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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클리닉이 떴다(47)

‘아토피’가 다 같다는 편견 버려!

연령•체질별 발병원인 큰 차이 … 한방은 물론 영양•심리 치료 등 ‘토털 케어’ 전국 명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아토피’가 다 같다는 편견 버려!

‘아토피’가 다 같다는 편견 버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게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권기영 대표원장.

올 초까지만 해도 극심한 가려움증과 진물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던 예림이(6). 밤새 긁적거리고 보채다 보면 엄마와 함께 날을 새기 일쑤고, 팔과 다리는 점점 상처투성이로 변해갔다. 게다가 음식까지 가리는 탓에 또래보다 키도 작아 부모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예림이의 이런 증상은 3살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아토피성 피부염(이하 아토피) 때문이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취학 전까지는 고쳐보리라 마음먹고 있던 예림이 부모는 우연히 인터넷 아토피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혜원한의원에서 4개월 정도 아이를 치료받게 한 뒤, 예림이의 아토피는 씻은 듯이 나았다.

아토피성 피부질환 전문병원으로 개원한 지 5년. 서울 성내동에 위치한 혜원한의원(대표원장 권기영)은 입소문이 나면서 한 달 평균 800명이 넘는 초•재진 아토피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성인 환자들뿐만 아니라 아토피 어린이 환자의 부모들 모임인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에서 혜원한의원은 단골메뉴다.

힘들고 어렵지만 나을 수 있는 병

아토피는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으로 환자는 물론 가족도 함께 고통에 시달린다. 식습관이 급변하고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적절한 치료법을 찾지 못해 양•한방을 막론하고 의사들이 기피하는 대표적인 질병 중 하나가 아토피다.

권기영 원장은 “한의학적으로 아토피는 부적절한 생활환경 때문에 몸에 열과 습기가 차서 피부가 가려워지는 질환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 고칼로리 위주의 서구화된 식생활과 환경오염, 경쟁사회 속에서 생기는 지나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아토피가 국민 질병이 되어버렸다”고 말한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착각과 치료해도 잘 낫지 않는다는 오해는 아토피를 진짜 ‘대책 없는’ 질환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토피는 난치병도, 불치병도 절대 아니며 충분히 나을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게 권원장의 신념이다. 권원장은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환자의 증상과 생활 등을 전반적으로 치료 관리하는 ‘토털 케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토피’가 다 같다는 편견 버려!

치료과정.

혜원한의원의 주요 치료법은 한약인 태열탕(胎熱湯), 침, 태열고, 한약 습포 및 훈증 치료 등을 조합한 병행요법. 여기에 영양사와 심리치료사에 의한 전문 영양치료와 심리치료가 더해진다. 태열탕의 주약재는 별갑(자라의 등껍데기), 부평초(개구리밥), 선태, 갈근(칡) 등으로 몸의 열과 습기를 제거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침은 몸의 열을 내려주고, 전체적인 기혈 순환과 가려움증 해소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또 국화, 애엽(쑥), 소회향, 다엽(찻잎), 백리향 등의 식물에서 추출한 진액을 사용하는 태열고는 피부의 가려움증을 줄이고, 손상된 피부의 재생과 염증을 치료해주는 데 탁월하다. 마치현, 창이자 등이 주약재인 한약 훈증과 습포 치료는 피부 건조를 해소해주고 윤기를 되살려 가려움증을 줄여준다.

이러한 치료 효과는 ‘환자를 연령대별로 구분하는 전문치료’와 ‘1대 3 원격관리’라는 독특한 환자관리 시스템을 통해 극대화된다. 장시간을 필요로 하는 아토피 치료의 특성 탓에 꼼꼼하고 깐깐한 환자관리를 목표로 하는 이 시스템은 혜원한의원의 아토피 치료율을 높이는 데 결정적 구실을 하고 있는 것. 혜원한의원에서 진료를 담당하는 원장은 5명. 모두 아토피 치료의 베테랑들이지만 주치의는 1~4살 영아 및 소아, 5~23살 어린이 및 청소년, 24살 이상 성인 등 연령별로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 이는 아토피 치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토피가 비슷한 생활방식과 습관을 가진 또래 연령대에선 비슷한 특징을 보이지만 다른 연령대와는 많은 차이가 나는 까닭이다. 다시 말하면 연령별로 원인도 다르고 그로 인한 몸의 증상도 달라 모든 환자들을 일률적으로 판단해 치료하면 실패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

