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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쇳말 10가지로 본 박지성의 맨체스터 생활

수입 일주일에 1억원 결혼은 서른 살 전에

  • 맨체스터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열쇳말 10가지로 본 박지성의 맨체스터 생활

  •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일상은 평범하다 못해 지루할 만큼 단순하다. 동료들과 맨체스터 시내의 한식집, 일식집에 들르거나 영어수업이 있는 날 영어책과 씨름하는 게 그나마 특별한 일과다. 8년째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그는 이러한 일상을 ‘축구 감옥’이라고 부르면서 웃었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생활을 10가지 열쇳말(키워드)로 정리해봤다.
열쇳말 10가지로 본 박지성의 맨체스터 생활
| 암스테르담 | 박지성은 한국을 오갈 때 영국 런던의 히드로 공항을 이용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통해 네덜란드항공(KLM)을 타고 귀국한다. 이유는 런던을 거치면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4시간 동안 공항에 머물러야 하고, 그 시간 동안 밀려드는 한국 사람들의 사인 공세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에서는 갈아타는 시간을 2시간으로 줄일 수 있을뿐더러,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거의 없어 A매치를 치르기 위해 한국에 올 때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다.

| 잉글리시 | 박지성은 일주일에 세 차례 2시간씩 영어수업을 받고 있다. 그는 “아직도 밑바닥 수준”이라고 겸손해하지만 평상시 대화나 인터뷰를 하는 데 전혀 손색이 없다. 그는 영어 외에도 일본어로 대화를 할 수 있으며 네덜란드어는 거의 잊었다고 한다.

| 하우스| 박지성은 1월24일 맨체스터의 뉴타운인 윔슬로로 이사했다. 예전 집에서 10분 정도 떨어져 있는 3층짜리 빌라다. 이 지역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구단이 선수들을 관리하기 위해 마련한 선수촌 같은 지역이다. 파트리스 에브라가 옆집에 살고 에드윈 판데르 사르가 뒷집에 살고 있다. 이 지역에선 인터넷을 새로 설치하려면 한 달 이상 걸리는데 판데르 사르의 도움으로 하루 만에 설치했다고 한다.

| 프렌즈 | 가장 절친한 친구는 프랑스 출신의 에브라다. 아무래도 영어가 서툰 외국인 선수끼리 서로 의지하게 되나보다. 찰턴전이 열린 2월10일 박지성의 차를 얻어탄 에브라가 “오늘은 네가 골을 넣으라”고 덕담했는데, 마침 이날 에브라의 어시스트에 이어 박지성이 헤딩골을 뽑아냈다. 박지성은 루니와 컴퓨터 축구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찌(Ji·맨유 선수들이 부르는 박지성의 애칭)’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표시해온다. 인상이 무서워 보이는 수비수 리오 퍼디낸드는 원정경기를 마친 비행기 안에서 알렉스 퍼거슨 감독 몰래 “퍼브(영국식 선술집)에서 술 한잔 하자”는 쪽지를 박지성에게 건넸다고 한다.

|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 한국 선수들의 프리미어리그행 러시가 이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막상 경기장에서 적으로 만날 때면 부담스럽다. 그는 “한편으론 좋지만 한편으론 껄끄러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최근에는 이동국과 자주 연락한다. 아무래도 잉글랜드에 온 지 얼마 안 돼 적응하기 어려운 터라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다. 2월23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미들즈브러와 맨유 2군팀 경기에 이동국이 뛴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버지 박성종 씨와 함께 이곳을 찾아 응원하며 힘을 북돋아주었다.



| 징크스 | 특별한 징크스는 없다. 다만 아침에 일어날 때 기분이 좋으면 경기가 잘 풀리는 것 같다. 그래서 아침마다 자신의 기분을 체크하는 버릇이 있다. 그에게는 왼발 징크스가 있는데,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터뜨릴 때면 항상 왼발이 제 몫을 해냈다고. 2002년 한일월드컵 포르투갈전 골과 2004~2005 UEFA챔피언스리그 AC 밀란과의 준결승전 골, 잉글랜드 진출 후 첫 골인 버밍엄전 골 모두 왼발이었다.

| 악플러 | 시간이 날 때면 인터넷에 접속해 자신과 관련된 기사나 축구 관련 뉴스 등 한국 소식을 챙긴다. 박지성은 무작정 자신이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기사보다는 냉정하고 예리하게 분석한 기사를 즐겨 본다. 박지성 역시 악플러(인터넷상에서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지금은 악성 댓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요샌 댓글도 잘 읽지 않는다.

| 재테크 | 그의 연봉은 52억원. 일주일에 1억원씩 번다. 물론 세금으로 40% 이상 내야 하지만 거액 연봉 스타인 것은 틀림없다. 그는 “많이 못 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재테크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아버지가 관리해주신다”고 말한다. 은퇴할 때까지는 아버지가 관리하고 이후에는 한국 축구발전을 위한 유소년 축구 육성에 자신이 번 돈을 쓰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 욕심 | 거창한 목표는 없다. 맨유의 일원으로 우승을 위해 보탬이 되는 것뿐이다. 지난 시즌에는 칼링컵에서 우승했고, 올해는 반드시 프리미어리그 우승 공신록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고 싶단다.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한다면 1999년 선배들이 이뤄냈던 트레블(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3관왕)에도 도전장을 던질 생각이다.

| 향수 | 외국 생활이 8년째다. 한국이 가장 그리울 때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을 때. 친구들과 만나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며 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속상하다. 그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친구들과 놀고 싶을 때가 많다. 외롭거나 우울할 때 친구들이 생각나면 한국으로 달려가고 싶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 결혼 | 그는 프리미어리그 4총사 중 유일하게 총각이다.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고 싶은데 좀처럼 여자를 만날 시간이 없다. 친구들도 어울리는 여자를 고르기가 부담스럽다면서 소개해주지 않는다. 일본 J리그 시절에는 4대 4 미팅도 해봤는데 내성적인 성격이라 미팅엔 흥미가 없다. 박지성은 “서른 살 넘기 전에 하고 싶다.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좋은 분이 나타나면 언제든 결혼할 것이다”라며 웃었다. 어떤 여성을 원할까? 그는 “제가 특수한 직업을 갖고 있어서 모든 걸 감수하고 참아내야 한다. 인내할 수 있는 여자분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주간동아 2007.03.20 577호 (p62~63)

맨체스터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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