는 모습이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다.

우리는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탁시부루스’라는 미니밴을 이용해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달렸다. 먼저 포도주의 도시라는 피아나란수를 거쳐 ‘천의 얼굴을 가진 길’이라 불릴 만큼 풍광이 기막힌 길을 따라 이살루(Isalo)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이곳은 8만ha에 이르는 열대우림 국립공원으로, 그랜드캐니언을 옮겨놓은 듯한 기암괴석층과 마다가스카르에만 있는 다양한 동식물이 가득했다. 특히 동물원이 아닌 자연상태에서 서식하는 여우원숭이와 카멜레온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2박3일 동안 공원 안 캠프장에 묵을까도 생각해봤지만, 날씨가 제법 쌀쌀해 아담한 방갈로 한 채를 잡았다. 마다가스카르는 전반적으로 열대성 기후지만 타나를 비롯한 중부 고원도시는 해발고도 800~1400여 m에 자리해 1년 내내 서늘하다.

이살루 국립공원이 있는 라누히라 마을에는 바라족이 살고 있다. 제부(Zebu)족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특이한 매장 풍속을 지켜가고 있다. 망자를 나무 사이나 동굴에 넣었다가 시신이 다 부패할 즈음 꺼내 모든 마을사람이 함께 모여 노래하고 춤추며 다시 한 번 망자와 그 가족을 축하하는 풍습이다. 바라족에게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희망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이드를 졸라 족장의 집에서 이들의 문화와 역사를 듣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바오밥나무 거리가 있는 무룬다바와 혹등고래가 지나가는 상트마리 섬(이 섬은 과거 캐리비안의 해적들이 요새로도 썼다고 한다)을 방문하기 전, 보석산지 사피라와 툴리아라를 거쳐 아름다운 모잠비크 해협의 남쪽 끝인 이파티 해변에 들렀다. 이 해변에서 여독을 풀며 이번 여행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를 되새겼다.

이파티 해변에 누우니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엄청난 수의 별들과 은하수가 머리 위로 쏟아질 듯 다가왔다. 쉽게 여행을 떠나올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마다가스카르를 이번 여행지로 선택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현명한 결정이었다. 이 여행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기쁨이 어떤 희생보다 가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행 Tip



바오밥나무가 반기는 아프리카의 보석
■항공편 마다가스카르로 가는 직항노선은 없으며 다음 중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① 방콕을 경유하는 에어마다가스카르 ② 홍콩과 모리셔스를 거쳐 들어가는 에어모리셔스 ③ 홍콩,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를 거쳐 들어가는 사우스아프리카 항공 ④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에어프랑스

■비자 ① 마다가스카르 명예영사관(02-3677-8260) ② 안타나나리보 공항에서 즉석 발급(15유로)

■화폐 1000아리아리=500원 ■전기 220V여행 Tip




주간동아 2008.03.11 626호 (p88~89)

글·사진=조용문 crossworld@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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