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9

2007.06.12

신세대 한국美 마음껏 … 1위보다 예쁜 4위

  •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입력2007-06-07 17: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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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대 한국美 마음껏 … 1위보다 예쁜 4위
    이름이 불리는 순간, 그는 우아하게 양손을 들어 감격을 표현했다. 물기를 머금은 커다란 두 눈은 별처럼 빛났다. 5월29일 오후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07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당당히 4위에 오른 2006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24) 씨의 수상 모습이다.

    이씨는 이번에 한국의 미를 세계에 유감없이 알렸다. 한국 대표의 미스유니버스 선발대회 본선 입상은 1988년 장윤정 씨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시상식을 끝낸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씨는 “한국의 딸로서 당차고 자신 있게 행동하려 노력했다. 힘들지만 행복하고 뿌듯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씨의 수상이 더욱 값진 이유는 그가 외모뿐 아니라 뛰어난 말솜씨와 문화적 소양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활달한 성격으로 각국 미녀들과 친교를 다진 것은 물론, 한국 문화를 알리는 데도 적극 앞장섰다. 그는 대회 중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옥션 파티에서 가야금 연주를 살짝 들려줬다. 그 때문인지 가야금이 가장 비싼 값에 팔렸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비녀에 청바지, 청바지에 노리개 같은 전통과 현대의 믹스매치 패션 컨셉트는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그는 대회 기간 내내 국제미인대회 사이트 글로벌 뷰티스(GB)의 스페셜 어워드 4개 부문에 모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삼색 색동치마 위에 속살이 비치는 시스루 스타일의 한복을 입고 신명나게 장구춤을 춰 ‘전통의상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고, ‘가장 아름다운 얼굴’ 부문에서도 1위로 꼽혔다. ‘포토제닉’에서는 4위에 올랐고, ‘인터뷰 잘하는 미스 유니버스 16인’에 들기도 했다. 비공식 부문의 성적이 좋았던 만큼, 누리꾼들은 “이하늬가 진정한 1등감이었다”며 무척 아쉬워했다.

    현재 서울대 대학원 국악과에서 가야금을 전공하고 있는 이씨는 지덕체(智德體)를 겸비한 신세대 미녀로 통한다. 아버지 이상업 씨는 국정원 고위 간부를 지냈으며, 어머니 문재숙 씨는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소유자로 이화여대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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