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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타워팰리스 vs 아이파크

100평형 양도세 ‘강북 32평 2채값’

프리미엄 폭등으로 관련 세금도 천문학적 … 재산세는 평균 300~400만원 ‘오히려 껌값(?)’

  • 최영철 기자 fydog@donga.com

100평형 양도세 ‘강북 32평 2채값’

100평형 양도세 ‘강북 32평 2채값’

2001년 9월 현대 아이파크 분양 당시 모델하우스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떴다방’들.

별다른’ 노력 없이 단 3년 만에 수십억원을 벌 수 있을까?

대다수 서민들은 ‘로또 당첨’ 외에 대안을 찾지 못하겠지만 국내 최고의 부촌인 서울 강남구에서는 이미 930여 가구가 이런 ‘꿈같은’ 일을 이루어냈다. 지난 4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와 도곡동 삼성 타워팰리스 3차 입주민들이 그 주인공.

10억 이상 돈벼락 … 입주민 대부분 경영인·전문직

사실 이들 아파트는 화려함과 명성에도 불구하고 분양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2000년 9월에 2차 단지와 함께 분양된 타워팰리스 3차는 외환위기의 여파가 끝나지 않아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작전 분양’에 나서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또 현대 아이파크의 경우에도 2001년 6월 대형평형 위주로 분양을 시작했으나 계약률이 저조해 평형과 가격을 하향 조정한 뒤 그 해 9월 재분양에 나서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2001년 말 아파트 시세 전문조작꾼인 ‘떴다방’의 등장과 함께 ‘뛰기’ 시작한 이들 아파트의 프리미엄은 2004년 6월 현재 평당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표 참조). 이 아파트들의 가장 작은 평형대가 50평형대, 큰 평수가 103~104평인 점을 고려하면 입주민들이 3년 만에 챙긴 프리미엄은 10억~20억원이 된다.



이런 행운을 거머쥔 주인공들은 대부분 10억원 넘게 여유자금을 가진 부유층 전문직들이다. 아이파크에 입주한 주부 김모씨(61)는 “아이파크의 경우 최초 분양을 받은 사람들은 대개 1000만~5000만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2002년 초에 모두 빠져나갔다”며 “실제 입주하거나 현재까지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빚을 내든 어쩌든 10억~20억원에 이르는 분양금을 제때 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아이파크의 평균 평형대인 65평형(분양가 9억5000만원)의 경우 계약금만 4억원, 강북의 40평형대 아파트 한 채 값과 맞먹는 금액이니 설사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다고 해도 엄두를 내기 힘든 상황이었다. 실제 타워팰리스 1차와 2차 입주자 중 대기업 임원 등 전문경영인이 42%, 의사 8.3%, 교수 3.9%, 변호사 3.7%, 금융인 3.2%이었던 것처럼 타워팰리스 3차와 아이파크의 경우도 고연봉 전문직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100평형 양도세 ‘강북 32평 2채값’

시세 ‘뻥튀기’에 성공한 아이파크는 아파트 한 채의 매매 수수료만 수천만원에 달한다

아이파크와 타워팰리스 관할 강남경찰서 정보과의 한 형사는 “아이파크에는 현대그룹 계열사의 전문경영인들이 특히 많고, 타워팰리스는 상대적으로 삼성의 임원들이 많다”며 “중소 병원장과 대학병원 교수 등 의사와 금융인 변호사들이 골고루 포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워팰리스 3차에 삼성의 임원이 다수 입주한 이유는 시공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분양 초기 미분양 사태를 빚자 계열사 내 임원에게 분양권을 떠안겼기 때문. 하지만 아이파크는 떴다방이 기승을 부리던 2002년 초반, 현대그룹 계열사의 임원들이 일정 정도의 프리미엄을 주고 대거 아이파크의 분양권 수집에 나섬으로써 그룹 임원들이 투기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명 스타들이 대거 타워팰리스 3차와 아이파크에 입주를 했거나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2년 10월 타워팰리스 1차에 입주했던 월드스타 홍명보 선수가 1년 5개월 만에 타워팰리스 3차로 옮겨간 것을 비롯해 영화배우 신현준이 타워팰리스 2차에서 3차로 옮겼고, 영화배우 박중훈도 아이파크에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탤런트 명세빈과 미 프로야구 선수 박찬호는 아이파크의 분양권을 얻었으나, 입주 여부는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

100평형 양도세 ‘강북 32평 2채값’

