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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인터넷 창업 백만장자의 꿈

우리는 지금 온라인으로 간다

제품 판매 현장 경험 소호몰 성공 밑거름 … 구멍가게서 디지털 거상으로 변신

  •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

우리는 지금 온라인으로 간다

우리는 지금 온라인으로 간다

주방용품 전문 쇼핑몰 ‘그릇나라’를 운영하는 임수경 씨.

소호몰 운영자라면 다들 한 발씩 걸치고 있다는 ‘옥션’의 ‘파워셀러’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 초창기에는 컴퓨터에 능한 젊은이들 위주였다면, 언제부턴가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거나 오프라인 유통 경험이 있는 사람들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왜 그럴까? 온라인 판매자들이 엄청나게 늘면서 가격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선 누가 물건을 싸게 공급받느냐, 혹은 누가 물건 원가를 낮출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해진다. 이 부분에서는 오프라인에서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유리한 건 당연지사. 결과적으로 오프라인 기반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현재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전국 재래시장을 온라인으로 묶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10개 시·도별로 사이트를 하나씩 만들고, 각 사이트마다 해당 지역의 재래시장을 엮는다는 구상. 이 계획이 실현되면 전국 100여개 재래시장, 수만여명의 재래시장 상인들이 온라인 판매자로 거듭나게 된다.

이들보다 발 빠르게 온라인에 뛰어들어 이미 성공 판매자 대열에 들어선 재래시장 상인들도 적지 않다. 특히 패션제품을 주로 파는 동대문, 남대문 시장 상인들 가운데에 많다. 2003년부터는 청계천 공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청계천 주변 상가 운영자들이 온라인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

재고 처리하다 온라인 눈떠 … 오프라인은 유례없는 불황



김현순(32) 씨는 남대문시장 부르뎅아동복 상가에서 드레스를 팔고 있다. 부모님이 20여년간 운영해온 가게를 물려받은 지 만 6년. 김 씨가 매장을 맡은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순익 늘리기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뭔가 새로운 차원의 돌파구가 필요했다. 2003년 2월, ‘옥션’에 처음으로 물건을 올려봤다. 재고 처리해야 하는, 잘 팔리지 않는 사이즈 제품을 1000원 경매로 올렸다.

“놀라운 일이 벌어지더군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2만원에 내놔도 팔리지 않던 드레스들이 더 높은 가격에 줄줄이 팔려나가는 거예요. 당시 ‘옥션’에서 드레스를 파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게 판매에 큰 도움이 된 거죠. 처음 두 달 동안 무려 900만원어치를 팔았습니다.”

이후 신상품을 본격적으로 올리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월 평균 1200만원어치를 팔고 있다. 순이익은 매달 300만원가량. 성수기 오프라인 월 매출 5000만원, 순익 1600만원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만년 적자이던 비성수기 때도 흑자를 유지해주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청평화시장에서 니트 의류를 파는 형수와 함께 온라인 시장을 개척해 대박 상인이 된 추장영(37) 씨, 황학동 벼룩시장에서 중고 VTR 전문매장을 운영하면서 온라인에 진출해 현재 매출액의 80%를 온라인에서 올리고 있다는 김동수(52) 씨 등도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온라인은 시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경기 이천시 부발읍 무촌리라는 ‘깡촌’에 있는 도자기판매점 ‘해룡도예’는 2003년 9월 이천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다 인터넷으로 판로를 넓혔다. 현재 4개 쇼핑몰에 도자기를 공급하면서 올리는 한 달 평균 매출액은 1500만원 선. 700만원대인 점포 매출의 2배가 넘는다. 인터넷 자체 판매도 늘었지만, 유명세를 타면서 회사 판촉물 등의 대량 주문이 밀려든 덕분이다.

해룡도예를 운영하는 박호영(40) 씨가 성공 판매자로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은 제품이 파손돼서 배달됐을 경우 손해를 감수해가며 무조건 새 물건을 보내주는 등의 대처로 신뢰를 쌓았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오프라인 매장들은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특히 요즘 아파트 상가 매장들은 대부분 파리를 날리기 일쑤다. 이들 또한 온라인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서울 강동구 길동 신동아아파트 상가에 자리 잡은 그릇 가게 ‘도매나라’도 그랬다. 임수경(51) 씨는 2002년 현재 위치에 매장을 얻어 그릇 장사를 시작했다.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가게 임대료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에 임 씨는 인터넷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온라인에는 그릇류 베스트셀러인 코렐, 코닝 제품 판매자가 거의 없었다. 오프라인에서 거의 가격이 고정돼 있다시피 한 코렐, 코닝 제품을 싸게 팔았다.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한창 팔릴 때는 한 달 매출이 5000만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런 얘기가 알려지면서 같은 제품을 취급하는 판매자가 늘어났다. 출혈 수준의 가격경쟁이 시작되는 바람에 월 매출은 2000만원 선으로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월 평균 순익을 따지면 400만원이나 된다.

양희창(30) 씨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라는 싼 가격에 혹해 서울 양천구 신월동 집 근처 주택가에 가게 터를 골랐다 낭패를 봤다. 유지비가 나오기는커녕 문을 연 지 몇 달이 되도록 가게에 들어서는 사람조차 보기 힘들었다. 그렇게 6개월을 버티다 ‘G마켓’에 제품을 올리기 시작했다. ‘옥션’에 비해 후발주자인 ‘G마켓’은 판매자들에게 여러 파격적인 혜택을 줄 뿐 아니라 경쟁자도 적어 장사하기가 훨씬 나았다. ‘G마켓’에서 건강식품 부문 대표 판매자로 자리를 굳힌 양 씨는 현재 온라인으로만 월 5000~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온라인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사람 중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지 않은 경우도 대부분 어떤 식으로든 오프라인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옥션에서 여성구두로만 월 5000만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는 김인경(43) 씨. 서울 명동에서 신발가게를 운영하던 남편이 못 팔고 남은 물건을 집에 갖다 쌓아놓은 것이 온라인 진출의 계기가 됐다.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재고 상품을 올렸지만 몇 번 경험이 쌓이면서 오프라인에서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은 온라인에서도 잘 팔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후에는 남편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만 골라 올렸지요.”

서서히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현재는 ‘옥션’의 대표적인 여성구두 판매자로 자리 잡았다.

이외에 한 달에만 1억원어치의 화장품을 팔고 있는 조정안(29) 씨는 아버지가 20여년간 화장품업체에서 근무해 화장품 유통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인가 하면, 빅사이즈 여성의류로 월 순이익 1500만원을 기록하며 대박 판매자 대열에 올라선 윤은희(33) 씨는 동대문과 명동에서 직접 옷가게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경우다.





주간동아 2005.07.26 495호 (p22~23)

김소연/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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