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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 특파원의 뉴욕 익스플로어

명물 플라자호텔에 인적 뜸한 까닭은

  • gong@donga.com

명물 플라자호텔에 인적 뜸한 까닭은

명물 플라자호텔에 인적 뜸한 까닭은

플라자호텔 야경. 센트럴파크 인근에 있는 이 최고급 호텔은 ‘나 홀로 집에 2’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영화 ‘나 홀로 집에 2’(1992년)에는 뉴욕의 유서 깊은 호텔이 등장한다. 센트럴파크 남쪽에 있는 플라자호텔이다. 주인공 매컬리 컬킨이 머무르게 되는 호텔로 나오면서 많은 영화팬에게 낯익은 호텔이 됐다.

1969년 뉴욕의 명물로 지정된 최고급 호텔인 이곳은 이 영화 말고도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년), ‘위대한 개츠비’(1974년) 등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됐다. 64년 비틀스가 공연을 위해 미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머물렀던 호텔도 플라자호텔이었다. 85년 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참가국 정상들이 엔화 강세를 용인키로 한 ‘플라자 합의’의 산실로도 유명하다.

이처럼 뉴욕 맨해튼을 대표하는 플라자호텔이 최근 리노베이션 공사를 끝냈다. 그런데 실제로 살고 있는 입주자가 손에 꼽을 정도여서 밤에 불 켜진 방이 거의 없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억만장자 분양자들 상주 않고 별장처럼 사용

플라자호텔은 2005년 최고급 콘도(미국에서 고급 아파트를 가리키는 말) 겸 호텔 리노베이션 공사를 시작했다. 콘도 시설에 대한 공사는 수개월 전에 끝났고 호텔은 3월1일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콘도 분양이 완공 이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는데도 입주자가 없어 플라자호텔 콘도는 사실상 ‘나 홀로 집에’ 신세가 돼버린 것이다.



콘도가 텅텅 빈 것은 콘도를 구입한 이들이 이른바 ‘슈퍼 부자’들이기 때문이다. 사실 슈퍼 부자가 아니고는 엄두조차 내기 힘들다. 침실이 1개뿐인 콘도 한 채의 가격이 무려 500만 달러(약 47억원)를 넘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3개 층을 사용하는 펜트하우스(전망이 좋은 상층부 아파트)의 경우 뉴욕 아파트 거래사상 최고가인 5600만 달러(약 531억원)에 팔렸을 정도다. 콘도를 구입한 사람들의 면면이 스테이플스(Staples)와 제트블루(JetBlue), 바이아콤(Viacom) 같은 유명기업의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이라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181개에 이르는 콘도 중 입주자가 상주하는 가구는 6가구에 그친다. 그리고 36가구는 주말에만 이용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웃 없이 ‘나 혼자’ 살아야 하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떠난 사람도 있다고 한다.

슈퍼 부자들에게 플라자호텔 콘도는 ‘드림 하우스’가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있는 3채나 5채, 7채의 집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이들은 플라자호텔 콘도를 상주 개념의 주택이 아니라 주말이나 가끔 뉴욕에 들를 때만 이용한다. 이런 까닭으로 당분간 플라자호텔에 활기가 넘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주간동아 2008.03.11 626호 (p7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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