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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의 의학파일

아빠의 담배연기 ‘자녀 중이염’ 부른다

아빠의 담배연기 ‘자녀 중이염’ 부른다

아빠의 담배연기 ‘자녀 중이염’ 부른다
암울했던 80년대 시원한 웃음으로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줬던 코미디언 이주일씨(62)가 최근 폐암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병이 흡연에서 기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거듭되고 있지만, 그의 병이 흡연과 무관하다고 해서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이 덜해지거나 사라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담배의 해악은 폐는 물론이고, 간·위·혈관 등 신체 모든 장기에 미친다.

하지만 흡연의 해악들 중 일반인에게 아직 알려져 있지 않은 것도 많다. 예를 들면 간접흡연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고질적인 귓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부모가 집안에서 담배를 피우는 가정의 자녀가 귀를 자주 잡아당기거나 긁으면 혹시 만성중이염이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서울시 강남구 서초동에 사는 이모씨(32)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며 담배를 입에 물고 살다시피 하는 이씨는 자신의 세 살 된 아이가 자꾸 귀를 잡아당기는 것이 이상해 의원을 찾았다가 ‘만성(삼출성)중이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의 진단 내용은 “담배연기의 유해물질이 귓속 조직인 이관(耳管)에 1차적으로 부종을 일으키고, 호흡기에 있는 염증 세균들이 이관과 중이강에 침투해 2차 염증을 유발함으로써 만성중이염을 일으켰다”는 것.

서울대 의대 교수 시절 흡연과 중이염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 정하원씨(이비인후과 전문의·현 청담동 서울이비인후과 원장)는 “임신중 흡연은 물론, 출산 후에도 담배를 계속 피우는 어머니가 있는 가정의 경우 간접흡연으로 인한 자녀의 만성중이염 발병률은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흡연으로 인한 만성중이염의 경우 감기와 함께 발병하는 급성중이염과 달리 심하게는 영구적인 청력장애와 언어장애, 뇌 손상으로 인한 학습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문제는 급성중이염이 고열과 두통을 동반하는 반면 만성중이염은 아무런 통증이 따르지 않는다는 점. 만약 아이의 귀에서 희거나 맑은 진물이 나오거나, 아이가 귀를 자꾸 잡아당기고 긁는 경우, 말을 해도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TV를 자꾸 앞으로 다가가서 보는 경우, 갑자기 주의력이 떨어지고 학습장애를 보이는 경우 등에는 흡연성 만성중이염을 의심해야 한다.



9월9일은 대한이비인후과학회가 정한 ‘귀의 날’(숫자 9가 귀의 모양과 비슷한 데서 붙여짐)이다. 이번 귀의 날을 맞아 자녀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끽연가, 특히 ‘골초엄마’들은 담배 끊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주간동아 352호 (p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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