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8

2002.11.07

성적 부진…살해 위협… “코리아 그리워”

  •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입력2002-10-30 13:5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성적 부진…살해 위협… “코리아 그리워”
    네덜란드 PSV아인트호벤을 이끄는 거스 히딩크 감독(56)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한국을 월드컵 4강에 올려놓은 뒤 금의환향하여 12년 전 몸담았던 아인트호벤 지휘봉을 잡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부임 후 일이 생각처럼 잘 풀리질 않는 것.

    1988년 아인트호벤을 이끌고 첫 우승을 맛본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무2패(승점2)로 이미 32강전에서 탈락이 확정됐다. 히딩크 감독은 구단에 “부임 첫해인 만큼 챔피언스리그보다는 리그 우승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리그 성적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초반 6연승으로 선두를 달리다 현재는 전통적인 리그 라이벌 아약스에게 선두자리를 내준 상태.

    부진한 성적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자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21ㆍ교토 퍼플상가)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박이 오면 전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로 변명을 대신했다.

    히딩크 감독이 더욱 속상한 이유는 부임 이후 끊이지 않는 살해 위협 때문이다. 그는 8월 “아인트호벤에서 한국팀을 맡았을 때만큼 성공하면 죽여버리겠다”는 내용의 글과 총알 2개가 들어 있는 편지를 받은 것을 포함해 두 차례의 협박을 받았다.



    이에 대해 히딩크 감독은 10월23일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룬트샤우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위협에 굴복하지는 않겠다. 다만 스페인에 가서 골프를 치고 싶은데 목표를 달성한 후에나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대중 앞에서는 한국에 있을 때처럼 당당한 히딩크 감독이지만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는 모양이다. 히딩크 감독은 주변 사람들에게 “가끔 등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긴장이 된다”고 말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아인트호벤 부임 초 “한국에서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생활을 하고 싶지 않았고, 네덜란드의 일상이 좋다”고 얘기했지만 지금은 한국 생활이 그립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11월20일 브라질과의 평가전에 맞춰 기술고문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만큼은 마음고생을 털고 푹 쉬고 돌아가길 바란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