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01

2007.09.04

광동제약 음료시장서 물 만났네!

‘비타500’이어 ‘옥수수수염차’도 대박 … 구수한 맛과 ‘부기 완화’효능 전략 적중

  • 김진수 기자 jockey@donga.com

    입력2007-08-29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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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동제약 음료시장서 물 만났네!

    광동옥수수수염차의 ‘대박’은 ‘V라인 마케팅’전략의<br> 힘이 컸다.

    한해에도 수십 가지 신제품이 쏟아지는 음료업계. 그만큼 ‘대박 상품’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 한때 ‘대박’ 반열에 오르더라도 끊임없이 바뀌는 소비자 욕구와 경쟁 신제품의 출현으로 오래도록 인기를 유지하긴 더 어렵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옥수수수염차로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광동제약㈜은 단연 돋보인다. ‘박카스’의 아성을 위협하는 ‘비타500’으로 마시는 비타민 음료라는 새 영역을 개척한 데 이어, 이젠 ‘광동옥수수수염차’라는 블루오션을 만들어내면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

    지난해 7월 출시된 광동옥수수수염차는 이후 6개월 만인 올해 1월 1000만병(340㎖ 기준) 판매를 돌파했고, 5월부터는 월 1000만병 이상 팔려 출시 시점 1년인 7월 말엔 누적 판매량이 7300만병을 넘어섰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15세 이상 우리 국민이 1인당 2병씩 마신 셈이다.

    광동옥수수수염차는 9월엔 1억병 판매를 돌파하고, 연말까지 1억3000만병이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저력에 대해 광동제약 측은 다른 기업이 넘볼 수 없는, 40년 동안 축적된 자사만의 한방 노하우 덕이라고 밝힌다.

    출시 1년 만에 7300만병 판매 … 9월 1억병 돌파



    비타500의 신화를 이을 차세대 건강음료 아이템을 찾던 광동제약은 2004년부터 녹차음료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국내 차(茶)음료 시장에 주목했다. 차음료에 대한 소비자 니즈(needs) 조사 결과, 향후 차음료 음용 의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의 99%로 높은 구매 의향을 보였다. 소비자의 차음료 제품 구매 빈도도 월평균 10회로 25~34세 연령대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향후 차음료 시장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광동제약은 이를 바탕으로 차음료 시장 진입을 결정하고, 본격적인 제품개발과 판매전략을 세웠다.

    우선 차음료 시장을 세분화하고 일본 차음료 시장을 벤치마킹한 결과, 녹차음료로 편중돼 있던 차음료 시장이 2005년 말부터 혼합차 시장으로 서서히 중심이동이 이뤄지고 있음을 파악했다. 일본 역시 우롱차와 녹차가 강세였던 차음료 시장이 ‘아사히 16차(茶)’ 등 혼합차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

    한국인 입맛에도 녹차의 떫은맛을 보완해주는 혼합차의 ‘구수함’과 ‘물과 같은’ 속성이 가장 큰 강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비자 측면과 차음료 시장 및 생수시장 환경 분석을 통해 국내 소비자의 입맛과 니즈를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소재 발굴 작업을 진행한 광동제약은 옥수수수염이라는 전통 소재를 찾게 됐다.

    옥수수수염이 한방에서 이뇨작용과 부기 제거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많은 소비자가 알고 있다는 것도 제품 개발에 긍정적인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옥수수수염이 지닌 기능성에 옥수수차의 구수한 맛까지 가미할 수만 있다면 녹차에 거부감이 있거나 물의 ‘밍밍함’에 싫증을 느낀 젊은 여성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차음료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확신으로 이어졌고, 한방부문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노하우를 가진 광동제약은 자신 있게 일반 차음료와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이처럼 옥수수수염을 소재로 한 옥수수수염차의 기능성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고심했던 광동제약이 마케팅 전략의 차별화를 위해 눈 돌린 것이 바로 ‘부기 완화’다.

    광동제약 음료시장서 물 만났네!

    광동옥수수수염차는 5월부터 일본에도 수출되고 있다.

    당시 경쟁관계에 있던 다른 차음료들이 부각한 강점은 ‘다이어트’ ‘S라인’ ‘제로(0) 칼로리’ 등 체중조절로 일관돼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광동옥수수수염차만의 기능적 강점인 부기 완화를 소비자 니즈에 맞게 표현한 컨셉트 설정이 핵심 성공요인이 됐다. 다이어트라는 포괄적 개념에서 ‘아름다운 얼굴선’이라는 구체적인 강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컨셉트의 구현을 위해 지난해 말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황진이’의 타이틀을 광고에 활용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광동제약은 이 광고에서 여성의 미의 기준인 ‘고운 얼굴선’을 강조했고 이 전략으로 차음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광동제약 유통사업부 이인재(49) 이사는 “옥수수수염차 용기에 전통적인 여인상을 그려 넣는 등 우리 고유의 차음료임을 강조하고 미용실, 화장품 가게, 대학가 등 여성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중심으로 음료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일정한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고객접점 마케팅을 구사한 게 먹혀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광동제약은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옥수수수염차 용기의 디자인과 용량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 25~34세 여성이 타깃층인 만큼 이들이 옥수수수염차 용기를 들었을 때 가장 편한 느낌이 들 만한 적정 용량을 찾기 위해 고심한 것이다. 그 결과 가장 부담스럽지 않은 용량이 340㎖라는 사실을 발견했고, 한 손으로 쥐었을 때 손에 잘 달라붙도록 미세한 라인까지 신경 썼다는 후문이다.

