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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터”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 “매출액 5% R&D 투자, 삶의 질 향상 제품에 주력”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휴먼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터”

“휴먼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터”
“광동옥수수수염차의 ‘대박’은 44년 동안 순수 생약의 약효와 전통 처방을 첨단과학의 힘으로 되살린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한 우물을 판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비타민 음료 ‘비타500’에 이어 ‘광동옥수수수염차’로 음료시장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최수부(73) 광동제약 회장은 옥수수수염을 차음료에 처음으로 접목한 주역답게 남다른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옥수수수염차 개발과정에서 기능성 음료엔 무엇보다 맛이 관건이라는 지론에 근거해 직접 테이스팅(tasting)을 했고, 요즘도 옥수수수염차를 하루 3병 정도 마시는 마니아다.

“제3, 제4 기능성 음료 계속 출시 … 천연물 신약에도 진력”

“현재 일본에 옥수수수염차를 수출하고 있는데, 이것도 비타500처럼 우리 동포가 사는 나라 가운데 10여 개국으로 수출 영역을 확대할 겁니다. 앞으로도 기능성 음료 시장을 주도할 생각이냐고요? 제3, 제4의 기능성 음료 소재를 지금도 찾고 있고, 관련 제제를 실험 중입니다. 기대해도 좋습니다.”

광동제약의 올해 목표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0% 상승한 2432억원. 하지만 공교롭게도 회사 매출의 절반을 넘을 만큼 혁혁한 공을 세운 두 대박 제품 모두 음료라는 점에서 광동제약이 제약회사가 아니라 음료기업 아니냐는 곱지 않은 외부 시선도 없지 않다.



“기능성 음료는 마케팅 전략상 유통채널에 많은 이점이 있어요. 또한 이를 통한 매출 확대는 곧 연구개발(R·D) 투자를 위한 잉여자금 축적으로 이어집니다.”

광동제약의 2006년도 R·D 투자금액은 85억원. 이는 이 회사 제약 매출액의 8%, 전체 매출액의 3.5%에 해당한다. 향후 R·D 투자금액은 제약 매출액의 10% 이상, 전체 매출액의 5%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 또한 서울대 의대 등과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항체 이용 백혈병 치료제 등 항암제와 순환기계용 약의 개발, 비만치료제 등 삶의 질(QOL)과 관계된 약품 판매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한방 외길을 고집해온 전력에 부합하게 장기적으로는 천연물 신약에 관심을 두고 있는데, 현재 치매치료 천연물 신약인 ‘KD501’에 대한 제2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광동제약이 지향하는 제약기업으로서의 궁극적인 위상은 무엇일까.

“제가 좀 독특해요. 기업공개 할 때 임원들에게 무상으로 10만 주를 배정했고, 외환위기로 인한 경영위기를 넘겼을 땐 협력을 잘해준 노조에 제 개인 소유 10만 주를 역시 무상으로 줬어요. 이러니 경쟁업체들이 부담스러워할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런 일들이 결국 우리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우리는 이렇게 진력을 다하는 ‘휴먼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려 합니다.”

국내 제약산업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최 회장은 일부 대기업에 일침을 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그가 단 한 번 강한 눈빛을 내비친 순간이기도 했다.

“중견기업이 독자 개발한 신제품에 대해 미투(me too) 제품을 남발해 시장을 흔드는 몇몇 재벌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제발 좀 자성(自省)했으면 합니다.”

광동옥수수수염차 연구팀이 전하는 제품 개발 뒷얘기

200여 차례 맛 테이스팅 … 예민한 미각 만들기, 반찬도 조심조심


“휴먼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날 터”

옥수수수염차 연구팀. 왼쪽부터 우문제 박사, 김진수 연구원, 이상훈 팀장.

광동옥수수수염차를 만든 광동제약 중앙연구소(경기도 평택 소재) 제제연구 1실은 사내에서 ‘환상의 대박팀’으로 통한다.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비타500’을 비롯해 ‘운지천’ ‘우황청심원 현탁액’ 등 히트상품이 모두 이 조직에서 탄생했다.

옥수수수염차는 최수부 광동제약 회장이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다. 이를 마케팅팀에서 구체화하고 연구팀에서 현실화했으니 아이디어와 제품 컨셉트, 개발의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옥수수수염차 개발 포인트는 이뇨작용이라는 옥수수수염의 기능성을 충분히 살리면서도 거부감 없는 맛을 만드는 것이었다. 집에서 옥수수수염차를 끓일 경우 마치 여물 끓인 맛이 나는데, 이를 어떻게 마시기 편한 맛을 지닌 안정성 있는 음료로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던 것. 이 때문에 광동옥수수수염차는 200회가 넘는 맛 테이스팅을 거쳐 탄생했다. 테이스팅이 있기 전날은 비상이다. 테이스팅 시간은 온몸의 신경이 미각으로 모아지는 초긴장의 순간이기 때문. 음주는 금물이고 전날 수면도 충분히 취해 컨디션을 조절해둬야 한다. 테이스팅 당일엔 양치질도 치약을 쓰지 않고 물로만 한다. 치약의 민트향이 미세한 맛의 차이를 구별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연구팀에게 옥수수수염차는 ‘모진 산통 끝에 낳은 아이’와 같은 존재다. 광동제약 제제연구 1실의 수장 우문제(43) 박사(생명공학)는 “옥수수수염은 미생물 번식이나 부패 등의 문제가 있어 전(前)처리 단계가 정말 어려웠다. 연구원들 모두 20일간 집에도 못 가고 꼬박 밤을 새울 만큼 비타500을 만들 때보다 훨씬 고생스러웠다”고 귀띔한다.

미세한 성분 차이가 맛을 결정하는 게 음료의 세계. 그러다 보니 연구팀원들에겐 미각을 예민하게 하기 위한 저마다의 노력이 깃들어 있다. 우 박사는 옥수수수염차 개발과정에서 마음 독하게 먹고 담배를 끊었다. 이상훈(38) 팀장은 자신의 미각이 최대한 깨어 있는 시각을 알아내 그 시간에 테이스팅을 했다. 김진수(32) 연구원은 없던 직업병이 생겼다고 한다. 집에서 반찬을 먹을 때도 젓가락으로 반찬을 하나씩 집어들어 혀끝에 대고 맛을 보게 된다는 것. 얼마 전 처가에 가서도 그런 행동을 하다 눈칫밥을 먹었다고 한다.




주간동아 2007.09.04 601호 (p57~58)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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