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2

2004.04.29

문재인 前 수석 ‘부산 시장’ 보선에 출마하나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4-04-21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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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前 수석 ‘부산 시장’ 보선에 출마하나

    문재인 전 대통령민정수석.

    열린우리당(우리당)의 17대 부산 총선 목표 의석은 3~5석 정도였다. 그러나 결과는 1석만 건졌다. 외형상 17대 1의 의석분포도를 보면 여권으로서는 불만족스러운 결과이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은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노대통령은 4월16일 부산지역에서 유일하게 국회 입성에 성공한 조경태 당선자(사하을)에게 전화를 걸어 “고생했다”고 축하를 건넨 뒤 “2002년 대선 때보다 6% 더 많은 지지율을 얻은 것에서 희망을 찾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도 이날 대통령 내외의 고향인 경남 김해에서 당선된 김맹곤(김해갑), 최철국 당선자(김해을)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김해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만큼 이번 당선은 가치가 남다르다. 김해에서 당선됐다는 것만으로도 획기적인 정치개혁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부산·경남 지역에 대해 노대통령 부부가 갖고 있는 애정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노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특히 부산·경남 지역에 자신의 측근들을 대거 출전시켰다. 이 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는 게 전국 정당으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이고 지역 정당의 벽을 깨는 것이라는 지론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지역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비롯한 대부분의 측근들이 처절하게 전사했다. 노대통령은 선거에 패한 이들에게 “졌지만 진 것이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해 표를 얻은 만큼 전진했다는 의미다.

    선거에 패한 측근들에게는 그러나 재선거나 정부 부처로 자리를 옮길 수 있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 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쉽지 않은 곳에서 ‘제2의 노무현 돌풍’을 일으키려던 그들에게 뭔가 보상이 뒤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먼저 그동안 공석이었던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영도)과 이철 전 의원(북·강서갑) 등이 거론된다.



    김두관 전 장관의 경우 6월로 예정된 경남지사 선거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2002년 선거 때 출마한 경험이 있는 그는 장관직 등을 역임하며 ‘웨이트’를 키운 게 경쟁력의 원천이다. 그러나 정부투자기관 등 임명직으로 그를 빼내야 한다는 주장도 없지 않다. 두 번의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한 그가 이번 지사 보궐선거에서도 패할 경우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참여정부의 ‘리베로’ 문재인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거취. 그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이곳저곳에서 그를 찾았다. 총선 관문을 통과한 우리당의 한 당선자는 최근 당 지도부와 만나 부산시장 및 경남지사 보궐선거와 관련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는 이 만남 후 “당 지도부에서 문 전 수석을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도 없진 않지만 문 전 수석의 경쟁력이 가장 앞선다는 게 우리당 지도부의 판단이라는 것. 탄핵과 관련해 노대통령의 대리인단을 이끌고 있는 그가 탄핵 기각을 이끌어낼 경우 부산에서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우리당 비례대표로 자리잡은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경우 국무총리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당 주변에서는 “비례대표 배지를 달아보지도 않고 자리를 옮길 수 있느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몇몇 인사들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재선거를 준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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