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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안의 창의력을 깨워라

개미와 베짱이 뒤집어보기

  • 이도희 경기 송탄여고 국어교사·얼쑤 논술구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개미와 베짱이 뒤집어보기

현대인들이 삶을 살아가기 위한 많은 철칙들이 있다. 이를테면 ‘젊어서 열심히 일해야 늙어서 후회하지 않는다’ ‘친구가 되려면 서로 좋아해야 한다’ ‘싼 호텔에 숙박해야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등이다. 대부분 선친의 지혜를 통해, 혹은 교육을 통해 알게 된 것이다. 삶의 철칙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삶의 인식과 방식을 규정해왔다. 그러나 창의적 관점에서 보면 이 같은 철칙 또한 파괴되고 새롭게 규정돼야 할 대상일 뿐이다. 우리는 그동안 사회적, 문화적으로 용인된 삶의 인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 즉, 창의적 관점으로 수용하지 않았다. 다음의 글을 보자.

(1) 장래를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미루는 것은 행복을 가져다줄까. 랜 키베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개미와 베짱이’ 우화의 이 같은 메시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컬럼비아대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조사 시점에 따라 ‘일’과 ‘파티’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 것. 일주일 전에 공부나 일 대신 파티를 택했던 학생들은 ‘그 선택이 후회스럽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5년 전 선택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전혀 다른 반응을 나타냈다. 5년 전의 일에 대해서는 당시 파티 대신 일을 선택했던 학생들이 ‘후회스럽다’고 답변했다. 키베츠 교수는 졸업 후 40년이 되는 컬럼비아대 동문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젊은 시절을 즐기면서 보냈던 동문들은 대체로 “잘한 선택이었다”고 대답한 반면, 일만 하면서 지낸 동문들은 “젊었을 때 좀더 인생을 즐겨야 했는데 후회가 된다”고 답변했다. 키베츠 교수는 이를 ‘원시(遠視·멀리 보기)의 오류’라고 말했다. 미래만 염두에 두고 현재를 희생하면 장기적으로는 후회하게 된다는 것이다. -‘개미와 베짱이’ 우화 다시 읽기

(2)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제관계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법칙이다. 그런데 개인 간의 우정에서도 똑같은 원칙이 적용된다는 점을 제니퍼 보손 사우스플로리다대 심리학과 교수가 밝혔다. 그는 조사 참가 대학생들의 친구 관계를 파악한 뒤 어떤 요소가 우정을 굳건하게 하는지를 분석했다. 결과는 특정 개인을 똑같이 싫어한다는 점이 우정의 강력한 뒷받침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이를 ‘부정에 기초한 우정(Negativity Friendship)’이라고 불렀다. - ‘적(敵)의 적(敵)은 나의 친구’

(3) 프린터 생산업체들은 잉크젯 프린터를 광고할 때 항상 저렴한 비용을 강조한다. 실제로 100달러 미만인 잉크젯 프린터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프린터 회사는 프린터를 팔아서가 아니라 잉크 판매를 통해 돈을 번다. 호텔도 마찬가지. 파격적으로 싼 객실 요금으로 손님들을 유치한 뒤 전화요금, 미니바 수입 등을 통해 이윤을 늘린다. 데이비드 라이브손 하버드대 교수는 이를 ‘감춰진 요금 경제’로 이름 붙였다. - ‘숨어 있는 수익을 찾아라’

- (1) (2) (3) 동아일보 공종식 뉴욕 특파원




개미와 베짱이 뒤집어보기
위 글은 ‘뉴욕타임스 매거진’ 최근호가 1년 동안 학술계의 성과를 뒤져 ‘2006년을 빛낸 새로운 이론’을 선정, 발표한 내용이다. (1)을 통해 우리는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떠올린다. 우리의 젊은 시절 ‘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1)의 조사에 의하면 젊은 시절의 ‘일’에 대한 가치가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젊을 때 ‘일하고’가 아니라 ‘즐길 땐 즐기고’로 해야 늙어서 후회가 없다는 내용이다. 창의적인 관점이 돋보인다.

(2)도 상식을 파괴한다. 상식이라면 서로 ‘친해야’ 친구 간에 우정이 성립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2)는 ‘특정 개인을 똑같이 싫어한다’는 내용이 ‘우정’을 굳건히 하는 요소임을 새롭게 밝히고 있다. 우리의 상식인 ‘긍정에 기초한 우정’이 파괴되는 순간이다. (3)의 내용 또한 창의적 발상이 돋보인다. 광고는 저렴한 비용의 잉크젯 프린터를 강조하지만, 수익은 광고에 숨어 있는 ‘잉크 판매’에서 얻기 때문이다. 저렴한 호텔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이를 교묘한 상술로도 볼 수 있으나, 출발점은 창의적 발상에 두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수험생이 기존의 이론을 그대로 수용해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채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너무 상식적이기 때문이다. 수험생 자신이 기존 이론을 재해석해 문제점을 제시하고 통쾌하게 증명한다면 어떨까? 물론 기존의 이론을 재해석하는 창의적 관점을 형성하는 것은 단시간에 되는 일이 아니다.

먼저 수험생이 평소 신문, 시사 주간지 등에 실린 각종 이론에 대해 자기 관점에서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 문제 제기는 창의적 발상을 가능케 하는 인식의 첫 단계다. 다음으로 현실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논증 과정을 밟아야 한다. 대상에 대한 철저한 증명 과정은 귀납법을 활용하면 좋다. 현실의 여러 구체적 사례를 놓고 이를 일반화하는 증명 과정을 밟으면 된다.

학생들이여, 이제부터 과감하게 창의성을 추구해보자. 논술시험 평가의 핵심은 바로 창의성에 있으니까.



주간동아 573호 (p93~93)

이도희 경기 송탄여고 국어교사·얼쑤 논술구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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