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6

2005.08.02

불법 약 뿌리 뽑기 칼 뽑았다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7-29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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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약 뿌리 뽑기 칼 뽑았다
    “약국 외에는 100%가 불법 약입니다.”

    대한약사회(회장 원희목)가 불법 약과 불법유통된 약품에 대해 칼을 뽑아 들었다. 5월부터 시작한 불법 약 추방운동이 바로 그것. 이 운동의 본부장을 맡은 이영민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현재 정확한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 불법 약을 이번 기회에 뿌리 뽑겠다”며 “가짜 약과 불법유통 약품은 국민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국민적 참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한약사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공동으로 벌이고 있는 불법 약 추방운동은 올 하반기까지 진행될 예정. 이 본부장은 “이번 기회에 불법 약의 유해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약국에서만 정품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본부장은 효과적인 운동의 전개를 위해 5월 불법 약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6월16일에는 서울 명동에서 불법 약의 유해성을 알리는 ‘대국민 선포식’도 했다. 그는 “대국민 불법 약 인식조사에서 1000명 중 61%가 ‘불법 약을 쉽게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운동 배경을 설명했다.

    “어느 날 한 남자가 약국에 와서 ‘밤에 먹는 약’을 달라고 해 발기부전 치료제는 의사 처방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더니 ‘그 약사 되게 뻣뻣하네, 약국 아니라도 얼마든지 살 수 있어’라고 버럭 화를 내더라고요.”



    이 본부장은 “실제 약국 외에서 발기부전 치료제를 구입한 남성 1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45%만이 본인이 산 약을 정품이라고 믿고 있었다”며 “이는 우리 국민들에게 불법 유통망을 통해서도 정품을 살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이 팽배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불법 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진통제, 쌍화탕, 해열제, 자양강장제, 지사제, 항알레르기제 등 전문 약사만이 취급할 수 있는 약을 잡화상이나 슈퍼마켓, 심지어 성인용품점 등에서 불법 유통하고 있는 것.

    이 본부장은 현재 불법 약과 관련한 포스터, 심벌, 리플릿 등을 약국에 비치해 캠페인을 하는 한편, 불법 약 신고처인 ‘불법 약 온라인 신고센터’(www.drug112.or.kr)를 개설해 국민들에게 불법 약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그는 “식약청과 검경 등이 함께 수사에 동참하는 시스템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한 불법 약 온라인 신고센터에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벌써 5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처음엔 다소 낯설어하던 시민들도 좋은 취지에 금방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 캠페인과 불법 약 온라인 신고센터를 활성화해 올해 안에는 국내 불법 약 실태를 파악한 뒤 ‘불법 약 연구보고서를 발표하겠습니다.”

    이 본부장은 가짜 약과 불법유통 약품이 없어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싸워나갈 것임을 다시 한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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