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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상상력과 창조성 담은 문화상품이 미래 경쟁력 … 무한대 시장에 경계도 없어 엄청난 부가가치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영화 ‘트랜스포머’중 한 장면.

“정보사회 다음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라는 해일이 밀려온다. 경제의 주력 엔진이 ‘정보’에서 ‘이미지’로 넘어가고, 상상력과 창조성이 핵심 국가경쟁력이 된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짐 데이터(Jim Dator)의 말이다. 데이터처럼 많은 미래학자들은 기술 노하우, 생산설계, 경영기법 등이 경제의 핵심 동인(動因)이 되는 현재의 정보화사회가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나고, 가까운 미래에 상상력과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 예언하고 있다.

문화기술, 즉 CT(Culture Technology)는 이런 변화 속에서 각광받는 분야다. 정보화사회, 지식기반 경제에서 정보기술과 정보산업이 성장동력이었다면, 상상력과 감성이 중시되는 ‘창조성 기반경제’ 상황에서는 문화기술과 문화 콘텐츠 산업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획제작·창작·유통 등 유무형 기술 통칭

문화와 기술의 결합을 의미하는 CT는 문화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획제작과 창작, 유통을 발전시키는 유무형의 기술을 통칭한다. ‘트랜스포머’나 ‘디워’ 등의 특수영상 기술이나 테마파크 놀이기구, 감성형 디자인이 돋보이는 전자제품, 문화재 보존복원기술, 미디어 아트까지 분야가 광범위하지만 문화상품 또는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을 그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CT는 국가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이 인식돼 2001년 IT(정보기술) BT(생명기술) NT(나노기술) ST(우주기술) ET(환경기술)와 더불어 국가경제를 이끌어갈 핵심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차세대 성장동력산업(2003), 미래국가유망기술21(2005) 등에 선정된 바 있다.

[01] CT는 □이다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테마파크 속 놀이기구는 대표적인 CT의 사례다.

모 통신업체 광고에서 탤런트 조인성과 함께 나오는 고릴라의 출연료는 얼마일까? 미국 한 업체에서 빌려온 이 고릴라 모형의 대여료는 회당 1억원 가까이 된다. 정교한 생김새에 뛰어난 표정 연기로 진짜와 흡사한 이 모형에는 애니매트로닉스(Animatronics)라는 CT기술이 사용됐다. 애니메이션(Animation)과 일렉트로닉스(Electronics)의 합성어인 애니매트로닉스는 애니메이션과 일렉트로닉스에 메이크업(make-up)이 합쳐진 기술로, 고릴라의 생김새와 표정은 특수분장 기술과 로봇 기술의 합작품인 셈이다. 아직까지 컴퓨터 그래픽(CG)만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부분을 메워주는데, 영화 ‘괴물’에 나오는 모형이나 최근 개봉한 ‘식객’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손목도 모두 애니매트로닉스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기술로, 지난해부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국책사업으로 애니매트로닉스 개발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애니매트로닉스 이준기 모형(왼쪽), 영화 ‘식객’에 등장한 애니매트릭스 ‘잘린 손’.

애니매트로닉스 업체인 유영분장의 윤예령 대표는 “초기 단계지만 기술력은 해외에 떨어지지 않는다. 동일한 기술을 저렴하게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수출 제의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실제 이 분야는 5000만원 이상의 대여료를 요구하는 해외 업체들에 비해 국내 업체를 통한 제작비가 3000만원대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다. 윤 대표는 영화배우 이준기와 흡사하게 만든 애니매트로닉스 모형의 경우 “수백만원대의 대여료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 인기”라며 “(애니매트로닉스가) 비단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물뿐 아니라 테마파크나 전시장 등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금알을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 가운데 지능형 음악분수도 있다. 멀리는 세계적 관광지로 꼽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분수나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분수에서부터, 가깝게는 서울 예술의전당과 일산 호수공원까지 음악분수는 각광받는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여기에 CT 기술력이 보강되면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얼마 전 연세대 이인권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분수가 음악에 맞춰 물줄기를 뿜는 지능형 음악분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음악분수는 정해진 음악에 맞게 물줄기가 나올 수 있도록 분수 시나리오를 입력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분수 제작비 외에도 분수쇼를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이 큰 편이었다. 한 예로 일산 호수공원의 ‘노래하는 분수’는 220억원의 제작비 외에도 1년 유지비가 6억 넘게 들지만 다양한 곡을 선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인권 교수는 “음악분수와 관련한 쇼 컨트롤 시스템은 아직 없으며, 유지비에서 음악분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인력 및 소요 비용이 상당한 비율을 차지한다”며 “관광 중심도시에 음악분수 건립이 늘어나는 현시점에서 (지능형 음악분수 시스템은) 큰 부가가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음악분수 시스템을 응용해 음악이 들어간 불꽃놀이나 레이저쇼 등 미디어 아트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니매트로닉스나 음악분수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등 문화산업과 맞물려 있는 만큼 CT산업의 시장 가능성은 밝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0년 국내 CT시장 규모는 20조원에 이르고 9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특수영상효과를 담당한 컴퓨터그래픽업체 모텍의 장성호 대표는 “‘트랜스포머’ ‘스파이더맨’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특수효과 기술 등에 투자하는 비용은 50~60%”라며 “이런 추세에 따라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특수효과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0여 년 전 한국영화를 제작했을 때 컴퓨터 그래픽을 사용한 영화가 60여 편 중 한두 편이었다면, 현재는 CG를 사용하지 않는 영화가 한두 편에 불과하다”며 CT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밝게 내다봤다.

