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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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당국에 보내는 불안한 시선

  • 김종선 경원대 교수·경제학

    입력2007-03-07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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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초 금융통화위원회는 물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며 목표 콜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던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태도로 미뤄볼 때 다소 이례적인 변화이긴 하다. 그러나 수치로 나타나는 소비자 물가상승률만 보면 한은의 자신감을 이해할 법도 하다. 시장에서는 벌써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기대감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나 물가는 현재의 물가상승률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많은 함정을 감추고 있다. 금리 변화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에서 인상으로, 혹은 인상에서 인하로 바꾸는 것은 그 폭이 아무리 작아도 금리정책의 전환을 예고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당연히 신중해야 한다.

    경기부양 좋지만 물가 불안 등 부작용도 생각하고 있나

    물가는 기본적으로 국내요인과 해외요인, 이 두 가지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 국내요인으로 인건비가 상승하거나 내수가 확대될 때 물가는 상승 압박을 받는다. 또 해외요인으로 유가가 상승하거나 원화가치가 하락할 때는 물가가 올라간다. 최근 몇 년 동안 고유가로 세계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국내 물가가 안정세를 보인 것은 두 가지 해외요인이 서로 반대되는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즉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원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물가 하락 압력으로 상쇄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여름 이후 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물가는 더욱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이렇게 외부 힘으로 손쉽게 얻게 된 통화당국이 이제 경기부양이라는 욕심을 가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유독 한국경제만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렇더라도 경기부양은 물가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특히 유가와 환율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미 달러화 환율은 물론 엔화 환율이 신저가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것은 반등 시점이 머지않았음을 암시하는 신호다. 또 유가가 최근 다시 반등세를 보이는 것이 미국 동북부 지역의 강추위로 인한 일시적 현상인지, 아니면 구조적인 반등의 시작인지도 좀더 지켜봐야 할 사안이다.

    해외요인이 우리 경제에 유리하게 전개돼 결국 금융긴축을 완화할 수 있게 되더라도 문제는 또 있다. 부동산 쪽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경제부와 한은이 합작한 유동성 확대가 부동산 가격 폭등만 초래하며, 오히려 국내 경기를 위협한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모처럼 효과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에 대한 외과적 수술을, 환부를 도려내기도 전에 서둘러 봉합해서는 안 된다.

    최근 재경부 고위 관계자가 부동산 경착륙 우려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금융감독 당국 등과 연계해 각종 부동산 담보대출 관련 규제를 해왔으며, 쏠림 현상을 주시하면서 대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경착륙 우려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 발언은 도대체 정책 당국은 지난해 이전에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또 이런 발언이 한은에서 나오지 않고 재경부에서 나온 사실도 매우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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