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8

2007.01.09

정보화 불청객 개인정보 유출

  • 이명우 종로학원 광주캠퍼스 논술연구소장·대학별고사 ‘적중예감’ 저자

    입력2007-01-08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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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에 사는 대학생 최미경(21·가명) 씨는 최근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대인(남성) 기피증과 우울증 때문이다. 지하철을 타도, 공공장소에 가도 최씨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두리번거린다. ‘혹시 저 남자가 어제 전화한 사람일까’ ‘저 사람이 나를 쫓아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과 고민으로 그녀는 학교생활에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 도대체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중략)

    자신에게 이런 전화가 오는 이유를 알게 된 건 올해 여름이었다. 전화를 한 30대 후반의 한 남자가 “인터넷을 통해 연락처를 알게 됐다. (미경 씨를) 원조교제를 하는 여자로 알고 있다”고 말한 것. 최씨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얼마 후 최씨는 이 남자가 말해준 인터넷 사이트에서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한 수백명의 여자들 이름과 전화번호, 심지어 취미와 생김새가 인터넷을 통해 무작위로 유통되고 있음도 확인했다. 당시 최씨가 발견한 사이트에는 그가 ‘20세 대딩, 글래머. 약간 통통하지만 귀여움. 키 168cm. 먹음직함’이라고 소개돼 있었다.

    - ‘주간동아’ 2007년 1월9일자, 568호 36쪽. 한상진 기자


    1.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인간 삶의 변화



    텔레비전과 컴퓨터, 인터넷 같은 새로운 통신기술과 정보처리 기술의 발달로 인류는 이제 정보화 사회에 진입했다. 그리고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컴퓨터와 전화를 이용해 손쉽게 각종 쇼핑과 예약을 할 수 있으며, 은행이나 관공서를 직접 찾아가지 않고도 업무를 쉽고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다. 사람들은 갖가지 육체노동에서 해방됐으며, 클릭 한 번으로 세계 곳곳의 수많은 정보를 검색하고 수집할 수 있다.

    이렇듯 정보화 사회는 인간을 시간의 제약, 공간의 제약, 사회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정범모의 ‘정보사회와 인간생활’에 의하면 새로운 의미의 개방 사회가 출현했으며, 정보화 사회가 가져다준 해방과 개방은 유사 이래 최초로 엄청나게 풍부한 문화 경험을 가능하게 해주었고, 다양한 자아실현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2. 정보화 사회의 부정적 측면

    하지만 정보화 사회가 인류를 밝은 미래로만 인도하는 것은 아니다. 정보화 사회가 열어놓은 장밋빛 미래의 이면에는 각종 부작용과 위험요소들이 가득하다. 먼저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의 소유와 처리 방식에 따라 새로운 빈부격차가 생긴다. 또한 인터넷 전자투표 등을 통해 참여민주주의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에 반비례해, 특정 집단이나 정부에 의한 정보 독점 및 악용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뿐 아니라 인터넷 가상공간은 자아 정체성 회복의 수단이 될 수 있는 반면, 정체성 상실의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과 함께 정보화 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자 현재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개인정보의 노출과 그 악용 가능성이다.

    3. 개인정보 노출과 불신의 시대

    우리 사회에서 개인정보 노출은 매우 심각한 사회문제다. 2005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개똥녀 사건’은 당사자의 얼굴과 신상정보가 모두 공개돼 ‘인터넷 마녀사냥의 피해자’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2006년 초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주민등록번호 도용 사건은 수백만명의 피해자를 낳았고 기업의 입사지원서 유출, 건강보험공단의 개인정보 유출 등에 이르기까지 개인정보 노출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온라인상의 개인정보 노출은 개인의 기본 권리인 사생활의 보장을 위협할 뿐 아니라, 정보사회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 문제는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유출돼 거래 대상이 되는가 하면, 심지어 수사기관이나 국가기관에 의해 합법적으로 자행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개인정보 노출은 인권 파괴와 유린으로 이어지고, 이는 민주사회의 존립을 위협하게 된다.

    4. 개인정보 보호를 통한 인프라 구축

    미래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지식 정보사회 발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신뢰’라고 말했다. 정보화 사회를 축복으로 맞이하려면 무엇보다 개인정보와 인권의 중요성에 대한 시민의식이 확산돼야 한다. 즉, 개인정보에 대한 시민의 의식 제고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제도와 법률의 제정 및 엄격한 시행이 필요하다.

    기출문제

    。다음 (가), (나)의 지문을 읽고 사이버 세계의 유용성에 관한 글쓴이의 입장을 정리한 후, 이에 대해 가능한 반론을 제시하시오. (2004학년도 이화여대 모의고사)

    。아래 지문(컴퓨터 2000년 인식 오류-Y2K)을 읽고 반드시 하나의 완성된 논술문을 작성하시오. (2000학년도 동국대 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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