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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옆에도 ‘데미 무어’가 있습니까

5억원 쏟아부은 ‘전신 성형수술’ 뜨거운 논란 … 한국 연예인도 툭하면 도마에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당신 옆에도 ‘데미 무어’가 있습니까

당신 옆에도 ‘데미 무어’가 있습니까

전신 성형수술을 받고 ‘미녀삼총사 2’로 화려하게 컴백한 데미 무어(오른쪽).

6월27일 개봉한 ‘미녀삼총사 2: 맥시멈 스피드’가 한국과 미국의 박스오피스에서 각각 개봉 첫 주 1위(한국은 외화 부문)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미녀삼총사2’는 평론가들로부터 여름 시즌을 겨냥한 ‘잘 만들어진 오락물’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5억원이란 어마어마한 돈을 전신 성형수술에 쏟아부었다는 소문 속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톱스타 데미 무어(40)의 출연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한몫한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 개봉을 앞두고 뉴욕에서 열린 ‘미녀삼총사 2’ 시사회장에서 언론과 관객들로부터 가장 뜨거운 시선을 받은 사람은 주인공 카메론 디아즈, 드류 배리모어, 루시 리우가 아니라 ‘조연에 불과한’ 데미 무어였다. 그녀가 검은색 레이스 브래지어에 그물스타킹, 완전히 새로 ‘깎은’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는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이후 데미 무어의 5억원짜리 수술은 세계 쇼 비즈니스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었다.

미녀삼총사 2 관객 호기심 자극

데미 무어의 성형수술 견적서를 보면 ‘전면 개조’란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얼굴에 총 15만 달러를 들여 눈가와 안면주름 제거 수술과 얼굴박피술을 시술했으며 콜라겐과 보톡스 주사를 맞았고, ‘스트립티즈’를 촬영하며 확대한 가슴을 다시 줄이는 데 2만4000달러를 썼다. 또 엉덩이와 복부, 허벅지 지방흡입수술에 14만 달러를 들였으며, 나머지 돈은 요가 선생과 트레이닝 코치, 영양사, 수술이나 운동하는 동안 세 명의 아이들을 돌볼 가정교사를 고용하는 데 썼다고 한다.

당신 옆에도 ‘데미 무어’가 있습니까

최근 성형수술설에 휘말린 이효리

마침 우리나라에서는 그룹 ‘핑클’의 멤버로 솔로 앨범을 준비하고 있는 가수 이효리가 성형수술 논란에 휩싸였다. 모 인터넷 대담 프로에서 개그맨 황봉알과 김구라가 “이효리가 가슴수술을 했다는 설이 있다”며 성형수술설을 제기하자 같은 ‘핑클’의 멤버인 옥주현이 팬클럽 홈페이지에 이효리는 수술하지 않았다는 해명성 글을 올렸고 스포츠신문들은 일제히 이를 기사화했다. 특히 한 스포츠신문은 옥주현의 표현을 그대로 따 ‘효리 가슴 원래 ○○’이라는 민망한 제목의 기사를 1면에 싣기도 했다.



이효리의 소속사인 DSP측은 “두 개그맨이 전에도 이효리를 모욕하는 발언을 해왔기 때문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법적인 절차를 밟을 것인지 검토중”이라면서 “두 개그맨은 이효리뿐 아니라 여성 전체를 모독했다”고 주장했다. DSP측은 공교롭게도 이효리가 독집 앨범을 내놓기 직전에 가슴 성형수술설이 연예가의 화제가 돼 홍보전략설이 나돈 데 대해 “홍보전략이라니 말도 안 된다. 전혀 의도했던 방향이 아니다. 옥주현은 친구로서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명한 것이다. 소속 연예인들의 성형수술에 대해서는 일절 코멘트하지 않는 것이 회사의 공식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인터넷 때문에 연예인들이 ‘수술하지 않았다’고 시침을 떼기도 어렵지만, 반대로 인터넷 덕분에 쉽게 억울함을 벗기도 한다. 탤런트 C씨처럼 친구들이 고교 시절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는 바람에 성형수술한 것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탤런트 한가은처럼 ‘수술설’이 나돌자 친구들이 학창 시절 사진을 올려 ‘자연미인’임을 증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당신 옆에도 ‘데미 무어’가 있습니까

‘성형수술 논란’은 스타들의 통과의례가 됐다. 최근 성형수술설에 휘말렸었던 채림, 김남주, 옥주현(왼쪽 위부터), 그리고 과잉 수술의 사례로 꼽히는 마이클 잭슨, 셰어, 돌리 파튼 (오른쪽 위부터).

