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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속의 性ㅣ음행을 막는 길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을 삼가라

항구도시 고린도 타락과 방탕 만연 … 교회 세운 바울 음행 개탄한 편지 남겨

  • 조성기/ 소설가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을 삼가라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을 삼가라

고대의 영화를 간직한 채 석주만 초라하게 남은 고린도의 아폴로 신전.

고린도는 바울의 복음 사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도시 중 하나였다. 고대로부터 그리스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도시이기도 했던 고린도는 기원전 8세기경에 크게 번영하여 그리스 남부 지역을 지배하고 시문학과 도자기, 건축을 비롯한 각종 예술이 발달하였다. 그래서 ‘고린도식’이라는 말이 건축이나 도자기 양식을 구분할 때 사용되는 용어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가 고린도는 기원전 431년 펠로폰네소스전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스파르타에 대항하여 아테네를 비롯한 여러 도시 국가들과 동맹을 맺었다. 기원전 338년 카이로네아전쟁 후 독립을 잃은 고린도는 마케도니아의 지배를 받았다. 로마가 그리스를 정복한 후에는 폐허가 되다시피 하였다가 기원전 46년경 줄리어스 시저에 의해 재건되어 자유시로 선포되었다.

그 후 고린도에는 그리스 본토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대인, 로마에서 해방된 노예들, 로마 정부 관리, 상인들이 모여들어 살았다. 로마 황제들도 고린도를 좋아하여 그 도시의 후원자를 자처하기도 하고, 네로 황제는 고린도에서 경기를 벌이며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과시하기도 했다.

로마시대 고린도는 부(富)와 방탕의 도시로 이름을 날렸다. ‘고린도인들처럼 산다’는 말은 사치와 부도덕 가운데 사는 것을 의미했다. 항구도시인 고린도에는 세상의 각종 오물들이 모여들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도시의 언덕에는 그리스 지역에서 유일한 아프로디테 신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곳에 여제사장들이 1000명가량 있었는데 ‘히에로둘로이’, 즉 성스러운 노예들이라 불린 그 여자들은 매음을 일삼았다.



타락과 방탕으로 치닫는 그 도시에 바울이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변화시켜 교회를 세웠다. 그러나 워낙 타락한 풍조가 만연한 도시라 고린도 교회는 세상의 더러움에 오염되기 일쑤였다. 교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자 바울은 몇 차례에 걸쳐 교회에 편지를 보내 충고했다. 그 편지들 중 2개가 남아 있다. 그중 하나인 ‘고린도 전서’에 보면 교회 안에서 심각한 음행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새어머니와 간음” 어찌 통한히 여기지 아니하나

‘너희 중에 심지어 음행이 있다 함을 들으니 이런 음행은 이방인 중에라도 없는 것이라. 누가 그 아비의 아내를 취하였다 하는도다. 그리하고도 너희가 오히려 교만하여져서 어찌하여 통한히 여기지 아니하고 그 일 행한 자를 너희 중에서 물리치지 아니하였느냐.’(고린도 전서 5:1-2)

아비의 아내를 취하였다는 것은 어머니와 간통을 했다는 말인데 여기서는 생모가 아니라 아비가 새로 얻은 아내, 즉 새어머니와 간음을 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새어머니라 하더라도 그러한 일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이방인들도 인륜상 저지르지 않는 죄이다.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세운 사람으로서 교회 안에 이러한 음행이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는 것은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하는 셈이었다. 바울이 자기가 고린도 교회에 보낸 편지가 오늘날같이 성경이라는 이름으로 남으리라고 상상이라도 했다면 아마도 이런 내용을 글로 남겨놓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울은 그런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았고 다만 고린도 교회의 당면한 문제들을 속히 해결하고자 교회 지도자와 교인들만 읽도록 편지를 써서 보낸 것이었다. 그러했기 때문에 이런 부끄러운 문제들조차 드러내는 솔직성을 성경이 획득하는 행운(?)을 얻게 된 셈이다.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을 삼가라

고린도 운하.

바울은 고린도 교회가 이런 문제를 쉬쉬하며 없었던 일처럼 감추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하면서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 책망하고 있다. 음행과 같은 것은 ‘괴악하고 악독한 누룩’으로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그 악영향이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바울은 또한 ‘음행하는 자들을 사귀지 말라’고 하였는데 교인들 중에는 이 말을 오해하는 자들도 있었다.

