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5

2005.07.26

‘최철한 이기는 법’ 감 잡았어!

이창호 9단(백) : 최철한 9단(흑)

  • 정용진/ 바둑평론가

    입력2005-07-22 10: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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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철한 이기는 법’ 감 잡았어!
    이창호 9단의 상반기 성적은 19승12패, 승률 61%에 그쳤다. 이는 2000년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이창호 일인 독주시대의 종언’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내 기전에서는 후배 최철한 9단의 맹렬한 도전을 받고 있고, 국제 기전에서는 이세돌 9단에게 추월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전에서조차 밀려버린다면 권토중래를 노릴 발판마저 잃게 된다.

    이 결승3번기 직전까지 국내 타이틀 판도는 이창호 9단이 3관으로, 2관의 최철한 9단과 치열한 쟁탈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 따라서 전자랜드배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추격을 따돌리고 4관으로 한발 나아가느냐, 아니면 어깨를 나란히 하느냐가 결정된다. 이때까지 이창호 9단은 최철한 9단과 벌인 세 번의 도전기에서 세 번 다 고배를 마셨다. 이창호 9단으로서는 배수진을 치고서라도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처지인 것이다.

    결승1국을 이창호 9단이 아슬아슬하게 반 집으로 이기고 맞은 2국. 갚아야 할 빚이 있음을 승리의 여신도 아는지 행운이 따르고 있다. ‘장면도’ 흑1·3으로 ‘독사’ 최철한이 백대마 공략에 올인(다 걸기)했다. 위기일발! 이번에도 당하는가 싶은 순간, 백4 이하의 카운터펀치가 터졌다. 흑5로 6의 곳을 받는 것은 백A로 끼울 경우 대책이 없다. 그래서 흑9로 단호히 끊었으나 가만히 백10에 뻗으니 그만 흑이 난감해졌다. 다음 순간, 백B로 덮어씌우는 수와 C로 거꾸로 흑대마를 잡자는 수가 보이지 않는가. ‘실전진행도’ 고민하던 흑은 1·3을 선수해놓고 5·7로 중앙을 살리고 보았으나 백10에 이르니 우변 흑 가 거꾸로 죽어버렸다. 수상전이 되지 않는다. 142수 끝, 백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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