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6

2005.08.02

‘X&Y’ 빌보드 3주 연속 1위 … 미국 시장서 선전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5-07-28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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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Y’ 빌보드 3주 연속 1위 … 미국 시장서 선전
    ‘콜드플레이’의 신보 ‘X&Y’가 화제다. 미국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앨범차트 1위에 올라 3주 연속 정상을 지킨 때문. 자국인 영국에서도 당연히 4주 연속 앨범차트 1위를 고수했다.

    ‘X&Y’ 빌보드 3주 연속 1위 … 미국 시장서 선전
    1960년대 ‘비틀스’를 앞세운 1차 브리티시 인베이즌(British Invasion·영국 팝의 침공)과 80년대 초 ‘듀란듀란’, ‘왬’, ‘컬처클럽’ 등 이른바 뉴 로맨틱 그룹이 주도한 2차 브리티시 인베이즌 후 영국 뮤지션들의 미국 시장 성적표는 초라했다. 팝의 황금기였던 80년대, 황제 마이클 잭슨을 앞세운 미국세에 밀리기 시작한 영국은 이후 단 한 번도 주도권을 탈환하지 못했다. 90년대 중반 브릿팝(Brit Pop) 전성기의 양웅이었던 ‘블러’와 ‘오아시스’도, 데뷔 싱글부터 무려 7곡을 연속 영국 싱글차트 1위에 올려놓으며 ‘비틀스’의 기록을 갈아치웠던 ‘웨스트라이프’도 미국 공략에는 실패했다. 현재 영국 최고의 인기가수인 로비 윌리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그 역시 대서양만 건너면 인기의 격전장에 명함조차 내밀지 못한다.

    사정이 그렇기에 ‘콜드플레이’의 선전은 더욱 돋보인다. 그러고 보니 비슷한 사건이 한 번 더 있기는 했다. 2000년 ‘라디오헤드’의 앨범 ‘Kid A’가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에 오르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라디오헤드’와 ‘콜드플레이’는 같은 계보로 분류할 수 있는 밴드다. ‘영국산 우울’로 표현되는 절묘한 멜랑콜리함이 그들 음악의 핵심. ‘콜드플레이’는 이른바 ‘라디오헤드’ 계보의 적통대군이다. ‘라디오헤드’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수많은 밴드들 중 최후 승자는 ‘콜드플레이’임이 시간이 흐를수록 명확해지고 있다. 99년 평단의 극찬을 받은 데뷔 앨범 ‘Parachutes’와 함께 혜성처럼 등장한 ‘콜드플레이’는 이제 3집 ‘X&Y’로 팝 음악의 양대 본산 영국과 미국 시장을 모두 석권하며 공인된 1인자의 자리에 등극했다.

    ‘X&Y’가 가진 최고의 미덕은 첫 곡 ‘Square one’에서 첫 싱글로 히트한 ‘Speed of sound’를 지나, 마지막 곡 ‘Twisted logic’까지 이어지는 균질성이다. 어느 것 하나 튀거나 모자람이 없다. 그야말로 맛깔나는 음악의 성찬이다. 참 묘하다. 듣고 있으면 사람을 극한의 우울로 한없이 밀어내는데 그러면서도 ‘참 좋다, 행복하다!’라는 느낌이 절로 드니 말이다. ‘콜드플레이’의 음악이 그렇다. 이만하면 이제 ‘라디오헤드’ 가문의 문장은 ‘콜드플레이’에게 돌아가도 좋겠다.(‘라디오헤드’가 들으면 섭섭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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