같은 평형대 국내 최고 시세를 자랑하는 삼성동 현대 아이파크

좀더 좋은 집으로 이사하는 게 큰 자랑거리인 일반인들과 달리 아이파크와 타워팰리스 3차 주민들은 이상하리만큼 자신들의 존재를 감춘다. 시공사의 대대적 홍보 속에 요란하게 치러졌던 타워팰리스 1, 2차의 입주 때와 너무나 다른 모습. 아이파크의 입주는 너무나 조용하고 ‘비밀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입주민들에 대한 정보는 ‘극비’에 부쳐지고 있다. 아이파크의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은 6월2일 ‘주간동아’의 아파트 내부공개 요구를 거부하며 “주민들이 자신들이 드러나는 것을 싫어하고, 주목받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입주민들 “세무조사 받을라” 주목받기 꺼려

왜 그럴까. 아이파크의 한 입주민은 “주민들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엄청나게 오른 상태에서 잘못 나섰다가 세무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피해의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실제 타워팰리스 1, 2차에 살던 주민들 가운데 구입가나 양도가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추징당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100평형 양도세 ‘강북 32평 2채값’

최고층의 호텔식 아파트 타워팰리스 3차

입주자들의 이런 심리는 2003년 12월 정부의 보유세 강화 방침 이후 계속된 재산세 과세표준 개편과 현실화, 강남구의 주택거래 신고지역 편입, 공동주택 기준시가 6.7% 인상 등 강남지역을 겨냥한 정부의 각종 투기 억제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강남구의회가 재산세를 최고 5~6배 인상하기로 한 정부와 서울시의 합의안에 맞서 조례 개정으로 재산세를 오히려 30% 내린 일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의 보복성 세무조사가 자신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들 양대 아파트의 1년 재산세는 얼마나 될까. 또 강남구의회의 재산세 인하조치로 이들이 얻는 이득은 얼마일까. 강남구청 세무과가 ‘주간동아’에 최초로 공개한 양대 아파트의 재산세는 평균 300만원에서 400만원 선에 그쳤다. 강남구의회의 재산세 30% 인하 조치로 이들이 얻는 이득은 평균 100만원 선에 그친 셈이다.

아파트별로 보면 아이파크는 가장 작은 평형인 55평형의 재산세가 230만원, 가장 큰 평형인 104평형이 370만원이었고 타워팰리스 3차의 83평형은 530만원, 103평은 600만원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기준시가가 평균 5억~10억원 넘게 비싼 아이파크가 타워팰리스 3차보다 재산세가 더 적게 나왔다는 사실. 강남구청 세무과의 한 관계자는 “타워팰리스의 건물이 아이파크보다 재산세가 훨씬 더 많이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며 “재산세의 과세표준이 되는 국세청 기준시가도 현재의 시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100평형 양도세 ‘강북 32평 2채값’

자료제공 : 부동산114(www.r114.co.kr)

이에 대해 주상복합거래 전문 초이스 씨엔디㈜ 권좌상 대표는 “취득세, 등록세를 수억원씩 내고 입주한 사람들에게 1년에 몇백만원의 재산세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강남구청의 재산세 인하조치는 이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들 양대 아파트는 분양가로만 신고해도 취득세, 등록세, 농어촌특별세, 교육세 등 아파트 취득비용이 1억원이 넘는다. 시세가 35억원에서 40억원을 호가하는 이들 아파트 103평, 104평은 취득비용만 2억원으로 강북에서는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엄청난 시세 상승에도 이들 아파트들의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한 이유도 바로 세금 탓. 매매가를 제대로 신고했을 경우 파는 사람은 엄청난 양도소득세를, 사는 사람은 부담스러운 취득비용이 들게 돼 있다. 이 두 아파트에서 가장 작은 평형인 53평형과 55평형의 경우 실매매가에서 분양가를 뺀 양도차익을 제대로 신고하면 양도소득세가 3억6000만원에서 4억5000만원, 가장 큰 평형인 103평과 104평형은 양도소득세가 무려 6억원에 이른다. 양도소득세로 강북의 32평형 아파트 2채를 살 수 있을 정도다.

‘팰리스(PALACE)’, ‘파크(PARK)’ 다음엔 또 어떤 지존의 아파트가 탄생할까? 캐슬(CASTLE) 아니면 킹덤(KINGDOM)? 초고가, 초호화 아파트의 그늘 속에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그만큼 커져가고 있다.



주간동아 439호 (p60~61)

최영철 기자 fy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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