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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칼럼

침몰 위기 배 누가 구출하나

  • 이필상 / 고려대 교수·경영학

침몰 위기 배 누가 구출하나

침몰 위기 배 누가 구출하나
최근 우리 경제는 거센 풍랑 속을 헤매는, 엔진이 꺼져가는 배와 같다. 연쇄파업과 신용대란 등으로 앞이 안 보이는 상황 속에서 소비심리는 실종되고 기업은 탈진하는 등 경제동력이 다해가고 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여 경기부양에 나서고 있지만 경제의 동력이 살아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시중 부동자금을 확대해 부동산투기와 물가불안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태에서 노사정 모두가 자신들의 이익과 주장만 내세우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참여정부는 재벌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분배 기능을 강화하여 공평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제도를 확립하는 것을 주요 경제운영 방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두산중공업, 철도노조, 화물연대, 조흥은행 파업 등에서 노조의 요구가 대폭 수용되는 결과가 나왔다.

노사정 당장 싸움 멈추고 경제 살리기 힘 모아야

그러자 재계가 ‘파업망국론’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침체가 심각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재벌개혁을 추진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강화한다면 경제침체가 악화되는 것은 물론 국민소득을 떨어뜨려 개인파산을 확산시킨다는 논리다.

재계의 반발이 거세고 경제상황이 악화되자 정부는 불법파업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물론 무노동 유임금, 해고의 경직성,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 등에 있어서 노동조합에 대한 특혜를 없애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마치 파업이 경제위기의 주범인 양 정부와 재계가 공동으로 진압에 나선 것.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자 정부의 경제정책은 무기력과 혼돈 상태에 빠졌고 재계와 노동계는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침몰 위기에 처한 배 위에서 선장은 우왕좌왕하고 선원들은 편을 갈라 패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현 경제위기는 어느 한 경제주체의 잘못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노사는 당장 싸움을 그만두고 힘을 모아 침몰하는 경제를 구해야 한다. 재계는 어려울 때일수록 개혁에 앞장서고 투자를 주도하여 성장 동력을 살리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경제위기를 빌미로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거나 개혁을 미루고 노조 공격에만 주력한다면 이는 기업의 기본 소임을 망각한 반국민적 처사다.

노조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노사가 함께 살려야 하는 공동운명체다. 참여정부의 정책기조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며 무리한 요구를 한다면 이는 기업을 망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도 망치는 파괴 행위가 될 수 있다. 노동귀족이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로 노동자들 사이에도 격차가 크다. 또 실직자들은 아예 자신의 처지를 알릴 길조차 없다.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 등 건전한 요구를 하면서 생산성을 높여 기업도 살리고 근로자도 사는 자구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부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정부는 기업들의 불법비리 행위를 차단하고 구조개혁을 소신 있게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공정한 분배의 틀을 만들어 근로자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해야 한다. 더 나아가 정부 스스로 규제를 혁파하고 정책의 불안요인을 제거하여 경제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 정부는 경제의 성장동력을 찾는 데 매진해야 한다. 새로운 산업을 일으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가마우지’의 교훈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난 40년 동안 우리 경제는 일본 의존도가 높았다. 자본은 물론 기계, 원자재, 부품 등을 일본에서 수입하여 조립한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는 조립산업을 발전시켰다. 이런 구조 하에 있었던 만큼 우리 기업들은 피땀 흘려 해외에 수출을 해도 이자, 기술료, 기계값, 원자재와 부품 대금 등 많은 이익을 일본에 빼앗겨야 했다. 이 때문에 우리 경제는 목에 끈이 묶여 고기를 잡아도 삼키지 못하고 계속 어부에게 고기를 잡아주기만 하는 새인 가마우지 신세가 되었다.

이제 우리 경제는 첨단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여 중국 등 동북아 국가들을 가마우지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하여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이를 위한 충분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다. 정보통신, 생명공학, 나노산업, 문화산업, 환경산업 등 미래산업에서 지적·기술적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전방위적인 대규모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주간동아 393호 (p96~96)

이필상 / 고려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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