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6

2008.03.11

“화성, 亞 테마파크 메카로 성공 확신”

유니버설 스튜디오 개발 나선 프랭크 스타넥 USK프로퍼티홀딩스 사장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8-03-05 10: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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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亞 테마파크 메카로 성공 확신”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글로벌 테마파크‘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가 들어선다. 지금은 흙과 갈대밖에 없는 경기 화성시 송산면의 470만㎡ 간석지(여의도 면적의 5분의 3에 해당)에 2012년 완전 개장을 목표로 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것.

    한국 내 유니버설 스튜디오 개발을 맡고 있는 USK프로퍼티홀딩스(이하 USK)의 프랭크 스타넥(68·사진) 사장을 서울의 USK 본사에서 만났다. 이 은발의 신사는 월트 디즈니사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40년 넘게 근무하면서 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테마파크 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과도 같은 인물이다.

    -얼마 전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올랜도’를 방문했다고 들었다.

    “올랜도의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화성에 만들어질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와 규모나 서비스 면에서 가장 비슷하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디즈니월드까지 자리한 플로리다의 도시 올랜도는 테마파크의 메카다. 김 지사가 테마파크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보고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의 성공을 확신하는가. 이미 한국 주변엔 홍콩과 도쿄 디즈니랜드,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등 여러 경쟁업체가 있다.



    “아시아 인구는 30억명에 이른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 테마파크 방문객 수는 연간 3000만명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인구가 테마파크의 잠재고객이다. 따라서 아시아의 시장성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은 지난 50년간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진출해야 할 국가 목록에 올라 있었다. 한국에서의 성공을 확신한다.”

    -경기도 화성은 낙후한 지역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일본 지바현 우라야스(浦安)시에 도쿄 디즈니랜드를 세울 때도 거의 모든 일본인들이 왜 도쿄와 멀리 떨어진 어촌에 디즈니랜드를 세우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디즈니랜드는 도시 이미지를 완전히 바꿨다. 나는 과거나 현재에 집착하지 않는다. 미래를 바라본다. 화성에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들어섬으로써 도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뀔 것이다.”

    -테마파크뿐만 아니라 호텔, 컨벤션센터, 워터파크, 골프장, 프리미엄 명품 아웃렛 등을 두루 갖춘 체류형 리조트로 개발한다는 계획인데….

    “해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레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를 찾는다. 하루 즐기고 가는 게 아니라, 며칠 묵을 수 있게 하려면 다양한 활동거리(activity)를 제공해야 한다. 우리 목표는 당일치기 방문지가 아니라 ‘목적지로서의 리조트’를 세우는 것이다.”

    “화성, 亞 테마파크 메카로 성공 확신”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자리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올랜도’의 야경(왼쪽). 프랭크 스타넥 사장은 1월23일 김문수 경기지사(오른쪽 사진 오른쪽)와 함께 이곳을 방문했다.

    “당일 코스 아닌 머무는 관광지로 키울 것”

    스타넥 사장은 세계 1위의 테마파크인 디즈니랜드를 운영하는 월트 디즈니사의 초창기 멤버로 30년 가까이 디즈니에서 일했다. 홍콩 디즈니랜드를 제외하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디즈니랜드 설립에 모두 관여한 그는 1988년 일본에도 테마파크를 세우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스카우트되어 오사카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을 설립하는 프로젝트 등을 총괄했다.

    이처럼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지만 디즈니에서 그의 첫 업무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만드는 것이었다. 대학 재학시절 LA의 디즈니랜드 매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학비를 벌었던 것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디즈니에 입사해 재무 관련 업무를 맡았다. 그는 “당시 디즈니는 오늘날의 삼성처럼 대단한 브랜드를 가진 회사였기 때문에 디즈니 직원이라는 자부심이 컸다”고 회상했다.

    -올랜도의 디즈니월드, 도쿄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등을 기획, 개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해외시장 진출 사례를 꼽자면?

    “아무래도 첫 해외 프로젝트였던 도쿄 디즈니랜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도쿄 디즈니랜드는 현재 연간 방문객이 1200만명에 이를 정도로 크게 성공했다. 마침 오늘 디즈니 관계자에게서 e메일을 받았는데, 도쿄 디즈니랜드의 창립 25주년 기념 행사에 공식 초대를 한다는 것이었다.(웃음)”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둘 다 테마파크 업계의 리더로 테마파크의 세계적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는 회사다. 디즈니가 더 일찍 사업을 시작해 여러 강점이 있겠지만, 최근 들어 창의적인 면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더 앞서가는 듯하다. 디즈니가 좀더 어린 고객과 가족 중심이라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그보다는 나이 든 방문객 위주다. 또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디즈니에 비해 공격적이고 에너제틱한 면이 두드러진다.”

    -국가별로 테마파크를 즐기는 특성이 다른가.

    “테마파크를 즐기는 면에서는 국적, 인종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디즈니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장 재미있다고 여기는 놀이시설이 모든 국가에서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국적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테마파크에 오면 모두가 즐거운 마음이 되는 것 같다. 경직된 독일 사람들도 파리의 디즈니랜드에 오면 웃긴 모자를 쓰고 즐겁게 다닌다. 도쿄에서는 비 한 방울 내려도 우산을 펴는 일본인들이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는 비를 흠뻑 맞으면서도 즐거워한다.”

    -대규모 테마파크는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 파트타임 서비스업 등 ‘질 낮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계가 있지 않은가.

    “테마파크에 파트타임 일자리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테마파크 운영을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인력과 능력 있는 운영인력이 필요하다. 특히 테마파크는 섬세함을 요하기 때문에 여성에게 유리한 직장이다. 마케팅, 홍보, 관리 등의 영역에서 여성이 임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고 본다. 테마파크가 질 낮은 일자리만 창출한다는 건 분명 오해다.”

    반평생 넘게 ‘노는 곳’에서 일했다는 건, 빌딩숲 속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지내야 하는 도시 직장인들이 볼 때 일종의 축복일 수도 있다. 스타넥 사장은 평생을 노는 듯(?) 일했을까?

    -손님 입장으로 테마파크를 방문하는 때도 있는가? ‘노는 곳’에서 일하다 보니 생기는 에피소드도 있을 법한데….

    “물론이다. 하지만 손님으로 갈 때도 마음 편하게 즐기지 못하는 게 이 직업의 불행이다.(웃음)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테마파크의 요소요소를 분석, 평가하기 때문이다. 테마파크의 안전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무서워서 못 타는 놀이시설은 없다. 김 지사도 꽤 무서운 놀이시설까지 잘 타서 매우 용감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다. 내게 다섯 살과 두 살짜리 손녀들이 있는데, 2~3년 후엔 그 아이들과 테마파크에 가서 마음 편히 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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