‘이 말은 이 세상의 음행하는 자들이나 탐하는 자들이나 토색하는 자들이나 우상숭배하는 자들을 도무지 사귀지 말라 하는 것이 아니니, 만일 그리하려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할 것이리라. 이제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어떤 형제라 일컫는 자가 음행하거나 탐람하거나 우상숭배하거나 후욕하거나 술 취하거나 토색하거든 사귀지도 말고 그런 자와는 함께 먹지도 말라 함이라.’(고린도 전서 5:10-11)

바울은 사람이 짓는 여러 죄 중에서 특히 음행을 삼가야 할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음행을 피하라. 사람이 범하는 죄마다 몸 밖에 있거니와 음행하는 자는 자기 몸에게 죄를 범하느니라.’(고린도 전서 5:18)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은 다른 죄보다 더욱 사람을 황폐하게 만드는 법이다. 음행이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음란 중독증 환자로 전락하게 되고 더 나아가 성폭행과 살인으로까지 치닫게 된다.

결혼과 가정이라는 것은 음행을 제어하는 데 효과적인 제도다. 바울도 이 점을 분명히 이야기하고 있다.

‘남자가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함이 좋으나 음행의 연고로 남자마다 자기 아내를 두고 여자마다 자기 남편을 두라.’(고린도 전서 6:1-2)

여기서 ‘음행의 연고로’라는 말은 사람이 무절제하게 음행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는 뜻일 것이다. 바울은 이 구절을 시작으로 부부생활의 지침을 일러주고 있다.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을 삼가라

고린도의 고대 유적.

음행제어 결혼과 가정 부부생활 세 가지 지침

첫째, 남편은 아내에게 의무를 다하고, 아내도 남편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

둘째, 아내가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남편이 하며, 남편도 이와 같이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아내가 해야 한다.

옛날 구약 율법 같았으면 둘째 지침의 하반절은 빠졌을 것이나, 바울이 활동했던 초대 교회 시대만 하더라도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한층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남편도 자기 몸을 주장하지 못하고 오직 아내가 해야 한다는 말은 남편도 아내에 대하여 정절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오직’이라고 했으니 다른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을 삼가라

엘 그레코 작품 ‘성 베드로와 성 바울’.

한국 사회에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갖가지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집창촌(이 말도 참으로 기묘한 단어다) 여성들이 마스크를 쓰고 집단으로 시위를 하는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졌다. 언젠가 미국 방송에서 에이즈 관련 토론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사회자가 이른바 집창촌 여성 대표를 섹스 노동자라고 소개하였다. 그야말로 요즈음 집창촌 여성들은 섹스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언젠가 한국 사회에도 네덜란드처럼 섹스 노동자가 정식으로 취업하고 떳떳이 세금을 내는 날이 오게 될 것이다.

어쩌면 집창촌에서 행해지는 성매매보다 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매매가 없는 성의 문란이다. 다시 말해 남편이 자기 몸을 아내가 주장하도록 하지 않고, 아내가 자기 몸을 남편이 주장하도록 하지 않으며, 성매매 없이 간음을 일삼는 행위야말로 가정 파괴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성매매를 통한 일시적 방탕은 가정 파괴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다.

그러므로 ‘성매매 특별법’도 강력한 수준으로 제정되어야 할 판이다. 하긴 성매매 특별법도 부부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자들에게 몽둥이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아내가 친정에 간 사이 출장 안마사를 집으로 불러 성매매를 하다 아내의 신고로 혼쭐이 난 남편도 있다. 하지만 바울의 부부생활 둘째 지침만 잘 지키면 어떤 특별법이라도 무서울 것이 없다.

자기 몸에 죄를 범하는 음행을 삼가라

부산시 서구 충무동, 속칭 `완월동`의 윤락여성 600여명이 10월18일 생계대책 마련과 단속 완화를 요구하며 가두시위를 벌이고 있다.

셋째, 서로 분방하지 말라. 부부가 방을 따로 하여 자는 것이야말로 둘 다 시험에 들기 쉬운 함정이 된다. 기도나 다른 일을 위하여 얼마 동안 분방할 수는 있으나 가능한 한 빨리 합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지침들을 잘 지킴으로써 가정이 음행을 막는 보루 구실을 해야 한다.



주간동아 2004.11.11 459호 (p58~59)

조성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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