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5

2007.03.06

복부비만은 당뇨병의 주범

  • 고경수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입력2007-03-05 10: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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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부비만은 당뇨병의 주범
    뚱뚱한 여자 주인공이 성형수술을 통해 S라인 몸매로 변신하는 최근 흥행 영화를 보고 전문의로서 걱정이 앞섰다. 살 빼는 것을 지나치게 미용 목적에서만 강조했기 때문이다. ‘몸짱’ 열풍으로 예뻐지고 싶은 욕구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비만을 관리해야 하는 으뜸 이유는 어디까지나 건강을 위해서다.

    그럼에도 흔히 다이어트는 20, 30대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하지만 건강 측면에서 본다면 더 신경 써야 할 사람들은 배 둘레에 넘쳐나는 ‘인격’을 지닌 40, 50대 중년 남성들이다. 복부비만은 단순한 뱃살이 아니라 당뇨병과 심혈관질환 등 여러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복부비만은 당뇨병의 주범

    심혈관 및 대사 질환의 위험요소

    복부비만은 내장 내부에 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된 상태를 일컫는다. 이런 상태가 되면 지방세포는 지방을 축적, 저장하는 구실 외에도 지방(지질)과 당(혈당) 분해를 조절하는 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하기 때문에 단순 비만의 경우보다 더 위험하다. 복부의 내장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고혈당, 콜레스테롤 불균형, 중성지방 증가 등의 나쁜 영향을 끼쳐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도 심각하다.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은데, 이는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요인이 같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의 공통 위험요인에 대한 통합적 관리의 필요성이 최근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심장협회와 당뇨병학회는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 예방을 위해 다중 위험요인 관리에 집중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복부비만,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중성지방 등의 위험요인은 하나의 무리(cluster)를 이뤄 각각 혹은 함께 제2형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높이므로 공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부비만은 당뇨병의 주범
    그렇다면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일단은 자신의 허리둘레 재기를 습관화해 복부비만부터 예방해야 한다. 아울러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중성지방 등 주요 위험요소를 정기적으로 측정해 함께 관리한다. 또한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을 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전문의와 상담한 뒤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심혈관이나 대사 질환을 관리하는 최초의 통합치료제로 국내에 출시되기 전부터 관심을 끌고 있는 리모나반트는 체중은 물론 중성지방을 감소시키고, 좋은 콜레스테롤은 증가시키는 등 종전엔 없었던 통합적 효능이 임상실험에서 입증됐다고 하니 환자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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