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6

2004.01.01

제자 반 집이 스승 또 울렸네

이창호 9단(백):조훈현 9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12-26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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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자 반 집이 스승 또 울렸네

    장면도

    조훈현 9단이 기른 건 제자가 아니라 호랑이? 조훈현 9단이 제자 이창호 9단의 ‘반 집 신공’에 또다시 분루를 삼키며 무관(無冠) 신세로 전락했다. 1995년 대왕전 타이틀을 제자에게 뺏기면서 74년 첫 타이틀을 딴 이래 21년 만에 타이틀 없는 처지로 전락했는데, 이번에 또 훌륭한 제자를 키운 덕분에(?) 빈손 신세가 되었다.

    세계 타이틀에 비하면 국내 타이틀은 상금액수도 적고 규모도 작아 그다지 연연해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게 그렇지 않다. 국내 타이틀 보유자에게 세계대회 출전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국내기전이 규모는 작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사냥감’인 것이다.

    세계대회 타이틀 보유를 인정하는 유효 기간은 1년이다. 그동안 조훈현 9단은 삼성화재배 우승자로 유관(有冠)자로 인정받아왔는데 이번에 조치훈 9단이 삼성화재배 새 챔피언으로 등극하면서 그 시효가 끝났다. 따라서 2대 2 스코어에서 맞이한 명인전 최종국은 무관으로의 전락이냐, 유관으로 남느냐를 좌우하는 비중 있는 한 판이었다.

    제자 반 집이 스승 또 울렸네

    참고도

    배수진을 친 조훈현 9단인지라 판세도 좋았다. 이제 마무리만 잘하면 명인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는데 그만 사단이 나고 말았다. 이창호 9단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백1을 두었을 때 흑은 바짝 긴장했어야 했다. 조9단은 별 수가 아니라 보고 흑2·4로 끝내기를 서둘렀는데, 백7이 떨어지자 ‘아차’ 싶은 것이다. 흑1에 이을 수가 없다. 백2로 기어나오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백△에 이을 때부터 노렸던 수다.

    따라서 흑은 백1 때 흑A, 백B, 흑C로 두는 게 정수였고, 이렇게 했으면 무난히 이길 수 있었다. 231수 끝, 백 반집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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