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1

2002.11.28

국제결혼 갈등 생생한 그 모습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2-11-22 09: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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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결혼 갈등 생생한 그 모습
    “한국 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남성들이 한국에 사는 것은 그들이 한국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 외국인 남편들은 아내가 한국인이라도 비자를 받을 수가 없어요. 결국 이들이 한국에 살려면 직장에서 1년짜리 단기 비자를 받는 수밖에 없죠. 법무부에 항의하면, 아쉬우면 당신네 나라 가서 살라는 식으로 대답합니다.”

    사진작가 김옥선씨(35)의 말이다. 국제결혼한 가정의 모습을 찍은 사진전 ‘해피 투게더’(11월13~26일·대안공간 풀)를 열고 있는 김씨는 그 자신도 독일인 남편 랄프 도이츠씨(41)와 살고 있다. 남편은 ‘답답한 독일 사회가 싫다’며 아내의 나라에서 사는 것을 선택했지만 이들에게도 한국살이는 쉬운 게 아니라고.

    “남편이 6년간 제주대 독문과 교수로 일했는데, 학교 당국과의 마찰이 한두 건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교수의 수업을 대신해주면 ‘외국인은 주당 10시간 이상 수업을 맡을 수 없는데 왜 규정을 어기느냐’고 시비를 거는 식이었죠. 이런 마찰 때문에 독문과 교수들이 학교의 외국인 교육관장을 상대로 소송까지 벌여야 했어요.”

    김씨의 사진전 ‘해피 투게더’에 등장하는 부부는 8쌍이다. 모두 한국인 여성과 미국 캐나다 독일 등 외국인 남성이 결합한 쌍이다. 국제결혼한 부부들은 무언가 특별하게 살 것 같은데, 사진 속에 담긴 이들의 무덤덤한 표정은 그 또래 한국인 부부들의 모습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사진을 본 모델들이 “꼭 이혼 직전의 부부들 같다”고 해 함께 웃었다고. “남편과 8년째 결혼생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어요. 이 갈등이 부부라면 누구나 겪는 것인지, 아니면 국제결혼을 한 커플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인지 알고 싶어서 이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명확한 대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다른 부부들의 사진을 찍으면서 제 스스로가 많이 치유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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