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6

2008.03.11

상류층 10대들의 삶 엿보기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8-03-05 15: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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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류층 10대들의 삶 엿보기

    ‘가십 걸’

    “선택받은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니? 모델이나 배우, 음악 신동, 수학 천재들을 말하는 게 아냐. 남들이 꿈꾸는 모든 것을 갖고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얘기야.”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목소리의 주인공은 ‘베로니카 마스’의 주인공 크리스틴 벨이다)의 내레이션과 함께 ‘가십 걸(Gossip Girl)’은 시작된다. 이 익명의 소녀는 뉴욕 맨해튼에서 최상류층으로 살고 있는 10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인터넷 블로그와 휴대전화 등으로 실시간 전송하며, 관객에게 상류층 학생들의 사랑과 삶의 방식을 함께 엿볼 것을 권한다. 제목이기도 한 ‘가십 걸’은 극 중에서 상류층 자제들에 얽힌 스캔들과 일거수일투족을 게재하는 웹사이트 주소이자, 극을 이끌어나가는 익명의 화자를 뜻한다.

    온스타일에서 3월3일 첫 방송을 시작하는 ‘가십 걸’은 WB와 UPN의 합병 채널인 미국의 대표적 지상파 채널 CW가 2007년 가을 방송한 최신 시리즈(총 13개 에피소드)다. 고등학교가 배경인 ‘가십 걸’은 대학입학 성적을 고민하는 평범한 학생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 누구와 잤는지가 가장 중요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류층 자제들 사이에서 나도는 소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때문에 이 시리즈 속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사건이란 1년 만에 학교로 돌아온 세레나(블레이크 라이블리 분)와 그가 없는 사이 학교 최고의 인기녀가 된 블레어(레이튼 미스터 분)의 은밀한 경쟁, 블레어의 남자친구 네이트(체이스 크로포드 분)가 세레나와 ‘잤는지’, 척(에드 웨스트윅 분)은 과연 몇 명의 여자와 ‘잤는지’ 등에 있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 시리즈가 2003년 미국에서 1권이 출간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선정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는 데 있다. ‘가십 걸’은 이야기가 주는 흥미로움보다 주인공들의 스타일리시한 패션과 상류층의 럭셔리 라이프를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실제 할리우드의 스타일 아이콘으로 꼽히는 모델 케이트 모스를 연상시키는 세레나와 오드리 헵번을 떠올리게 하는 블레어의 화려한 패션 대결은 방송 내내 화제가 됐고, 이들이 선보인 소품들은 방송 직후 동이 나기도 했다. 이는 스타일리시한 패션만으로도 인구에 회자될 수 있음을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확인한 스타일리스트 에릭 데먼이 있어 가능했던 일로 보인다.

    온스타일의 김제현 팀장은 “‘가십 걸’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화려한 패션과 럭셔리한 일상으로 미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방송 전부터 화제를 일으켰다”며 “‘섹스 앤 더 시티’에 열광했던 국내 시청자들이 기다리던 바로 그 작품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담아 설명했다. 3월11일에는 학교의 모든 관심이 세레나에게 집중된 것에 질투심을 느끼는 블레어의 이야기가 전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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