혜원한의원에서 전문영양사가 각 개인에게 맞는 식사를 지도해주고, 심리치료사가 그에 맞는 상담과 치료를 해주며, 연령의 패턴을 잘 알고 있는 전문 한의사가 치료를 하는 세 가지 원칙을 고수하는 이유도 모두 이 때문이다. 혜원한의원이 경영에 대한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전문 의료진을 대거 채용해 연령별로 환자를 구분해 진료하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의료진이 ‘생활관리’ 몫까지 맡아

아토피는 일단 연령별로 발병원인이 큰 차이를 보인다. 소아의 경우 주로 음식과 소아만의 특수한 환경이 주원인이다. 예를 들면 기저기를 차고, 모유 대신 우유를 먹는 일이 많으며, 적절하지 못한 이유식으로 장(腸)의 흡수와 영양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처음 갈 때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도 한 원인이다. 학령기 아동의 경우 점차 부모의 보호에서 벗어나 접하는 외부환경, 즉 인터넷과 게임으로 인한 수면 부족, 햄버거•피자 같은 패스트푸드 섭취, 아침을 자주 거르는 일 등이 주원인이다. 수험생이 되면서는 입시 준비에 따른 불규칙한 생활과 정신적 긴장상태가 위험 요인으로 나타난다. 성인은 주로 직장생활에서 생기는 과도한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잦은 외식으로 인한 고칼로리 음식 섭취, 몸에 대한 무관심 등이 주요 발병요인이다.

‘아토피’가 다 같다는 편견 버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에 대한 혜원한의원 고유의 다양한 치료 방법. 왼쪽부터 습포, 이침(耳針), 침, 훈증 치료.

혜원한의원에 일단 환자로 등록하면 주치의 1명과 전문영양사, 심리상담사한테서 24시간 치료와 관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1대 3 환자관리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제도로, 지방에 거주하는 사람이나 해외 유학생들도 처음 한두 차례만 병원을 방문하면 다음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다. 생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아토피의 특성을 감안해 의료진이 환자의 생활 깊숙이 들어가 일상적인 일도 신경 써주고, 확인하고, 조언해주는 생활관리자 노릇까지 함께 맡고 있는 셈이다. 혜원한의원은 모든 의료진이 의무적으로 주 2일 이상을 연구시간으로 할애하는, 공부하는 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진료에서 손을 떼고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몰두하는 것. 대형병원 못지않은 환자관리 전산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광범위한 환자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은 이 한의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아토피’가 다 같다는 편견 버려!

혜원한의원 권기영 대표원장과 변임정, 정진영, 하아진, 김선민 원장(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권원장은 “일반인들도 손쉽게 자신의 발병 가능성과 영양상태를 측정해볼 수 있게 만든 병원 홈페이지의 ‘아토피 셀프 체크’, ‘아토피지수 자가진단’ 코너도 모두 이런 전산시스템을 근거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축적된 자료를 통해 아토피 치료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집증후군 등 환경적인 위험요소들이 날로 늘어나면서 앞으로 아토피 환자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엔 스트레스로 인한 성인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소아질환으로만 여겨져온 아토피가 면역력이 강한 성인에게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여기에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반 피부질환으로 착각해 아무 약이나 바르는 성인들의 치료 태도도 한몫한다.

권원장은 “아토피는 피부 표면에 약을 바르거나 깨끗이 씻는다고 치료되지 않는다”며 “피부병이 아니라 몸속의 병인 아토피는 체계적으로 몸속을 치료하고 더불어 생활습관을 바꿔주면 얼마든지 완치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몸속에 있는 문제점을 없애고 다시 생기지 않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일. 이 어렵고도 쉬운 결론 속에 아토피 완치의 지름길이 숨어 있다는 게 권원장의 지론이다.



주간동아 2004.07.29 445호 (p74~75)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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