    출시 초기 ‘선이 고운 절세가인’이라는 슬로건으로 고운 얼굴선을 강조했던 마케팅 전략은 올해 3월 가수 보아를 모델로 영입하면서 갸름한 턱선을 강조한 ‘V라인 마케팅’에 전력을 기울였다. S라인이 매력적으로 굴곡진 여성의 신체를 의미한다면, V라인은 얼굴의 갸름한 턱선을 상징한다. 이 같은 V라인은 광동옥수수수염차의 부기 완화라는 컨셉트와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5월부터 일본 수출 시작 … 까다로운 입맛 공략 본격 나서

    광동제약은 5월부터 옥수수수염차를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차음료의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거대 시장으로, 차음료 시장 규모가 연 10조원을 넘으며 전체 음료시장의 20%를 차지한다.

    지난해 히트상품이던 남양 17차도 일본의 아사히 16차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한국 음료제품 유행의 패턴은 녹차에 이어 혼합차, 최근 검은콩 음료에 이르기까지 일본 음료시장의 흐름을 따라가는 추세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광동옥수수수염차의 일본시장 진출은 우리 차음료가 역으로 일본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광동옥수수수염차는 일본 수출을 시작한 이래, 8월 중순부터는 대형 할인점인 저스코(JUSCO)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또한 전국적 체인망을 보유한 편의점인 AMPM에도 입점하기로 계약이 체결됐다. 로손(LAWSON)과도 현재 입점 문제를 논의 중이다.

    광동제약 유통사업부 이인재 이사는 “일본 소비자들이 녹차와 우롱차에 식상해진 시점에서 등장한 광동옥수수수염차가 부기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현지인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일본을 주무대로 한 모 다국적기업이 광동제약에 옥수수수염차 원료(원액)를 공급해줄 것을 제의했지만, 광동제약 측은 자칫 옥수수수염차가 ‘기무치’가 된 김치의 전철을 밟을 것 같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는 후문이다.

    광동제약은 앞으로 새로운 소재의 차음료를 갈망하는 일본 소비자를 사로잡을 다양한 판촉 및 이벤트를 펼칠 구상을 하고 있다. 전통 한방 소재인 옥수수수염을 활용한 기능성 음료인 광동옥수수수염차의 성공적인 일본시장 수출을 계기로 아시아 차음료 시장의 흐름을 이끌어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비타500의 성공신화에 이어 옥수수수염차로 또 한 번 음료시장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광동제약의 다음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Tips

    옥수수수염의 효능


    광동제약 음료시장서 물 만났네!
    광동한방병원 두인선 과장(한의학 박사)에 따르면 ‘한국본초도감’ ‘방약합편’ 등 각종 한의서에 나타난 옥수수수염의 효능은 다음과 같다.

    옥수수수염은 ‘옥미수(玉米鬚)’라고도 하는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이뇨작용은 물론 혈압을 떨어뜨리고 담즙 분비를 촉진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신장기능을 개선해 부종을 치료하고 단백뇨를 경감하는 효과가 있어 신장, 방광, 요도 등 요로계 결석 및 만성 신염에 사용하고 중년 이후의 전립샘 비대증, 당뇨병, 고혈압, 간염, 담도 결석, 천식 등에도 다른 약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소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양이 줄어 아침에 얼굴이 붓는 등 부종에 의한 비만환자에게 좋다. 신장기능이 떨어져 체내에 과도한 노폐물과 수분이 쌓이면 몸이 무겁고 부을 수 있는데, 부기는 비만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이때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면 부종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몸에 열이 많아 갈증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에도 열을 내려주는 옥수수수염차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광동옥수수수염차 성공 그 후

    경쟁업체들 ‘미투(me too) 제품’ 출시 봇물 … 옥수수수염차 20여 종 시판


    미(美)에 대한 여심(女心)이 S라인에서 V라인으로 옮겨가면서 광동옥수수수염차 판매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5월 한 달 판매량만 1230만병, 6월 판매량 1530만병, 유난히 비가 잦았던 7월에도 1480만병을 판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처럼 옥수수수염차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 V라인이라는 새로운 유행을 형성하며 성공하자 경쟁업체들도 유사제품을 내놓고 있다. 웅진식품을 비롯해 남양유업, 동원F&B, 롯데칠성음료 등이 앞다퉈 경쟁에 가세해 현재 20여 종의 옥수수수염차가 시중에 나와 있는 상태.

    광동제약 마케팅본부 이정백(53) 상무는 “제로(0) 칼로리는 기본이고 부기 완화라는 젊은 여성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광동옥수수수염차의 차별화된 판매전략이 주효했다”며 “최근 여성들의 관심이 갸름한 얼굴을 선호하는 V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광동옥수수수염차는 올해 차음료 시장 성장을 견인할 블루칩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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