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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경영 ‘비판 보고서’ 삼성이 하고 싶은 말?

  •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미국식 경영 ‘비판 보고서’ 삼성이 하고 싶은 말?

미국식 경영 ‘비판 보고서’ 삼성이 하고 싶은 말?
김대중 정부 재벌개혁에 대한 ‘원초적 부정’인가, 아니면 새 정부를 위한 경제정책 ‘훈수’인가? 삼성경제연구소가 7월31일 발표한 ‘분식회계와 미국식 경영의 동요’라는 보고서를 두고 재계에서 논란이 분분하다. 김대중 정부가 재벌개혁의 모델로 삼아온 것으로 평가받은 미국식 경영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은 삼성 구조조정본부측과 ‘사전 교감’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 보고서에는 삼성의 ‘지배적 시각’이 담겨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

보고서 내용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주장을 담아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스톡옵션으로 대표되는 미국식 경영기법은 단기 실적을 중시한 나머지 분식회계라는 부작용을 낳았고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 그렇다. 최근 엔론 글로벌크로싱 아델피아 월드컴 등으로 이어진 분식회계 파문에서 미국식 경영의 이런 취약성이 드러났다는 것.

그러나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 보고서를 통해 강조하고 싶은 얘기는 다른 곳에 있다고 본다. “한국 경제의 운용 틀은 미국과 다를 수밖에 없으며 금융 서비스 등 3차산업 중심인 미국과 제조업이 주력인 한국이 동일한 기업 시스템을 추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이 바로 그러한 대목. 읽기에 따라서는 김대중 정부의 재벌개혁이 출발부터 잘못됐고,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는 김대중 정부처럼 재벌개혁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제왕적’ 재벌 총수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과거의 한국식 경영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 자체가 “한마디로 난센스”라는 반응도 있다. 외국계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 회계부정 스캔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우리보다 회계감독 시스템이 강한 미국에서도 회계부정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회계감독 시스템을 지금보다 훨씬 강화해야 한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의 경우 분식회계를 견제할 수 있는 집단소송제 도입 법안도 아직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상황이다. 김대중 정부의 재벌개혁이 재벌 눈치만 보다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주간동아 348호 (p10~10)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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