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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黨 세 갈래 길 ‘盧心’은 어디로

정치개혁 무산 위기 선택 시간 임박 … 부산 지인들과 청와대 모임 이후 주목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新黨 세 갈래 길 ‘盧心’은 어디로

新黨 세 갈래 길 ‘盧心’은 어디로

신당을 둘러싼 민주당 내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사실상 결별 상태인 신·구주류의 최종 선택은 무엇인가.

탄생도 하기 전에 사라질 유산의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민주당 신주류가 주도하는 신당 창당 작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아울러 신당을 통해 정치개혁의 과제를 풀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도 근본부터 틀어질 위기에 처했다.

6월12일 민주당 당무회의는 신당 추진 과정의 험난한 앞날을 예상케 하는 계기였다. 이날 회의에 구주류는 ‘작전’을 세우고 일사불란한 모습으로 임했지만 신주류는 신기남 의원 등 몇몇 의원만이 외롭게 버티는 모습이었다. 한때 신당추진모임의 핵심으로 활약하던 몇몇 현역의원 당무위원은 아예 회의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 의원의 한 측근은 “지역구 행사가 있어 부득이하게 참석을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 보좌관은 “참석해봐야 답답하다며 (의원이) 다른 일정을 잡고 외출했다”고 말했다. 당사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지난달 중순, 신당론이 탄력을 받을 때만 해도 구주류 의원들은 숨죽이고 상황을 지켜봤다. 구주류 당직자들도 풀 죽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당무회의가 열릴 때면 회의실 옆방에 모여 구주류 당무위원들을 성원하는 당직자 수가 크게 늘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0명이 안 되던 구주류 당직자 ‘응원단’이 최근 들어 60명까지 늘어났다. 한때 당당하게 신당 창당의 당위성을 주장하던 신주류 당직자들 사이에선 “요즘 들어 신당 얘기를 꺼내기조차 어려워졌다”는 푸념이 흘러나온다.

이런 분위기와 달리 신주류의 이상수 사무총장 같은 이는 여전히 당당하다. 이총장은 “6월16일 당무회의에서 신당추진위 구성에 극적 타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17일 신당 추진 3차 모임을 갖고 별도의 사무실도 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9월까지 창단준비위원회를 띄워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 조만간 당 밖 영입인사 명단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혁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들 외에도 관료, 시민단체, 언론인, 교수, 변호사 등 내년 총선에 출마할 전문가 그룹 50여명이 곧 합류를 선언할 계획”이라고도 말했다.

신주류 “신당 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총장의 발언은 메아리 없는 울림이 되고 있다. 12일 당무회의 직후 만난 한 신당파 초선의원은 “신당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도 “하지만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지 않느냐. 올 연말에나 가야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파 내부에서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사실상 신당 창당의 기회를 놓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당추진모임의 한 관계자는 “신당을 창당하는 것만이 목표가 아니다. 신당을 통해 정계를 물갈이하고 국민참여 정당을 만들려면 전국적으로 개혁성향의 신진 당원을 대거 영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천을 통한 물갈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올 연말에나 신당을 창당한다면 언제 당원을 모으고 물갈이를 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해했다. 그는 “이런 일정 때문에라도 6월 이전에 신당을 창당하지 않으면 사실상 개혁신당의 꿈은 접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판단 탓에 신당세력 일부에서는 “뜻 맞는 사람이라도 당장 탈당해 신당을 만들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 과연 몇 명의 동조자가 나올지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신당추진모임의 한 인사는 “탈당자만으로 원내교섭단체나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당파의 세가 위축되었다는 것은 신당추진모임 참석자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5월 모임을 결성할 때만 해도 67명의 현역의원이 참석하거나 신당 창당에 동의했지만 2차 모임 때는 참석자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불과 30여명이었다. 민주당 주변에서는 “이런 추세라면 17일 모임에는 참석 현역의원이 30명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탈당까지 불사하는 정치생명을 건 도전에 나서는 세력치고는 결의도 굳지 못하고 주도세력도 불분명한 게 민주당 신당추진파가 안고 있는 현실적 한계다.

新黨 세 갈래 길 ‘盧心’은 어디로

당무회의 때마다 충돌하는 민주당 신·구파.

이 때문에 신당을 하든, 주저앉든, 혹은 또 다른 선택을 하든 결론을 내릴 때가 됐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신당 추진의 사실상 동력이었던 노무현 대통령의 구상이 무엇이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가의 한 관측통은 노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개혁신당의 구심은 크게 셋이다. 첫째는 영남지역의 노대통령 추종세력이고, 둘째는 노대통령의 386세대 측근들, 그리고 셋째는 민주당 신주류다. 이들 3대 세력이 결집해 사실상 ‘노무현당’을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신당을 창당하지 못하면 이들 3대 세력이 설 땅은 없다. 민주당을 골간으로 리모델링을 할 경우, 영남지역과 386 측근들이 민주당에 안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만약 상향식 공천을 하게 되면, 신당을 만들려 했던 신주류 의원들이 지역구의 호남 당원들의 견제를 이겨내고 공천을 받을지도 의문이다. 자칫 노무현 정권의 토대세력 모두가 공멸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세 가지 정치적 선택이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는 빠른 시일 내 신당 추진세력이 민주당을 탈당해 신당을 추진하는 것이다. 하지만 탈당 동조자가 원내교섭단체 수준에도 못 미칠 경우 노대통령과 신당파가 입을 타격은 심각할 전망이다.

둘째, 신당 창당 논의를 중단하고 민주당 리모델링으로 선회하는 것. 이 경우 패배한 신당파가 이어질 당내 공천정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노대통령이 공들인 영남 진출도 무산될 공산이 크다.

셋째, 국정운영의 새로운 조력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경우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권의 협력 대상에서 배제하지 않는다. 노대통령은 이미 지난 4월 국정연설에서 “17대 총선 결과 원내 다수당이나 다수 정치세력에게 국무총리 추천권을 넘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노대통령은 중요한 정치적 결단을 내릴 때면 부산을 찾았다. 부산의 지지자들과 한자리에 모여 토론하고 결론을 내렸다. 노대통령은 솔직하게 흉중을 내보이고 부산 지지자들의 추인을 받기도 했다.

지난 14, 15일 이틀간 노대통령은 바로 그 부산의 지인들을 청와대로 불렀다. 이들과의 모임을 두고 언론은 노대통령이 신당 추진에 마지막 힘을 쏟아 붓고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다른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부산 지지자들을 만나 자신의 새로운 정국운영 구상에 대해 추인받고 싶어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

노대통령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험난한 정치환경에 비추어 노대통령의 결단의 시기도 임박했다. 과연 그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주간동아 390호 (p24~25)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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