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3

2007.02.13

막강 파워 소비층 급부상!

주머니 넉넉·소비욕구 빵빵 … 여행·패션·문화 등 전 시장의 타깃

  • 김현수 동아일보 특집팀 기자 kimhs@donga.com

    입력2007-02-07 14: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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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강 파워 소비층 급부상!

    골드미스가 자주 찾는 서울 한 백화점의 액세서리 숍.

    #1.‘악마는 프라다를 공장에서 산다’

    영화를 패러디한 코미디? 아니다. 여행사 넥스투어가 올 초 내놓은 이탈리아 쇼핑여행 상품이다. 6박8일 자유일정으로 명품 아웃렛 쇼핑정보를 준다. 이 회사 이정민 대리는 “골드미스들은 해외 경험이 많고 언어능력도 뛰어나 테마가 있는 자유여행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2. 갤러리아백화점 서울 압구정점은 최근 사은품을 골드미스 취향으로 바꿨다. 기존의 식용유, 상품권 대신 자체 제작한 세련된 미용거울을 마련했다. 광고 전단지에는 ‘돌체앤가바나’ ‘멀버리’ 등 젊은 명품 위주의 최신 상품 정보를 담았다. 지난해 이 백화점 서울 압구정점에서 25~35세 여성이 구매한 총금액은 전년 대비 16%나 늘었다.

    경제력 있는 싱글 여성인 골드미스가 파워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의 파워는 1월2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막을 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도 주목받았다. 골드미스는 가격보다 가치를 중시한다. 브랜드가 말하는 감성을 가장 빨리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때문에 여성을 타깃으로 하던 패션, 화장품 업계뿐 아니라 여행, 금융, 공연, 건강산업까지 골드미스를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쇼핑을 말하다



    지난해 8월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신관 2층을 ‘드리스 반 노튼’ ‘알렉산더 맥퀸’ 등 젊은 감각의 명품 브랜드 위주로 개편했다. 남다른 명품을 선호하는 25~35세 여성을 잡기 위해서다. 이들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커리어 우먼 클럽’도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은 지난해 9월 브런치(아침 겸 점심) 패션쇼를 열었다. 서울 청담동의 유명한 레스토랑 ‘카페 74’를 서울 소공동 본점에 들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마케팅팀 홍정표 과장은 “싱글 여성들이 소비 욕구와 경제력을 모두 가진 매력적인 소비층으로 떠올라, 패션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재테크에서 하이테크까지

    싱글 여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지 않았던 금융, 자동차, 디지털통신 업체들도 골드미스를 잠재시장으로 보고 새로운 상품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화장품, 생활가전 등 여성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쉬 앤 스타일 펀드’를 내놓았다. 국민은행의 ‘명품 여성통장’ ‘삼성 투자미인 자산배분 혼합형 펀드’ 등도 여성을 타깃으로 한 금융상품. 신용카드 업계도 씀씀이가 큰 골드미스를 타깃으로 한 카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 초 ‘현대카드M레이디’를 내놓았다. 백화점, 면세점 무이자 할부 등 쇼핑, 건강, 문화 관련 혜택을 제공한다.

    문화를 이끌다

    지난해 큰 인기를 누린 토종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기획 단계부터 2030세대의 생생한 목소리를 반영했다. 뮤지컬의 주요 고객이 젊은 싱글 여성이기 때문이다.

    여행 관련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 관광청은 지난해 10월 같이 가고 싶은 친구를 추천하면 함께 여행 갈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이미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온 골드미스들에게 새로운 영국을 발견하라는 취지였다.

    특급호텔들도 ‘쳐녀들의 수다’ ‘걸스 나이트’ ‘트렁크 레이디스’ 등 싱글 여성을 타깃으로 한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수입자동차 아우디는 와인파티와 음악회를 열고, 한국 닛산-인피니티는 롯데면세점과 공동으로 개인쇼핑 에스코트 서비스를 운영하는 문화마케팅으로 골드미스를 유혹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미국 방송사 HBO와 제휴해 ‘섹스 앤 더 시티’ ‘식스 핏 언더’ 등 해외 드라마를 휴대전화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회사 영상사업팀 김경석 팀장은 “골드미스들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디지털 트렌드에도 익숙하다”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해외 드라마를 선택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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