어느 경우든 연예인들의 성형수술을 보는 팬들의 시각은 퍽 관대해진 편이다. 연예인들이 데뷔하기 전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거의 관행이 되었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연예인 지망생들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수술 이후 TV를 통해 자주 얼굴을 보게 되는 경우는 100명 중 1명 정도”라고 말한다.

한 스포츠신문 연예전문기자는 “카메라를 늘 의식해야 하는 연예인이 보톡스를 주사하거나 얼굴을 성형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몸을 고쳤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당사자든 팬이든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무래도 몸이 성적(性的)인 것과 연결되다 보니 이미지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성형수술설이 자주 제기되고 일부 연예인들이 ‘수술했다’고 솔직하게 시인하는 경우도 하나둘 생겨나자 미국 신문이나 잡지에 ‘서울에는 성형이 광범위하게 유행하고 있다’는 서울발 기사가 실리기도 한다. 얼마 전 미국의 여성지 ‘제인’은 우리나라 특정 연예인의 수술 전과 후의 사진을 싣고 ‘성형수술을 통해 할리우드 스타처럼 변신했다’고 써 당사자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성형수술이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곳이 바로 미국이다. 박현 성형외과 전문의는 “가슴확대수술 건수만 봐도 미국이 인구 대비 16배 이상 많다. 그런데도 미국 언론에서 자주 한국 여성들이 서양인의 몸을 부러워해 목숨을 걸고 수술한다는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인종적인 우월감의 반영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에는 성형수술도 ‘전 지구화’ 추세를 보여 동양인이나 히스패닉의 특성을 많이 요구한다. 광대뼈를 높이고 턱을 보강하는 성형수술을 하는 서구 여성이 늘고 있는 것이 그 예다”라고 말한다.

데미 무어가 이번에 할리우드 스타들의 성형수술 비용 기록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베버리힐스에는 중독적으로 성형수술에 의존하는 스타들이 적지 않다. 가수 배트 미들러와 미셸 파이퍼처럼 비교적 늦게 자연스러운 수준에서 주름을 제거하고 콜라겐을 주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잭슨가 형제들의 성형수술기는 한 편의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좋은 것을 지나치게 모아놓은 부자연스런 얼굴’로 꼽히는 돌리 파튼, 환갑 나이에 주름 하나 없는 ‘고무얼굴’ 가수 셰어도 ‘과잉’ 수술의 사례로 꼽힌다. 그러나 이들은 ‘성형수술은 엔터테이너로서 당연한 재투자’라며 수술 결과에 만족해한다.

데미 무어의 수술에 대해서도 상반된 시각이 있다. 한편에는 1998년 남편 브루스 윌리스와 파경을 맞은 이후 오랫동안 무절제한 생활과 탐식으로 배우생명이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팬들의 걱정을 뒤집고 재기에 성공한 그에게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의 변신에는 성형수술뿐 아니라 매일 2시간의 요가, 1시간의 트레이닝, 8km의 달리기와 킥복싱, 식이요법이라는 혹독한 자기관리가 뒤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 ‘더 선’은 칼럼에서 데미 무어는 ‘미녀삼총사 2’에서 연기가 아니라 성형수술의 결과 덕분에 찬사를 받고 있는데, 이는 성공한 여성이 되려면 오로지 예쁘면 된다는 메시지를 퍼뜨린다는 점에서 매우 경계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시사회장에서 데미 무어가 전 남편 브루스 윌리스와,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세 명의 아이들, 새 애인 애스턴 쿠처(25)와 함께 선 ‘기괴한’ 풍경에 대해 ‘애스턴 쿠처는 차라리 데미 무어의 큰딸(14)과 더 잘 어울렸다’며 성형수술로 20대의 외모를 찾아 열애에 빠진 엄마와 10대 사춘기 아이들의 관계에서 윤리적, 심리적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녀삼총사 2’에서 아슬아슬한 비키니 차림으로 돈과 미국 첨단 성형술의 힘을 과시한 데미 무어의 화려한 재기는 그의 팬들을 기쁘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는 어째서 나이 마흔에 ‘몸’을 보여주는 배우로 재기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실력 있다고 인정받던 우리나라 일부 여자 연예인들이 전성기에 성형수술을 하고 과도한 노출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을 보면서도 같은 의문을 갖게 된다.

성형수술에도 전략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성형수술이 재투자’라고 주장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참고로 데미 무어가 받은 수술을 우리나라에서 1회씩 받는다면 모두 5000만원이 든다고 하니, 이미 적지 않은 ‘데미 무어’들이 우리 주위에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주간동아 393호 (p56~57)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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