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7

2005.01.04

그린에서 번 돈 일부 사회 환원을

  • 문승진/ 골프칼럼니스트 sjmoon@hot.co.kr

    입력2004-12-30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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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에서 번 돈 일부 사회 환원을
    2004년 시즌에도 미국 그린에서 코리아 돌풍은 계속됐다. 특히 새해엔 ‘코리아 돌풍’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004년 12월6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의 LPGA인터내셔널골프장(파72)에서 끝난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퀄리파잉스쿨 마지막 날 김주미(20·하이마트), 조령아(20), 손세희(20), 임성아(20·MU), 정일미(32), 김주연(23·KTF) 등 8명의 한국 낭자가 올 시즌 전 경기 출전권을 따냈다. 따라서 LPGA 투어에서 전 경기 출전권이 있는 한국 선수는 23명으로 늘어났다. 조건부 출전자까지 합하면 30명이 넘는다.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다.

    2004년 시즌 한국 낭자들은 ‘버디 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의 2승을 포함해 ‘골프 여왕’ 박세리(27·CJ)와 ‘새색시’ 한희원(26·휠라코리아), 김초롱(20)이 각각 1승씩을 하며 5승을 합작했다. 또한 일부 대회에서는 리더보드 윗자리를 한국 선수들이 차지하는 등 마치 국내 대회를 방불케 했다. 일각에선 LPGA 투어에서 국가별로 출전에 제한을 두거나 영어 필기시험을 도입할지도 모른다는 농담 섞인 소리도 흘러나온다. 또한 일부 외국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부정적인 면을 부풀려 말하는 등 노골적으로 ‘질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올 시즌엔 이러한 상황이 더욱 잦아질 것이다. 또한 한국인에 대한 견제도 더욱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 코스에서는 국적을 뛰어넘는 선의의 경쟁자지만, 코스를 벗어나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미국 사회에 동참해야 한다. 미국에서 돈을 버는 만큼 일정 부분은 미국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기부 문화’다. 미국의 톱 프로골퍼들은 상금의 일부분과 후원금을 특정 단체에 기부하거나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부 문화는 프로골퍼와 팬들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골프에 대한 인식에 상당한 변화를 준다. 만일 국내 대회에 출전한 외국인 골프선수들이 상금을 모두 자국으로 챙겨간다면 국내 프로골퍼들이나 팬들의 시선이 마냥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LPGA 투어에 진출한 지 4년이 넘은 한 프로골퍼의 아버지는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은 미국 사회에서 많은 것을 얻었다. 그리고 미국에 진출하는 한국 선수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선배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구심점 구실을 해야 한다”며 “한국 선수들이 미국 무대에서 당당하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그들의 사회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도 이제는 베풀어야 한다. 각자의 시즌 상금 규모에 따라 일정 부분을 적립해 ‘한국 선수단 일동’으로 각종 사회단체에 기부한다면 상당한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인에 대한 인식도 상당히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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