답 : 돈

[2] CT는 □□□다

이렇듯 CT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CT 관련 교육기관과 연구센터도 늘고 있다. 200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국내 최초로 CT대학원을 연 데 이어, 서울대 정보문화 연합전공 과정 등 각 대학에 이공계와 비이공계의 통합이 이뤄지는 연합 전공과정이 생기고 있다. 이 밖에 연세대 중앙대 서강대 등 10개 대학에 문화콘텐츠 연구소가 생겼으며, 부천 부산 청주 목포 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역 대학의 CT 관련 학과와 자치단체, 연구소 등이 함께 클러스터를 만들어 실무인력을 키우고 CT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CT에 대해 눈앞의 산업적인 측면만 보는 것은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있다. 15년 전 CT라는 용어를 처음 제안한 원광연 KAIST CT대학원 교수는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문화 활동 등에 대한 메커니즘을 구명하는 게 CT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는 단지 기술에 대한 연구결과를 문화산업에 적용하는 것뿐 아니라 “아름답다는 개념을 모델링할 수 있는지, 컴퓨터가 예술감상이나 창작을 할 수 있는지 등 문화예술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CT의 실마리가 된다”며 “이후 문화예술에 첨단기술을 접목하기 위해서는 이런 이론적 뒷받침이 우선시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나는 엔지니어니까 문화는 안 한다’ 식으로 타 학문에 배타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경계가 무너진 상황이며, 이는 세계적 현상입니다. CT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열린 태도가 필요합니다.”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미국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분수’.



문화와 기술에 대한 균형적인 이해가 우선시된다는 점에 대해선 대부분의 CT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몰텍의 장성호 대표는 “최고의 기술력을 투입해도 실패하는 영화나 게임이 많다”면서 “CT는 해당 문화 분야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론 CG를 가장 잘 활용한 영화로 ‘포레스트 검프’를 꼽습니다. 고난이도 CG는 아니지만 적절하게 활용됐기 때문이죠. 이처럼 기술을 작품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과 문화예술 모두를 충분히 파악해야 합니다.”

디즈니사에서 ‘치킨 리틀’ ‘타잔’ ‘헤라클레스’ 같은 3D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온 김상진 감독 역시 “한국 작품들은 기술력과 내용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문화적 감성이 기술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올 수 있게 하는 교육 및 사회적 여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CT는 문화재 발굴이나 보존, 국악기의 음고 표준화 작업, 디지털 퍼포먼스처럼 당장 눈에 보이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없지만, 의미 있는 분야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김기훈 CT개발팀장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문화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선 CT의 구실이 중요하며 이는 장기적, 사회적으로 큰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답 : 탈경계, 무한대

[3] CT는 □□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CT와 유사한 개념으로는 미국의 연예산업(Entertainment Industry), 영국의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 등이 있다. 이들 모두 문화콘텐츠 산업을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삼아 육성하고 있는데, 특히 문화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이 8%대가 넘는 영국은 창조산업을 통해 올해 GDP 10% 달성, 100만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정했다. 문화산업 규모가 올해 1600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문화콘텐츠 개발 투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CT산업은 현재 어느 단계에 있을까. 국내 문화산업은 2006년 전체 경제성장률인 4.5%의 2배가 넘는 9.8%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정부는 매년 100억원 규모의 지원금을 CT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시장 규모에 비해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시장 규모는 작다. 따라서 CT가 발전하기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더 요구되는 게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저작권이나 문화기술 표준화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정부의 문화정책 관련 담당자는 “반도체, 가전, 조선 등 세계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보통 10%가 넘는다. 반면 방송, 출판, 애니메이션의 시장규모는 5%를 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만큼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다.

“CT산업이야말로 제대로 된 인력만 있으면 먹고살 수 있는 산업임에도 그간 소홀히 다뤄온 측면이 있다. 앞으로 많은 발전을 기대해도 좋다.”

답 : 미래

2007 문화기술 전시회



10월30일부터 서울 상암동 문화콘텐츠센터에서는 문화관광부 주최로 2007 문화기술 전시회 및 콘퍼런스가 열렸다. 총 50여 개 업체와 협력기관이 참여한 이 행사에서 소개된 눈에 띄는 CT기술을 소개한다.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1_ 모션캡처 내가 움직이는 그대로 화면의 3D 캐릭터가 움직인다.

2_ UCC 음악 콘텐츠 악보를 못 읽더라도 마우스를 만지며 누구나 음악을 만들수 있다.

몸집 커진다 세진다, CT(문화기술) 산업
3_ ‘3D 캐릭터 변형 생성 및 재사용 기술’ 내 얼굴을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의 얼굴에 입힌다. 내가 주인공이 되는 애니메이션.

4_ 감성 컬러시스템 ‘따뜻하다’와 어울리는 배색은 뭘까. 감성언어로 4374개 유형의 감성 배색을 추출할 수 있다.




주간동아 610호 (p46~49)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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