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2

2007.04.24

“한국판 라스베이거스 만들 겁니다”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입력2007-04-18 1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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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판 라스베이거스 만들 겁니다”
    지난 겨울 국내 스키어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제는 지난해 12월8일 개장한 강원랜드의 ‘하이원스키장’이었다. 강원랜드는 우수한 눈 품질, 뛰어난 자연경관에 힘입어 열악한 접근성에도 43만명의 스키어들을 하이원스키장으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다. 강원랜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갤럽’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하이원스키장 브랜드 인지율이 65%, 브랜드 호감도는 7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랜드를 카지노에서 겨울스포츠의 메카로 변신시킨 주역은 조기송(59) 사장이다. LG전자 부사장, LG필립스디스플레이 공동대표, 중국 최대 전자업체 TLC그룹 총재 고문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전문경영인이자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장남이기도 한 그가 지난해 3월 공모를 통해 ‘도박업체’ 사장에 취임하자 그 자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원랜드는 현재 안팎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2015년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법률’ 시한이 만료되면 ‘내국인 출입 카지노’라는 독점적 지위가 사라진다. 동시에 아시아 각국이 경쟁적으로 카지노 관광단지를 잇따라 건설하고 있어 대외 경쟁도 치열한 상황. 때문에 종합관광단지로서 변신이 절실한 시점이다. 골프장과 스키장 오픈은 강원랜드가 종합적 관광단지로 변모하는 1단계 사업이다. 2단계 사업은 한층 다채롭다. 워터파크, 스파시설을 갖춘 가족 리조트단지 조성뿐 아니라 정선의 80km 길이 운탄도로도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전자업체 전문경영인이 자발적으로 낯선 관광업계로 옮겨온 이유는 무엇일까. 조 사장은 “중국 선전에서 근무하며 홍콩과 마카오의 카지노를 기반으로 한 관광단지 건설을 지켜보면서 한국에도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관광 클러스터가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윤리적 잣대가 엄격한 싱가포르도 무려 14조원을 들여 카지노가 포함된 거대 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있다”며 카지노에 대한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그는 “10년 내 강원랜드의 해외관광객 비중을 35%로 만들어 명실공히 국제적인 관광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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