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5

2005.07.26

각국 톱스타 총출동 … 음악, 세상을 비추다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5-07-21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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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 톱스타 총출동 … 음악, 세상을 비추다

    런던 하이드파크에서 열린 ‘라이브 8’ 공연현장.

    비극적인 런던 폭탄테러로 빛이 바래고 말았지만 7월6일부터 사흘 동안 스코틀랜드 글렌이글스에서는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이 열렸다. 회담을 앞두고 지구촌 최대의 음악 축제도 벌어졌는데 7월2일 런던, 필라델피아, 파리, 모스크바, 에든버러, 도쿄 등 세계 10개 도시에서 동시에 펼쳐진 ‘라이브 8’ 공연이 그것이다. 공연에는 폴 매카트니·스티비 원더·마돈나·U2·머라이어 캐리 등 1000명이 넘는 뮤지션이 총출동했고, 각국 공연장에는 모두 합쳐 100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들어 환호했다.

    세계 언론들은 이 공연을 두고 20년 만의 ‘라이브 에이드’라 대서특필했다. 그러고 보니 음악을 통한 세상의 구원을 외쳤던 라이브 에이드가 펼쳐진 것이 지금으로부터 꼭 20년 전 여름(정확히 1985년 7월13일)이었다.

    당대의 팝스타들이 총출동했던 ‘라이브 에이드’는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과 필라델피아의 JFK 스타디움에서 동시에 열렸다. 공연은 전 세계로 위성 생중계돼 140개국 20억명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고, 이를 통해 700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모을 수 있었다. 또 두 개 대륙에서 동시에 개최한 최초의 공연이라는 기록도 남겼다. 필 콜린스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마친 뒤 콩코드를 타고 날아가 JFK 스타디움에도 등장해 하루 동안 두 개 대륙의 무대에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2005년의 ‘라이브 8’이 1985년의 ‘라이브 에이드’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증거는 명백하다. 각국의 톱스타들을 동시에 끌어모은 공연의 모양새가 그렇고, 공연의 모티브가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라는 점에서도 같다. ‘라이브 8’을 총지휘한 인물이 바로 ‘라이브 에이드’의 산파였던 보브 겔도프라는 사실에 이르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자선공연의 효시로 꼽히는 1971년의 ‘방글라데시 기아난민돕기 콘서트’(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이 기획했던 것으로 유명하다)를 시작으로 ‘라이브 에이드’와 ‘밴드 에이드’, 그리고 영어의 몸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의 석방을 이끌어낸 ‘만델라 콘서트’와 이번의 ‘라이브 8’에 이르기까지 음악은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고 어두운 곳을 비추는 선의의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Do they know it’s Christmas’와 ‘We are the world’가 인류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만든 지도 20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제3세계의 빈곤은 여전하고, 그들은 같은 이유로 또 모여야만 했다.



    음악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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