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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 대형병원의 '사기'

서울대병원 어찌하오리까

노조 “전국 최고 상급병실료 공공성 위배” vs 병원 “양질의 진료 싼값 제공 상식 밖 주장”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서울대병원 어찌하오리까

서울대병원 어찌하오리까

7월16일 서울대병원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시민단체, 노조 관계자들.

국가중앙병원이자 국내 최고의 의료진을 자랑하는 서울대병원이 요즘 공공성과 도덕성 논란에 휘말려 홍역을 앓고 있다.

지난해 9월 간병인 무료소개소 폐지와 서울 강남의 초고가 건강검진센터 설립과 함께 불거진 도덕성 시비가 의료의 공공성 확보를 주장하며 노조가 벌여온 장기파업과 맞물리면서 고소와 소송이 난무하는 극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

‘공공성’을 둘러싼 서울대병원 노조와 사측의 대결은 궁극적으로 비영리법인인 모든 대형병원에 걸쳐 있는 정책적 문제이자 병원의 수익구조와 맞닿아 있는 문제여서 전국의 다른 병원들에도 초미의 관심사다.

사실 서울대병원의 공공성 확보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9월 23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공공병원으로서의 서울대병원 제자리 찾기 공동대책위’를 꾸린 데서도 그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대표적인 서울대병원의 비공공성은 전국 대학병원 중 가장 낮은 6인실 이상의 다인실 확보율(42.8%, 법정기준 50%)과 하루 1만원 이하의 6인실에 12일 넘게 있을 경우 무조건 상급병실로 옮기거나 퇴원해야 하는 단기병상제 실시, 한 해 수백억원씩 들어오는 선택진료비, 입원환자 주차요금 징수, TV 시청 유료화 등이다. 이와 함께 다른 국립대병원과 비교해 최고 수준인 상급병실료도 문제로 삼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 한 관계자는 “전국 최하 수준의 다인실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도 장기환자에게는 다인실 입원을 원칙적으로 배제하면서 전국 최고 수준의 상급병실료를 환자들에게서 받는 것은 치료를 포기하고 퇴원하라는 이야기”라며 “이것이 해마다 국가로부터 300억원씩 지원받는 공공병원이 할 짓이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측도 할 말이 ‘아주’ 많다. 일단 서울대병원 측은 ‘공공병원’이라는 말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끼는 듯하다. 매년 300억원가량 지원되는 국고는 대부분 300여명에 달하는 서울대 의과대학 소속 교수들 급여로 나가고 있고 운영비 지원은 일절 받지 않기 때문에 ‘공공’이라는 말 자체가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즉 국고 지원은 서울대 직원과 건물에 대한 것이지 병원 운영에 대한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고소와 소송 난무 … 다른 병원들 예의 주시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국가중앙병원이라는 지위 때문에 떠맡은 어린이병원과 임상연구소에서 발생하는 매년 100억원가량의 고정 적자는 병원 살림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 서울대병원은 2001년 6억원, 2002년 76억원, 2003년 1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누적적자가 900억원에 달한다.

서울대병원 측은 고가의 상급병실료와 다인실 부족 현상도 이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먼저 지방 대학병원의 2~3배가 넘는 상급병실료에 대해 병원 측은 서울대병원과 견줄 만한 서울의 초대형 민간병원들이 많은데 왜 하필 비교 대상이 운영비와 인건비가 턱없이 싼 지방 대학병원이냐고 반박한다. 실제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대형병원 빅4로 알려진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의 1~2인실 입원료(본인부담금)는 서울대병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더 비싸다. 다인실 부족 현상은 경영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건물구조상 어쩔 수 없는 문제라는 게 병원 측의 주장이다. 서울대병원 박성룡 홍보팀장은 “서울대병원은 1978년 지어질 당시부터 상급병실 위주로 설계됐기 때문에 갑자기 다인실로 바꾸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좁은 상급병실 안에 6개의 병상을 넣으라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노조의 선택진료제 폐지 요구에 대해서도 “최고 수준의 의료인력과 장비, 시설을 갖춘 서울대병원이 선택진료비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다른 병원과 똑같이 하려고 했으면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갖출 필요도 없으며, 선택진료제를 서울대병원이 최초로 시작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병원 측은 또 “서울대병원을 찾는 환자의 대부분은 한국 최고의 의사를 미리 선택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선택진료를 강요할 일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병원 운영비에 대한 대폭적인 정부 지원 없이 국가중앙병원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양질의 진료를 싼값에 제공하라는 이야기는 자본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상식 밖의 주장”이라는 게 서울대병원 측의 일관된 주장이다.



주간동아 446호 (p24~24)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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