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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게시물 공격 악플러 공공의 적

악의적 답글과 욕설 사이버 골칫거리 … 조회수 늘리는 효과(?) 사실상 방치 상태

  • 명승은/ ZDnet코리아 편집장 mse0130@empal.comm

게시물 공격 악플러 공공의 적

게시물 공격 악플러 공공의 적

게시판의 덧글들은 대부분 무의미한 말장난과 욕설과 비방으로 채워져 있다.

인터넷 게시판 실명제를 둘러싼 논란이 주춤해진 가운데 인터넷 게시판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 특히 K사이트 사건으로 인해 ‘인터넷 악동’이라고 불리는 ‘악플러’(악의적인 답글을 다는 사람이란 뜻의 인터넷 신조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월28일 저녁 K사이트가 술렁였다. 사이트의 회원 중 20대 김모씨가 ‘악플’로 고민하다 7층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김씨의 자살 소식은 네트워크를 타고 번져나갔고 사건의 진위를 파악하려는 네티즌이 몰려들면서 K사이트 게시판은 일시적으로 먹통이 되기도 했다.

자살 동기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사실은 없다. 하지만 숨진 김씨의 한 친구가 “게시판에서 모욕적인 공격을 받은 뒤 (김씨가) 괴로워했다”고 전한 뒤, 네티즌들은 악플러들에 의한 집단 따돌림이 자살 원인이라고 여기고 있다. 김씨가 자살하기 직전 ‘미쳐가고 있다’ ‘도와달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판에 올린 것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K사이트 논쟁 회원 자살 충격

이번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의 충격은 컸다. 가상공간인 인터넷 게시판에서 주고받았던 논쟁이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 사이트의 대표는 “게시판과 자살의 직접적인 연관성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자살한 회원은 우리 회사 관계자에게도 40분 동안 전화로 항의한 사람이다”며 “솔직히 짜증났다’”고 말해 네티즌들의 빈축을 샀다. 또 네티즌들은 숨진 김씨에게 모욕을 줬던 회원을 악플러로 규정한 뒤 이들에 대한 강한 비난의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악플은 1990년대 PC통신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꽤 오래된’ 논쟁거리다. 당시 각 PC통신에도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플라자’라는 여론란과 동호회라는 커뮤니티 서비스가 있었다. 여론란과 동호회엔 욕설과 근거 없는 비난, 일방적인 비방, 주제 흐리기 등의 악플이 존재했다.

게시물 공격 악플러 공공의 적


악플의 특징은 글의 전후 문맥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공격하기에 좋은 ‘덧글’ 형태라는 점이다. 게시판에는 글이 하나 올라오면 그에 대한 의견을 간단하게 올릴 수 있는 덧글 기능이 있다. 수많은 사이트가 보통 ‘한 줄 답글’, ‘100자평’, ‘20자 의견’ 등의 이름으로 네티즌의 반응을 이끌어낸다. 게시물을 올린 사람에 대한 직접적인 욕설이나 게시물 내용에 대한 꼬투리 잡기, 주제와 상관없는 엉뚱한 주장 등이 회원들 사이에 감정적 논쟁으로 확산되면서 악플이 다시 악플을 부르는 악플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진다.

2002년 대통령선거와 올 3월 탄핵정국 때 게시판을 물들였던 ‘노빠’(한나라당 지지자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를 비하하는 말, 노대통령을 오빠처럼 따른다는 뜻)와 ‘딴나라당 알바’(노대통령 지지자가 한나라당 지지자를 비하하는 말, 돈을 받고 각종 게시판을 다니며 글을 올린다는 뜻)의 맹렬한 비난전이 대표적 사례. 이들은 처음엔 자신들의 주장을 펴는 데서부터 시작해 개인적 비방과 욕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일방적 매도로 게시판을 ‘도배’했다.

문제는 게시판 관리자들이 정상적인 글과 악플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이유를 들어 게시판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점. 악플로 인해 뜨거워진 게시판이 사이트로서는 조회수를 늘려주는 긍정적 구실을 하기 때문에 삭제나 경고 등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아헤ㅎ헤ㅎ’으로 유명한 디씨인사이드의 경우에도 수많은 게시판을 돌아다니다 보면 악플러들 때문에 정상적인 회원들의 의견까지 가려지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게시물 공격 악플러 공공의 적

악플 대처에 사용되는 합성그림들.

최근 악플은 커뮤니티 게시판을 넘어 각 언론사 사이트로 번져가고 있다. 각 언론사와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덧글 기능을 탑재하면서 악플이 창궐하기 시작한 것. 정치적인 논쟁이나 연예인 관련 뉴스의 경우 단숨에 수십 건의 리플이 달리는데, 그 가운데 10~20%가량은 악플이다. 최근에는 리플과 트랙백 기능이 강화된 블로그에서도 심심찮게 악플을 발견할 수 있다.

악플 ‘무시’가 가장 좋은 대처법

악플이 하나 등장하면 게시판은 온통 악플을 비난하는 악플, 그 악플을 비난하는 또 다른 악플이 붙기 시작하면서 쑥대밭이 된다. 결국 본론은 사라지고 서로를 대상으로 한 악플이 꼬리를 문다. 그러고는 새로운 게시물에 전염되면서 이른바 ‘악플 지존’이 등장하기도 한다. 뉴스 사이트에선 의견이 다른 소수를 집중 성토하는 ‘왕따시키기’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게시물 공격 악플러 공공의 적
네티즌은 대체로 악플에 대해 거부감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악플은 악플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네티즌들은 악플 대처법으로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아예 ‘악플 반사’, ‘악플 사절’ 등의 경고문을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좋은 대처법은 악플에 대해 무시하는 태도로 일관하는 것이다. ‘악플 환영’, ‘악플 기대’ 등의 문구를 적어놓거나 악플러들이 악플을 달아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조용히 악플만 지워 ‘김’을 빼놓는 네티즌도 있다.

언론사들도 악플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동아닷컴 조선닷컴 조인스닷컴 등의 사이트는 글을 등록할 때 로그인을 거치도록 절차를 변경했으며 사설이나 칼럼 등의 내용에는 논지를 흐리지 않기 위해 덧글 기능을 빼놓았다. 모 회사인 조선일보의 논조에 대한 비방이 끊이지 않는 조선닷컴은 아예 네티즌들이 배설할 수 있는 장소로 ‘조선일보 못 참겠다’라는 게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악플이 조회수를 올리고 이 때문에 인기 게시물이 되고 다시 네티즌이 몰려 악플로 반격하는 ‘악플의 악순환’을 끊는 묘책은 지금으로서는 없어 보인다. 겉으로는 표현의 자유 운운하지만 내심 조회수와 트래픽 부풀리기에 대한 기대로 소극적이 된 게시판 관리자가 악플 바이러스의 확산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회원들이 악플을 신고하면 예외 없이 악플을 올린 회원의 아이디가 삭제되고, 한글을 파괴하는 ‘외계어’를 철저히 금지하는 유머사이트 ‘웃긴대학’을 따르라는 요구는 지나친 희망일까. 棟게시판의 덧글들은 대부분 무의미한 말장난과 욕설과 비방으로 채워져 있다.



주간동아 439호 (p82~83)

명승은/ ZDnet코리아 편집장 mse0130@empal.co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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